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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어렵지 않은, 내게 도움이 되는 진짜 경제학, 이완배 기자의 ‘쓸모있는 경제학’
책  ‘쓸모있는 경제학’
책 ‘쓸모있는 경제학’ⓒ북트리거

‘경제’는 나와 동떨어진 것일까?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대기업에 다니던 친구는 늘 ‘경제신문’을 읽었다. 나로서는 도통 알기 힘든 이야기들이 가득한 그 신문을 읽으며 친구는 우리나라 ‘경제’를 걱정했다. 자기도 월급 받는 노동자이면서, 친구는 마치 경영자처럼 생각했다. 지금은 그 친구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지만, 경영자처럼 회사와 경제를 걱정하던 그 친구에게 그 회사가 영원한 안식처가 되어주었을 진 의문스럽다.

언제부터인가 ‘경제’라는 말은 늘 경영자 또는 자본가의 언어로만 이해됐다. 심지어 ‘경제인’이라는 용어도 자본가를 지칭하는 용어가 됐다. ‘경제’에 기여하는 노동자들을 아무도 경제인이라 부르지 않는다. 또한 ‘경제학’은 어렵다. 때문에, 어려운 경제학 용어를 써가면서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최저임금 인상이 나라를 망친다고 주장하면 무어라 반박하지 못한 채 믿기만을 강요당한다.

하지만, ‘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가 말하는 경제는 조금 다르다. 이완배 기자는 책 ‘삶의 무기가 되는 쓸모있는 경제학’에서 “30년 가까이 경제학 언저리에서 살아오고 있습니다만, 저는 여전히 ‘어려운 경제학’에 대해 거부감이 있습니다. 경제(經濟)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줄임말입니다. 경세제민이란 ‘세상을 잘 다스려 백성을 구한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곧 경제학이 백성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단어들과 그래프로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면, 경제가 어떻게 백성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단 말입니까?”라고 묻는다. 그러면서 이완배 기자는 “저는 경제학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학문이어야 하고,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야기여야 한다고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이완배 기자의 말은 이 책을 읽는 순간 알 수 있게 된다. 그는 ‘헹동경제학’과 관련한 각종 이론을 알기 쉬운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이성이나 합리적인 판단보다 심리와 감성이 실질적으로 경제를 움직인다는 ‘행동경제학’에 기초하여, 재미있는 심리 게임과 이론, 주장을 담았다. “다이어트, 왜 자꾸 실패할까?”라는 질문을 통해 인내에도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자아통제력도 고갈된다는 ‘자아고갈이론’을 설명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반복된 훈련이 필요하고, 재벌2세들이 왜 자기 통제력이 약한지도 밝힌다.

“왜 약자끼리 폭력을 휘두를까?”라는 질문을 통해 문제의 본질은 애써 외면하고, 자기와 같은 위치에 있으면서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방식으로 감정을 해소하는 ‘수평폭력’을 말한다. 그러면서 ‘수평폭력’의 근본 원인은 ‘가난’이고, 수평폭력을 없애기 위해선 가난한 사람을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경제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이완배 기자가 던진 질문과 해답을 찾아가다보면 인간의 심리·행동과 관련된 수많은 문제들이 어떻게 경제학과 연결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모노폴리 실험, 넛지 이론, 팃포탯 전략, 프레임 이론 등 다양한 행동경제학 실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그가 명쾌하게 제시한 답을 통해, 독자들은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알게 된다.

그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은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라는 주류 경제학의 가설을 넘어 인간은 온전히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가끔은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이며, 때로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때로는 바보 같은 행동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은 연대하고 협동하는 존재’라는 따뜻한 경제학을 바탕으로, 우리는 ‘서로 믿고 사는 행복한 인간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이런 그의 생각은 “잘살려면 배신하는 게 유리할까”라는 질문에 ‘사슴사냥 게임’을 통해 상대가 협력할 거 같으면 협력하는게 유리하고, 상대가 배신할 거 같으면 배신하는게 유리하다고 설명하면서 서로에게 이득이 되려면 서로가 서로를 믿는 사회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은연중에 ‘협력은 개뿔, 무조건 남을 배신하는 게 나한테 유리하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언뜻 생각하면 너무나 맞는 말 같다. 하지만 이는 경제학적으로 볼 때 사실이 아니다. 만약 우리 사회의 가치가 전체적으로 신뢰와 협동을 중심으로 재편된다면, 구성원들은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혼자 이익을 챙기겠다고 토끼를 쫓는 것보다 서로를 믿고 사슴을 사냥하는 것이 모두에게 더 큰 이익을 안겨 준다는 점을 말이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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