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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때는 초등학생이 시위도 했는데...광주 초등학교 찾아가 난리친 이들
1960년 4월 26일 이승만 정권의 총격에 친구 정한승군을 잃은 수송초등학교 학생들의 시위에 나섰다.
1960년 4월 26일 이승만 정권의 총격에 친구 정한승군을 잃은 수송초등학교 학생들의 시위에 나섰다.ⓒ자료사진

1960년 4월 26일 수송초등학교 학생들이 이승만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까까머리 아이들이 “부모 형제에게 총뿌리를 대지 마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어깨동무를 한 채 울부짖는 사진으로 유명한 장면이다.

그해 이승만의 3.15 부정선거에 저항하던 마산상고 김주열군의 참혹한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 떠오른 것이 4월 11일이다. 이후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됐고 그 정점이 4월 19일이었다. 이승만은 장갑차까지 동원해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전국에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4월 19일 하루 서울에서만 104명이 사망했고, 부산 13명, 광주 6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셀 수 없었다.

사망자 중에는 당시 수송국민학교 6학년 학생이었던 전한승군도 있었다. 시위를 구경하다 총에 맞은 전군은 당시 13세로 4.19 최연소 사망자다. 당일 이승만은 서울에 계엄령을 선포했으나 시위를 잠재울 수 없었다. 마침내 26일 전군의 친구들인 수송국민학교 학생들을 비롯해 전국민이 시위에 동참했고, 그날 이승만은 하야를 발표했다.

1980년 5.18항쟁에서도 초등학생 희생자가 있었다. 5월 24일 광주시 남구 송암동에서 학살의 첨병이던 11공수여단과 현지 부대인 전투병과교육사령부 교도대 간의 오인 사격이 벌어졌다. 11공수여단의 무차별 사격에 당시 11세로 효덕초등학교 4학년이던 전재수군이 사망했다. 전재수군은 벗겨진 신발을 찾으려다 참변을 당했으며, 당시 검시 기록엔 ‘묘지 부근에서 놀다가 피격 당함’이라고 적혔다.

이승만과 전두환은 초등학생까지 희생시키면서 권좌를 지키려 했으나 국민의 힘에 의해 끌려 내려왔다. 그리고 며칠 전 전두환이 처음으로 광주의 법정에 섰다. 39년 동안 사죄 한 번 하지 않고, 자신이 피로 물들인 광주에 와서 “이거 왜 이래”라며 역정을 내는 전두환에 온 국민이 그리고 모든 광주 시민이 분노했다.

전두환 씨가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 신분으로 11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는 모습을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바라보며‘‘전두환은 물러가라’’라고 외치고 있다.
전두환 씨가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 신분으로 11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는 모습을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바라보며‘‘전두환은 물러가라’’라고 외치고 있다.ⓒ민중의소리

그날 법원 옆 초등학교 학생들이 창가에 몰려 “전두환 물러가라”고 외쳤다. 지역의 역사이자 가족과 이웃의 비극이기에 광주의 초등학생들이 전두환을 알고 또 미워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기자도 초등학교 입학 전부턴 전두환이 나쁜 자인 것을 알았다. 더구나 이 초등학교는 전두환의 호헌철폐에 맞서 싸우다 최루탄을 맞고 산화한 이한열 열사의 모교라지 않은가.

15일 일부 극우단체가 그 초등학교 앞으로 달려가 목청을 높이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빙자한 명백한 협박이며 아동학대다. 이들은 어린 학생들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도록 했다며 교장, 교감의 사퇴를 요구했다. 초등학생이라고 아무것도 모른 채 누군가에게 세뇌되고 조종당했다는 것은 자기의 경우일 뿐이다. 내가 그렇다고 남도 그런가.

박근혜를 끌어내린 촛불집회에도 많은 초등학생들이 참가했다. 군복을 입고 ‘태극기집회’라는 것을 열면서 노란리본을 단 시민이라면 여성, 어린이 가리지 않고 쌍욕을 퍼붓는 이들이야 말로 시민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일 뿐이다. 광주의 초등학교 앞에서도 군복을 입고 기자회견을 하는 자들이 있었다. 광주에서 군복을 입고 위력을 과시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럼에도 시민들이 얼마나 질서를 지키고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는지 이들은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모른다.

3월 15일은 이승만의 부정선거에 중고등학생들이 앞장서 항거한 역사를 기념하는 날이다. 59년 전 그해 친구의 희생에 눈물을 뿌리며 이승만에 항의한 초등학생들도 어느덧 70줄이 됐다. 그렇게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승만과 전두환, 그 후예들은 왜 초등학생만도 못한가. 부끄럽지 않은가.

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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