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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분당차병원 신생아 사망 은폐, 엄중히 책임 물어야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여성병원인 분당차여성병원(분당차병원)에서 벌어진 신생아 사망 및 조직적 은폐는 차마 믿기지 않는다. 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함께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분명한 책임 추궁으로 땅에 떨어진 의료윤리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경찰에 따르면, 2016년 8월 분당차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신생아를 의료진이 바닥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두개골이 골절됐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신생아는 숨졌다. 의료진과 병원 측은 사실대로 가족에게 알리고 사망 원인을 규명해야 했으나 이를 은폐했다. 부검도 하지 않은 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처리했다. 뇌초음파 사진 등 사고를 알 수 있는 의무기록도 가족들에게 숨겼다. 무려 3년 동안 죽음을 은폐했다. 유가족들은 신생아를 잃은 후 뒤늦게 알게 된 사고에 다시 한 번 참담한 슬픔을 느꼈을 것이다.

병원 측은 “임신 7개월의 고위험 초미숙아 상태의 분만이었다”면서 “위중한 상황이다 보니 주치의가 사고로 인한 사망이 아니고 여러 질병이 복합된 병사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궤변인가. 과실이 사망 원인이 아니었다면 왜 당시 가족들에게 알리고 부검 등을 통해 규명하지 않았나? 설혹 당시 신생아가 위중했다 해도 두개골 골절의 중상이 아니었더라도 사망했다고 단정할 수 있나? 진실한 태도로 반성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할 병원의 뻔뻔한 태도를 보며 산모와 태아의 생명과 건강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경찰은 증거인멸과 사후 진단서 허위 발급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의사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들을 포함해 9명을 입건했다. 병원 측은 주치의와 이런 사실을 보고받은 부원장을 보직해임 했다고 밝혔다. 병원 수장급인 부원장까지 보고를 받았다면 사고를 몇몇 개인의 일탈로 돌릴 수는 없다. 철저히 수사하고 응분의 죄책을 물어야 한다.

이번 사고는 다행히 경찰에 첩보가 입수돼 수사 끝에 진실이 밝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병원과 의료진에 책임을 묻기까지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쉽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다. ‘신해철법’ 도입 이후에도 숱한 의료사고 피해자와 가족들이 원인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구제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병원이 의무기록을 함부로 수정, 삭제할 수 없도록 하며 환자와 가족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경기도 일부 의료원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수술실 CCTV 설치, 녹화도 환자와 국민의 뜻을 물어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 국민들이 아플 때 병원과 의사를 믿고 치료를 맡길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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