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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명예훼손 운운하며 본보 비판 기사 게시 중단 요청

정신을 못 차려도 한참 못 차렸다. 올해 1월 아동용 음료 ‘아이꼬야 우리아이주스’에서 시퍼런 곰팡이 덩어리가 발견돼 물의를 빚었던 남양유업이 한 인터넷 맘카페에서 유포되던 본보의 비판 기사가 명예훼손이라며 게시중단을 요청한 사실이 15일 확인됐다.

남양유업은 6일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갑질의 시작...남양유업의 역사’라는 제목의 게시물에 대해 포털 사이트에 게시 중단을 요청했다. 게시글에는 올해 1월 본보가 보도한 기사 《엄마의 마음(?)으로 불량식품 만드는 남양유업의 역사》가 링크돼 있었다.

관련기사:[엄마의 마음(?)으로 불량식품 만드는 남양유업의 역사]

게시글에는 수 십 건의 댓글이 달렸고, 댓글 대부분은 남양유업의 횡포에 분노하는 내용이었다. 포털은 남양유업의 요청을 받아들여 관련 게시물에 대해 임시 게시중단 조치를 내렸다. 게시글을 올린 네티즌은 이에 불복해 포털에 이의신청을 한 상태다.

기사가 사실과 다르거나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면 당연히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항의하거나, 정정보도 혹은 반론보도를 신청해야 한다. 그런 절차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명예훼손 소송을 낸다. 하지만 그 소송도 당연히 기사를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거는 것이 상식이다.

남양유업이 6일 본보 기사가 링크된 게시물에 대해 게시 중단을 요청했다.
남양유업이 6일 본보 기사가 링크된 게시물에 대해 게시 중단을 요청했다.ⓒ민중의소리

하지만 남양유업은 지금까지 기사에 대해 한 번도 본보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기사를 링크한 네티즌 게시물이 명예훼손이라며 삭제 요청을 한 것이다.

남양유업은 게시글 중 “남양유업 가지가지 하네요”와 “갑질의 시작 남양유업”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남양유업이 오랜 갑질로 명성을 날렸다는 사실은 이미 본보 기사에서도 지적한 바다. 그게 문제가 된다면 본보에 항의를 해야지 네티즌의 표현을 문제 삼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남양유업 가지가지 하네요”라는 문장이 명예훼손이라는 주장은 더 황당하다. “가지가지 하네요”가 아니고 “여러 가지 하네요”, 혹은 “갖가지 하네요”라고 써야 된다는 주장인가?

남양유업 음료 '아이꼬야'에서 발견된 곰팡이
남양유업 음료 '아이꼬야'에서 발견된 곰팡이ⓒ온라인커뮤니티

남양유업은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유포돼 기업이 많은 상처를 받고 있어 게시 중단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사의 어느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못했다.

남양유업은 ‘상처’라는 단어를 이해조차 못하는 듯하다. 상처는 곰팡이 음료를 받아든 고객의 몫이고,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로 고통을 당한 대리점주의 몫이다.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엄마 노동자들의 몫이기도 하다.

남양유업은 “기사가 잘못이라면 왜 본보에 직접 명예훼손 소송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환영한다. 부디 꼭 소송을 걸어 본보의 기사가 사실을 왜곡하고 남양유업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아니면 남양유업의 행태가 비판받을 만한 것이었는지 법정에서 가리는 그 날을 기다리겠다.


이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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