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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민특위 폄훼’ 나경원, ‘아베 수석대변인’이라 불리는 이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김슬찬 기자

'아베(安倍) 수석대변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그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된 듯싶다. 친일 청산을 위해 구성됐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국민을 분열시켰다고 폄훼했기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 파문 직후 '아베 수석대변인'이라는 반격에 직면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2015년 12월 28일 발표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입장을 보자. 당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나 원내대표는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의지가 있을 때 타결해야 했다면서 "현실적 제약 하에서 외교적으로는 그래도 잘 한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가 출연하는 10억엔으로 '위안부' 문제를 최종 종식시키려 했던 한일 합의는 박근혜 정부 시절 대표적 굴욕 협상으로 꼽힌다. 아베 총리는 피해자들에게 사죄 편지를 보낼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나 원내대표는 합의를 옹호하고 나섰던 것이다.

2004년 서울에서 열린 일본 자위대 창설 50주년 행사장에 나타나 논란이 됐던 일도 있다. 나 원내대표는 당시 한나라당 초선 의원이었다. 현장에 있던 기자가 "무슨 행사인지 아세요?"라고 묻자 나 원내대표는 "자위대… 무슨…"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뒤에 나온 해명은 초선이라 행사 내용을 몰랐고 현장에서 뒤늦게 알고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나 원내대표가 이번에 비난한 반민특위는 1948년 '친일 청산'이라는 민족적 염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승만 정권과 친일파에 의해 폭력적으로 와해됐다. 좌절된 '친일 청산'은 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숙제로 남아있다.

국가보훈처가 독립유공 서훈자 중 친일행위자를 가려내겠다고 나서는 것도 반민특위 와해로 실패한 과업을 뒤늦게 수행하는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두고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우파=친일"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역사공정을 시작하는 것이라 비난하면서 반민특위까지 싸잡아 폄훼했다. '친일'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나 원내대표는 "우파=친일"이라는 프레임이 억울한 듯싶다.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정작 그러한 프레임을 고착시키는 것은 '아베 수석대변인' 꼬리표를 단 자신이 아닐까.

최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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