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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화재’ 청문회, 여야 ‘과기부 장관 불출석’ 두고 티격태격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KT 화재 청문회에서 노웅래 위원장(뒷모습)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간사(왼쪽부터),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간사, 신용현 바른미래당 간사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KT 화재 청문회에서 노웅래 위원장(뒷모습)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간사(왼쪽부터),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간사, 신용현 바른미래당 간사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정의철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지난해 11월 발생한 아현지사 화재에 대한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KT 청문회가 열었다.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선언 및 국회 파행 등으로 2차례 연기된 끝에 열린 청문회였다. 그러나 정작 청문회는 통신재난에 대한 전문가적 분석이나 대책마련 등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장관의 불출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KT 인사·노무’ 등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17일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이날 청문회는 시작부터 삐그덕 거렸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수행을 이유로 불참한 유영민 과기부장관의 불출석을 문제 삼아 청문회 일정의 연기를 주장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청문회가 황창규 KT회장의 부실 경영과 화재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청문회인 만큼 유 장관을 대신해 민원기 과기부 2차관이 참석한 상황에서 청문회를 진행하자고 촉구했다.

결국 청문회는 예정된 시간보다 25분정도 늦게 시작했다. 하지만 불과 30분만에 다시 정회가 선언됐다. 홀로 청문회에 참석한 과방위 한국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이 한국당 소속 과방위원들의 참석을 설득하겠다며 10분간 정회를 요청한 것이다. 이로 인해 본격적인 청문회는 11시가 다돼서야 재개됐다.

유 장관 불출석은 청문회가 진행되는 내내 거론됐다. 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가장 중요한 증인으로 참석이 예정돼 있던 유 장관이 기습적으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여야 합의를 깼다”며 “정부·여당이 정치적으로 기획한 청문회를 이대로 진행할 수 없다”며 청문회 연기를 요청했다.

뒤늦게 참석한 한국당 정용기 의원도 “유 장관은 처음부터 출석 의사가 없었다”며 “대통령 순방 일정이 정해지기 훨씬 전에도 본 의원에게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하지 않도록 양해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의원은 “유 장관의 악의적인 출석기피를 용인하고 합의 없이 청문회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현명하게 판단해 일정을 재조정 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송희경 의원도 “곧 바뀔 장관이라도 임기가 조금이라도 남았다면 이 자리에 나왔어야 한다”면서 “이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장관이 출석해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과방위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이번 청문회는 KT 청문회이자 황창규 KT 회장의 청문회"라면서 "유 장관의 출석 여부는 부수적 문제"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유 장관은 교체 대상이었기에 사전에 민원기 과기부 2차관을 출석시키기로 (여야가) 잠정 합의했다”고 설명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지 다섯 달이 지났기에 이제 와서 개최를 연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바른미래당 과방위 간사인 신용현 의원도 나서 “상임위에서 의결한 대로 청문회를 그대로 개최하되, 유 장관이 들어오면 따질 부분을 따지자”고 중재했다.

황창규 KT회장이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KT 화재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황창규 KT회장이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KT 화재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한국당 패싱 논란’에 ‘경영 고문 논란’까지 언급

아현지사 화재에 대한 원인규명, 재발방지 대책 등과 관련성을 찾기 어려운 'KT 화재 상생보상협의체' 구성 과정 논란도 비중있게 다뤄졌다. 한국당 소속 과방위 의원들이 노웅래 과방위원장이 상생보상협의체 구성 과정에서 한국당을 '패싱'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먼저 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지난해 12월 27일, (상생보상협의체 구성의 근거가 된) 이해관계자 간담회가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면서 “하지만 한국당 의원은 아무도 통보받지 못했다. 왜 제1야당을 빼놓았냐”고 비판했다.

한국당 정용기 의원도 “아현지사 화재 당시 현장 방문 때 위원장과 같이 가자고 했는데, 위원장이 불시에 시간을 앞당겨 먼저 가는 일이 있어 상임위에서 사과까지 하셨다”며 “야당이 협조하려는 (상생보상협의체 구성)문제에서까지 야당을 제치는 건 위원장 답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협의체 구성을 주도한 노 위원장은 “국회 차원의 지원이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의 주선으로 간담회를 여는 것을 국회의원 입장에서 지원한 것”이라며 “분명히 야당 의원들에게도 연락을 드렸다”고 해명했다.

이외에도 이날 청문회에서는 KT의 인사·노무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앞서 본인이 공개한 ‘경영고문 문건’을 언급한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황 회장의 황제 경영, 측근 중심 경영, 폐쇄적 경영, 이 세가지가 원인 화재사고의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이 의원은 2014년 황 회장 취임 이후 KT가 정치권 인사와 퇴역장성 등 14명을 경영고문으로 위촉한 사실과 이들에게 자문료 명목으로 총 20억원을 지급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 의원은 “경영 고문에 대한 운영지침을 보면 회장이 고문에 대한 위촉 권한을 갖고 있다. 모든 조항마다 회장이 다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이러한 사실에 대해 알고 있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황 회장은 “경영 고문에 대해서는 부문장이 다 결정한다”며 “문건에 대해 몰랐고,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답변에 이 의원은 “회장에 대한 권한이 담긴 문서가 회장 모르게 작성됐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게다가 회삿돈이 20억원 가까이 나갔는데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시느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황 회장은 “이번 기사가 나오고 나서 보고를 받았다”며 “해당 문건에 대해 몰랐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윤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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