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검찰 과거사위 ‘활동 연장’해 ‘장자연·김학의 사건’ 끝까지 조사해라”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故)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공개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故)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공개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슬찬 기자

“지금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미래의 과거사위가 조사해야 할 또 다른 사건을 양산하고 있다.”

이달 말 조사 활동을 마무리하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활동기한을 연장해 대표적 여성 인권 침해 사안으로 꼽히는 ‘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 성폭력 사건’에 대해 끝까지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15일 한국여성의전화·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등은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 장자연 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두 사건에 대해 “여전히 많은 사안이 규명되지 못한 상황에서 기한 안에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지 의문이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12일 고 장자연 씨 사건의 목격자 윤지오 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새로운 추가 증언을 했고, 조사단은 이날 오후 김학의 전 차관을 소환한다. 활동 종료 2주 전 핵심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된 것이다.

앞서 진상조사단은 두 사안 등에 대한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난 11일 과거사위에 활동기한 추가 연장을 요청했다. 그러나 과거사위는 ‘이미 세 차례 활동기한이 연장된 만큼 추가 연장 없이 이번 달 말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며 거절했다. 지난해 2월 초 활동을 시작한 과거사위와 조사단은 애초 출범 6개월 뒤 활동을 마칠 예정이었지만,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3차례 기한을 연장했다.

“이제야 과거 부실조사 알게 됐는데”
“핵심 관련자 소환 이제 시작됐는데”

고 장자연 씨 사건 변호를 맡은 전민경 변호사는 “과거사위는 그 설립 목적을 돌아보라”라고 지적했다. 과거사위 규정 제1조에 따르면 ‘과거 검찰에 의한 인권 침해 또는 권한 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유사사례의 재발 방지 및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를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면서 “우린 이제야 당시 수사가 어떻게 축소·은폐됐는지 알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조사단은 재수사를 통해 성 상납 인사 명단이 적힌 장 씨의 다이어리가 압수되지 않은 점, 장 씨의 1년간 통화목록이 사라진 점 등 과거 부실수사가 이뤄진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그는 “과거 검찰의 사건 은폐·축소로 여전히 가해자들은 살아있는 권력으로 너무나 잘 지내고 있다”라며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신변 위협을 감수하며 증언한 목격자가 있고 여성에 대한 폭력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있다”라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고 장자연 씨의 동료이자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유일한 공개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故) 장자연 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마친 뒤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고 장자연 씨의 동료이자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유일한 공개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故) 장자연 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마친 뒤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김슬찬 기자

자신을 장 씨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아닌 ‘유일한 증언자’라고 소개한 윤지오 씨는 “이 사건을 단순 자살이 아니라고 본다면 공소시효는 10년이 아니라 25년으로 늘어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변호하는 김지은 변호사 역시 “지난 수사 과정에서 석연치 않았던 부분들이 이제야 수면 위로 드러났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재조사 과정에서 김학의 전 차관뿐 아니라 군 장성들도 관련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더는 ‘김학의 사건’이라고 부르기 어려워졌다”라고 지적했다.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여성의전화 최선혜 여성인권상담소장은 “피해자는 이번 재조사가 마지막 기회라고 얘기했다”라며 “그러나 조사팀은 피해자에게 ‘기대하지 말라’며 2차 가해를 가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담당 검사로부터 수사 외압 의혹으로 피해자가 조사팀 변경을 눈물로 호소한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강간 문화 비호 말고”
“피해자 용감한 목소리 들어라”

이날 김학의 사건 피해자는 기자회견에 참여해 “살려달라”라고 절규했다. 그는 “과거 가해자들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후 자포자기하며 죽음을 택하기도 했다”라며 “그런데 하늘이 한을 풀어주는 듯 재조사가 시작돼 죽을 힘을 다해 진실을 외쳤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돌아온 것은 희망이 아닌 절망”이었다며 “재조사 과정에서 2차 가해를 한 수사팀은 결국 바뀌었다. 시험 문제 푸는 것도 아니고 시간을 정하고 사건을 조사하는 것이 말이 되냐”라고 꼬집었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故) 장자연 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 장자연 씨의 동료이자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유일한 공개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가 참석한 가운데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성폭력 피해자(오른쪽 두 번째)가 증언하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故) 장자연 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 장자연 씨의 동료이자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유일한 공개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가 참석한 가운데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성폭력 피해자(오른쪽 두 번째)가 증언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그러면서 그는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검찰 수사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동영상과 관련자 진술이 일치함에도 검찰은 동영상에 (피해자 본인의) 얼굴이 정확히 찍히지 않았다며 증거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라며 “영상에 얼굴이 보였다면 검찰은 동의하에 찍었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두 사건의 피해자들은 여성에 대한 성 착취로 연결된 남성 카르텔을 고발하고, 그 속에서 여성들이 당한 심각한 인권 침해를 알렸다”라며 “그러나 피해자의 용감한 목소리를 듣고 수사해야 할 검찰은 오히려 앞장서서 권력자를 엄호하고, 사건을 은폐 조작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최근 버닝썬 사건과 정준영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검찰이 청산해야 할 적폐는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남성의 놀이와 유흥거리로, 그들의 향응·뇌물과 상납의 도구로 남성 간의 유대와 연대를 공고하게 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착취해 이득을 취하는 아주 오래된 문화와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을 이루겠다는 검찰 과거사위의 발족 취지에 따라 본조사가 진행된 지 1년이 다 돼 가는 지금, 여전히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조사기한 연장, 진상규명 등을 요구했다.

강석영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