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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정연설, 대북특사·남북정상회담에 장애요인 아냐”
김정은 북한 국부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김정은 북한 국부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는 모습.ⓒ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시정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촉진자' 역할론을 비판하며 '민족적 당사자' 역할을 촉구했지만, 이것이 대북특사 파견이나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최근 북한 정세 및 한-미 정상회담 평가'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위원장 연설에 대한 분석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 둘째날 시정연설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추세를 봐가며 좌고우면하고 분주다사한 행각을 재촉하며 오지랖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남북간에 조성된 평화국면에 비춰 다소 수위가 높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일각에서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 모멘텀을 부여하기 위해 4.27 판문점정상회담 1주년을 계기로 대북특사 파견 및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는 정부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전략연은 김 위원장으로서는 한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입장을 듣고 현 남북관계 상황에 대한 남측의 입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어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기동 전략연 부원장은 "오히려 북측은 남측이 당사자의 관점을 갖고 적극적인 '중재자·촉진자' 역할에 임해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일기 북한연구실장은 "(연설 내용에)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과 및 효용성에 대한 기대감이 담겨있는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연은 "트럼프 대통령의 남북회담 결과 전달 요청 및 북한의 상황파악 필요는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 수행에 긍정적 여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하는 모습.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하는 모습.ⓒ뉴시스/AP뉴

"김정은, '제재 해제' 중심의 상응조치 요구 탈피 가능성"

또 전략연은 김 위원장이 북미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제재해제 중심의 상응조치 요구로부터 탈피하는 등 협상안의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전략연은 김 위원장이 "(북미) 쌍방이 서로의 일방적인 요구 조건들을 내려놓고 각자의 이해관계에 부합되는 건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대목을 주목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비핵화 및 상응조치의 수준에 대한 이견으로 결국 합의 무산으로 귀결된 뒤, 김 위원장이 대미협상 테이블에 올릴 카드를 교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용환 안보전략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제재 해제 문제 따위에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대목을 거론하며 "그동안 (협상 구도가) '안보 vs 경제적 보상조치'의 교환이었다면, 이제는 다른 게임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가 교환할 수 있는 콘텐츠는 항상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기동 부원장은 "제재 완화라는 상응조치를 협상으로 받아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북한이 새로운 상응조치를 요구하면서 북미협상의 모멘텀을 살려나갈 필요성이 있다"며 "종전선언과 같은 군사적 위협 해소 및 체제 안전보장과 관련된 상응조치 요구로 (협상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략연은 김 위원장이 미국의 협상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올해 말'을 그 시한으로 못 박은 데 대해서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내년 신년사에서 미국의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의 '새로운 길' 천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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