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이정미, ‘낙태죄 폐지법안’ 발의 “이제 국회가 여성의 독립선언 완성해야”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낙태죄 폐지 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낙태죄 폐지 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15일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하고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는 지난 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국회서 처음으로 발의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헌재 결정의 취지와 시대 변화에 부응하여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입법조치에 나서야 한다"며 형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현행 형법에서 '낙태의 죄'라는 용어를 '부동의 인공임신중절의 죄'로 변경하고, 기존 자기 낙태죄와 의사의 낙태죄를 삭제했다. 대신 '부동의 인공임신중절의 죄'로 죄목을 변경해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태아를 떨어뜨리다라는 의미를 갖는 '낙태'라는 단어는 이미 가치 판단이 전제된 용어로서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존재하지 않도록 했다"며 "이 형법 개정안은 인공임신중절을 선택한 임부도, 시술한 의료인도 죄인이 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모자보건법의 경우에도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개정하려 했다. 대부분의 여성이 임신 초기에 임신 중단과 지속 여부를 판단한다는 점을 고려해 임신 14주까지 임부의 요청만으로 다른 조건 없이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토록 했다. 또, 임신 14주를 초과한 임부의 경우 인공임신 중절 수술 허용이 가능한 이유에 '사회·경제적 이유'를 추가해 헌재 결정의 취지를 최대한 부합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배우자의 동의가 있어야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했던 조항을 삭제했으며, 강간·중강간에 의한 임신의 경우에만 인공임신중절을 가능하게 한 조항 역시 실제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있어 '성폭력 범죄 행위로 인하여 임신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임신중절이 가능하도록 개정했다.

이 대표는 해당 법안들을 발의하면서 낙태죄 폐지를 둘러싼 세간의 잘못된 인식과 오해에 대해서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낙태죄를 폐지하면 마치 성형수술하듯 손쉽게 임신중절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이것은 여성의 삶에 대한 철저한 무지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여성의 자기결정 과정의 깊은 고뇌와 판단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임신중절의 선택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낙태죄 폐지에 대한 종교계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안전한 임신 중지는 여성의 생명권과 기본권 문제"라며 "종교계의 걱정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현명하게 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형제 폐지를 비롯해 뭇 생명의 보호에 앞장서 오신 가톨릭교회의 걱정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여성과 태아가 보호받을 수 있고 아기 아버지를 비롯해 우리 사회가 임신과 출산의 공동 책임을 받아들이는 의식과 실천이 이루어지도록 합당한 제도를 마련해 주실 것을 당부한 말씀을 잘 새기고, 그러한 법과 제도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동료 의원들을 향한 당부의 발언으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그는 "낙태죄는 그간 우리 사회가 여성을 아이 낳는 도구이자 자기 결정을 할 수 없는 존재로 취급해 왔음을 보여주는 거울이었다"며 "이번 헌법 불합치 결정은 절반의 여성 독립선언"이라고 규정했다.

이 대표는 "이제 국회가 여성의 진정한 시민권 쟁취를 위해, 이 독립선언을 완성할 때"라며 "법안 통과에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남소연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