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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 “대북제재 부작용 상세 기술”... 북한 인도적 지원도 사실상 불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장면. (자료 사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장면. (자료 사진)ⓒ뉴시스

대북제재를 담당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결의안 시행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상세하게 기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언론을 통해 보도된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작성한 378페이지에 달하는 이 연례 보고서는 주로 대북제재 이행 과정에서 북한의 제재 회피 사항에 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기술했다.

하지만 기자가 확보해 분석한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회피 항목 외에 ‘제재의 의도하지 않은 영향(Unintended impact of sanctions)’이라는 제목으로 다른 항목도 구성했다. 이 항목에서는 안보리 결의안이 제재 면제 사항을 두고 있지만, 사실상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전문가패널은 보고서에서 “유엔 회원국이나 유엔 사무국, 인도주의 단체 등은 제재 면제 규정에도 불구하고 북한(DPRK)에 대한 인도주의적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경험을 계속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명기했다.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인도주의적 지원은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면제받는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려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 예를 들어 긴급한 의료 장비나 구호 장비 하나를 지원하려고 해도 그 안에 들어 있는 부품이 제재 위반이라는 이유로 이를 면제 대상으로 신청해야 하고, 면제를 받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려 실제로 북한에 아무런 도움이 못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면제 승인의 지체’, ‘외부 지원 의지의 약화’, ‘인도주의 물품과 운영 관련 비용 증가’, 등 6가지 항목을 우려 사항으로 기술하면서, “이러한 상황들이 북한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실행하려는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이에 따라 ‘시간이 촉박한 인도주의적 면제 요구는 신속히 처리할 것’, ‘인도적 지원에 꼭 필요한 민감하지 않은 특정 품목은 ’화이트리스트‘로 지정할 것’, ‘지원 주체의 요구 사항을 수용해 절차를 간소히 하고 유연성을 확대할 것’ 등을 조언했다.

그러면서 “유엔 사무총장은 사무국에 대북제재가 인도적인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북제재를 담당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올해 연례 보고서를 통해 안보리의 제재 결의안 시행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하며 개선 사항을 조언했다.
대북제재를 담당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올해 연례 보고서를 통해 안보리의 제재 결의안 시행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하며 개선 사항을 조언했다.ⓒ해당 문서 일부 캡처

산모·아동 등 필요한 구호물자 제때 지원 못 받아, 유연성 확대해야

보고서는 특히, 항목 외에도 13페이지에 달하는 부록(별첨)을 통해 식수, 보건, 식량·농업, 재난대비 등의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부작용 사례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특히 제재 면제 신청도 1년에 두 번만 받고, 그마저도 신속하게 처리하지 않아 지원의 적기를 놓치게 된다고 꼬집었다.

예를 들어 지난 2018년에는 1만6천 명의 5세 미만 아동을 포함해 약 22만 명에게 깨끗한 물을 지급할 계획이었지만, 면제를 획득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이에 따른 자금 부족으로 설사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제때 지원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유엔 산하의 한 기구가 산모들을 위한 긴급 지원을 하려고 했지만, 지원물자의 반입 승인이 나지 않아 프로젝트 자체가 지연됐고, 이 때문에 북한 내 산모 가운데 2만2천여 명이 필요한 수혈을 받지 못하는 등 약 15만 명의 임산부가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2018년에 유엔아동기금(UNICEF)이 반입하려 했던 의료용 엑스레이는 제재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내부에 포함된 부품이 제재 범주에 들어있어 결국 대북제재위의 승인을 기다려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장비 사례들을 수십여 가지나 조목조목 기술하고 용도를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화물 선적과 계약 등도 일일이 승인을 받아야 하고 이미 제재 면제를 승인받은 지원 사업도 물자 구입처나 화물선 항로, 물품 수량 등 미리 제출한 계획에 조금이라도 변동이 생기면 승인 자체가 무효로 돌아갈 수 있는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따라서 보고서는 “북한의 수십만 민간인들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제재 면제의 유연성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면서 “대북제재위 안에 제재 면제 신청을 집중적으로 다룰 그룹을 두고 심사 시한을 정해 면제 여부 결정을 신속하게 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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