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지방노무사 상담일지] 임금체불 혼자서 해결하기(1)

늘어나는 임금체불, 혼자서 해결해 보자

제 사무실의 업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노동자 임금체불 상담입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자들의 권리의식 향상, 노동법의 고도화, 어려운 경제사정이 맞물려 임금체불과 관련한 사건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금체불 해결을 위해서는 고용노동부에 진정이나 고발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와 대화를 통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법대로 처리해 줄 것’을 노동부에 요청하는 것입니다.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있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노무사와 같은 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없고 전문가의 조력을 받기에는 체불금액이 작거나 비용부담이 큰 경우에, 어려운 법적 쟁점이 없다면 혼자서 임금체불을 해결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체불임금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노동자들
체불임금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노동자들ⓒ민중의소리

임금체불의 다양한 유형

임금체불의 가장 단순한 형태는 사용자가 근로계약상 지급하기로 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입니다. 건설현장과 같이 사용자가 자주 바뀌는 경우에 많이 발생하며, 임금체불인 점은 확실하지만 자본이 없는(혹은 숨겨놓은) 사용자에게서 실제로 임금을 받아내는 과정이 험난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받는 경우입니다. 겉으로 봐서는 최저임금 미달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항목과 산입되지 않는 항목을 찾아보고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항목을 시간급으로 계산해보았을 때 최저시급이 이상이 되는지를 판단해 봐야 합니다.

또 자주 발생하는 유형이 연장·야간·휴일 노동에 대한 가산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른바 ‘포괄임금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뭉뚱그려서 받다보면 노동자로서는 체불이 발생하고 있는지 잘 모르게 됩니다. 노동시간 계산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포괄임금제 근로계약을 해서는 안 되지만, 현실에서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포괄임금제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하더라도 실제 노동한 시간에 비해 지급받은 수당이 적다면 그 차액에 대해서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은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지급해야 하는데, 사용자가 통상임금을 제대로 산정하지 않은 경우에도 임금체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퇴직금 체불입니다. 퇴직금 산정을 하는데 있어 평균임금을 잘못 계산했거나, 퇴직금을 월마다 혹은 해마다 선지급한 경우가 주로 문제가 됩니다. 특히 퇴직금을 월마다 혹은 해마다 선지급한 경우, 퇴직금이 다른 임금 항목과 구분되어 액수가 특정되어 있는지 살펴봐야 하며, 퇴직금은 퇴직 시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임금체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이처럼 임금체불에도 여러 유형이 있고 유형에 따라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가 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증거자료 확보

진정을 제기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사전에 증거자료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노동청을 통해 사용자에게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할 수도 있지만, 최대한 스스로 자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사건을 원하는 방향대로 진행시킬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퇴사를 앞둔 노동자라면 되도록 퇴사 전에 각종 자료를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업무일지, 회사 취업규칙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업무일지와 같은 경우 회사에서 작성을 하고 있지 않으면 스스로라도 출퇴근 시간을 꼼꼼히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근무시간을 두고 회사와 진실공방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하며 회사에서 출근할 때와 퇴근할 때 회사 시계나 컴퓨터에 기록된 시간을 촬영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근로계약상 휴게시간이 제대로 부여되고 있지 않다면, 휴게시간에 업무지시 문자나 전화가 온 내역을 저장해 두고 통화를 녹음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휴대폰을 이용해서 휴게시간에 실제로는 노동자들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음성자료와 영상자료를 남겨둔다면 더욱 확실할 것입니다.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알바노조가 연 이언주 의원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발언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임금 체불도 참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알바노조가 연 이언주 의원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발언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임금 체불도 참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양지웅 기자

임금체불 진정 절차

임금체불 진정 제기는 간단합니다. 사업장 주소지 관할 노동청 민원실을 방문하여 상담을 받고 진정서를 제출할 수도 있고, 노동부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으로 접수할 수도 있습니다. 진정서를 접수하면 1~2주 내에 노동청 출석조사 일자가 문자, 우편으로 고지됩니다. 출석조사는 근로감독관 책임하에 사업주와 근로자 대질조사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단독 조사일 수도 있습니다. 사업주와 대질조사를 받는 것이 껄끄럽다면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연락을 해서 단독 조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임금체불 진정을 접수하면 노동청은 접수일로부터 25일(1회 연장 가능) 이내에 사건조사를 완료하고 체불금액을 확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통상 약 1~2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데, 조사단계에서 사업주와 합의가 이루어지면 빨리 해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법적 쟁점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차일피일 조사가 미뤄져 수개월의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경우에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진정절차 완료단계에서 사업주와 합의를 볼 경우 주의사항, 사업주가 끝까지 임금지급을 거부하거나 임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는 경우 대처방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종현 노무사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