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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째 단식중’인 60세 해고 노동자와 ‘옥상농성’ 벌이는 동료들
김경봉 조합원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합원 9명이 2일 오후 1시3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 콜텍 본사 3층 및 옥상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김경봉 조합원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합원 9명이 2일 오후 1시3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 콜텍 본사 3층 및 옥상에서 농성에 돌입했다.ⓒ금속노조 관계자

"바로 오늘이 대전 콜텍공장이 닫혔던 날이다. 어느날 갑자기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이 길바닥에 나와 지금까지 13년이다. 4451일. 여태까지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이 단식, 고공농성, 노숙농성 안 해본 것이 없다. 60세의 임재춘 조합원이 단식 29일차를 맞아 버티고 있는데, 오늘도 어지러움증을 호소했다." (정윤희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공동운영위원장)

콜텍 해고노동자 임재춘(60) 조합원은 지난달 12일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해 9일자로 단식 29일차를 맞이했다. 이인근 콜텍지회장, 김경봉 조합원,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정성훈 조직부장은 현재 서울 강서구 등촌동 콜텍 본사 옥상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콜텍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열린 최장기 정리해고 사업장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콜텍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열린 최장기 정리해고 사업장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김슬찬 기자

'13년', 국내 최장기 정리해고 사업장인 콜텍 노동자들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사회각계 원로들이 직접 나섰다. 9일 오전 '콜텍 정리해고 13년, 문재인 정부 해결 촉구 사회원로-시민사회 대표자 기자회견'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렸다. 이들은 "콜텍 정리해고 13년, 문재인 정부가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0년이 넘게 콜트콜텍 노동자들과 연대해 온 정윤희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이날 현장에서 울먹이며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콜텍 공장에 다녀왔다. 그 공장은 한국 공장보다 10배 정도 큰 크기였고, 10배도 넘는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었다. 훨씬 깨끗하고 좋았다. 그런데 여기 있는 한국 노동자들에게는 회사가 어렵다며 아직도 버티고 있다. 저 꼴이 정말 사람인가 싶다"고 말했다.

콜텍지회에 따르면, 콜텍은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직원을 모두 해고한 후, 인도네시아와 중국 공장만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직원은 사무직 57명이 전부다.

정 운영위원장은 "하루빨리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교섭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빨리 움직이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13년째 싸우고 있는 해고 노동자들의 요구는 "소박하다"고 말했다. 해고 노동자들의 요구는 ▲정리해고 사과 ▲정년이 되기 전 명예복직 ▲해고기간 보상이다.

박 소장은 "지금 노동기본권이 오히려 후퇴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존중사회'를 아무리 말로만 해봤자 소용없다"며 "그것이 진심이라면, 초심을 잃지 않았다면, 정부가 콜트콜텍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거듭 말했다.

이승렬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6일 사측과 첫번째 교섭을 시작으로 3월 7일까지 총 8번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사측의 입장은 '노조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들을 들어줄 수 없다'가 핵심"이라며 "오히려 이 세명 노동자들이 농성을 오래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고 있어 피해자다. 금전적인 손해를 따지면 자기네들이 (피해를) 더 많이 봤다는 식의 이야기로 8번의 교섭을 가득채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7일 교섭을 끝으로, 한 달이 넘게 교섭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 부위원장은 "박영호 회장,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지금 당장 교섭에 나서기를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촉구드린다"고 말했다.

9일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양한웅 대한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정진우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이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9일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양한웅 대한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정진우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이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민중의소리

콜텍 노동자들과 함께 정리해고에 맞서 10년간 투쟁해온 김득중 쌍용자동차 지부장도 발언으로 연대의 뜻을 표했다.

김 지부장은 "촛불 정부에서 민주주의의 꽃이 피었다고 얘기하지만, 노동자들에게는 아직도 차가운 겨울"이라며 "노동법은 있지만, 노동자에겐 노동할 권리조차 주어져 있지 않다. 노조할 권리를 갖기 위해 투쟁하면 민법, 형법으로 우리를 옥죄어 온다"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물러설 수 없기에, 우리는 함께 하는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7월 박영호 콜트 사장은 한국공장을 폐쇄했고,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당해 거리로 내몰렸다. 2009년 11월 서울고등법원은 "정리해고 당시 경영상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4년 대법원은 다가올 위기에 대응하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같은 대법원의 '콜트 정리해고 판결'은 쌍용차, 전교조, KTX 해고 승무원과 함께 양승태 대법원의 '박근혜 국정운영 뒷받침 사례'이자 '재판거래 판결'로 알려져 있다.

정병욱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는 "콜텍 대법원 판결은 박근혜 정부 BH(청와대) 설득방안 문건에서, 법원이 노동시간 유연성 확보를 위한 선진적인 정리해고 기준정립을 위해 노력한 대표적 사례로 언급된 바 있다"며 "정리해고를 인정한 콜텍판결은, 대법원이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BH의 의도에 부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상고법원을 추진하려는 특정한 의도의 판결로, 헌법과 법률에 따른 판결이 아니라 정치적 판결을 했다는 의심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정부가 핵심과제로 추진해 온'적폐청산'을 언급하며 "콜트콜텍 노동자 문제를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생각해, 당장 해결하는데 앞장서라"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태안화력발전소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인 고(故)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씨도 참석했다. 김미숙 씨는 "단식이 30일째가 되어간다. 13년 째 생사를 걸고 어렵게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이 안타깝다"며 "저도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정부에게 결자해지를 촉구한다!'는 제목의 서한을 낭독했다. 124개 단체, 총 247명이 서한에 서명했다.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양한웅 대한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정진우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이 해당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콜텍 본사 앞에서는 '화가난다' 집중문화제 및 1박2일 철야행동이 진행된다. 10일 낮 12시 콜텍 본사 앞에서는 '콜텍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재판거래 사업장 및 투쟁사업장 기자회견'이 개최될 예정이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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