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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형묵 목사 “극우개신교, 배타적 신앙 강화화는 도구로 가짜뉴스 활용”
16일 천안살림교회 최형묵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장)를 서울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만나 한국이런 한국개신교의 현실과 대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16일 천안살림교회 최형묵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장)를 서울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만나 한국이런 한국개신교의 현실과 대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민중의소리

지난 4월 3일 ‘극우개신교 뿌리는 제주 4.3 학살 주도한 서북청년단’ 기사로 시작된 ‘극우개신교를 파헤치다’ 연재가 이번 회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각종 극우적 성향의 정치 논리들을 하나님의 뜻이라 믿으며 행동하고 유포하는 등 극우세력의 행동대원으로 나서고 있는 극우개신교의 현실을 살펴봤다. 이승만 정권을 도와 해방 이후 좌우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에 민간인학살에 가담하는 등 범죄를 저지르고, 반공을 기치로 내걸고 독재정권을 지원하며 성장해온 극우개신교의 역사도 정리했다. ‘미국’을 자신들의 ‘구원자’로 여기며 권력을 지향해온 역사와 반동성애, 반이슬람 등을 외치며 다른 이들을 적으로 몰아세우는 종교적 극단주의 등 그들의 신앙도 알아봤다.

이런 극우개신교의 왜곡된 신앙이 한국개신교 일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반공주의’와 ‘배타주의’ 그리고 미국 중심의 신앙은 한국개신교에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일종의 표준이나 마찬가지다. 당장은 극우적 주장에 빠지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빠질 위험이 상존하는 셈이다.

지난 16일 천안살림교회 최형묵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장)를 서울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만나 이런 한국개신교의 현실과 대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반공산주의, 반이슬람, 반동성애 등
누군가를 정죄함으로써
자신의 정당성을 세우는 것이
보수교회의 특성”

질문 개신교 극우화에 대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극우적인 행동은 물론 가짜뉴스의 온상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답변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진실을 대면하기보다는 자신의 세계관과 맞는 대로만 믿으려 한다. 자기 생각과 맞는 자료만, 때론 사실이 아닌 것까지 모아 ‘가짜뉴스’로 만들고 주변에 전파한다. 이런 모습은 개신교 보수 우파의 신앙관과도 연관이 있다. 그들의 신앙관은 닫혀있다. 자신만이 옳고 밖은 모두 잘못됐다고 본다. 자신에게로 와야만 구원을 받는다는 식으로 타자를 정죄하는 신앙이다. 반공주의도 이런 신앙의 일종이다. 반공산주의, 반이슬람, 반동성애 등 누군가를 정죄함으로써 자신의 정당성을 세우는 것이 보수교회의 특성이다. 그러한 신앙을 강화하는 도구로 가짜뉴스가 활용된다.

그들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따지고 보면 천당과 지옥, 축복과 저주로 이야기 된다. 그 길에서 벗어나면 큰일이 일어날 것 같은 강박관념에 가까운 신앙이다. 신앙을 천국 가는 보증수표처럼 여긴다.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 신앙을 갖는 것이다. 기독교인이니 이런 가치를 지향한다는 생각보다는 지옥 안가고, 더 많은 복을 받고 싶은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진실과 옳음을 추구하는 신앙보다는, 정해진 이 공간은 안전하다고 정해진 틀 안에서만 머물려 한다. 모든 종교가 그런 면이 있지만, 한국개신교는 그런 신앙풍토가 유독 심하다.

2017년 2월 1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계엄령선포촉구범국민연합이 연 탄핵 기각 및 계엄령 선포 촉구 범국민대회를 앞두고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2017년 2월 1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계엄령선포촉구범국민연합이 연 탄핵 기각 및 계엄령 선포 촉구 범국민대회를 앞두고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양지웅 기자

“아직도 개신교가 나서
남로당 빨갱이를 소탕했다는 식의
반공주의와 그에 기초한 승리주의가
개신교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제주4.3에 대한 사죄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질문 개신교 극우화는 오늘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과거와도 이어진다. 개신교 세력이 제주 4.3 당시 학살에 가담했고,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등 과거사 반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답변 신사참배는 그동안 대한성공회 기독교장로회 등 개신교 교단차원에서도 공식적인 사죄가 나왔다. 하지만 제주4.3과 관련해선 아직 공식 사과가 없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차원에선 지난해부터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기고 기도회와 예배를 통해서 사과했다. 하지만 공식 사과는 없었고, 아직도 미흡하다.

한경직 목사가 생전 인터뷰를 통해 서북청년단을 영락교회가 주도했다는 이야기도 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하지만 아직도 개신교가 나서 남로당 빨갱이를 소탕했다는 식의 반공주의와 그에 기초한 승리주의가 개신교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제주4.3에 대한 사죄는 쉬운 문제는 아니다.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이들이 아직도 한국개신교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제주 하귀리엔 호국영령비와 4·3희생자 위령비를 모아 만든 영모원이 있다. 이곳에선 군·경 희생자와 4·3 희생자를 한 곳에 모셔 같이 위령제를 지낸다. 이런 식으로 제주도에선 많은 이들이 정죄가 아닌 진상 규명과 화해를 위해 4,3을 만나고 있다. 개신교도 학살자로 연루된 교회도 있고, 학살당한 피해자 교회도 있다. 그런 진실을 인정하고, 진실을 인정한 기초위에서 화해의 길을 걸어가야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런 입장마저도 한국 주류 개신교가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면
교회에서 이중으로 상처를 받았다는 말을 한다.
뭔가 잘못이 있기에 사고가 일어났을 것이라 말하고
심지어 하나님이 우리를 각성시키기 위해
벌이신 일이니 불가피한 희생으로
여기라고까지 말한다.”

질문 한국 개신교가 경제개발 시기 폭발적인 발전을 했다. 그런 바탕에 경제적 부가 하나님의 축복이라 여기는 ‘번영신학’이 자리하고 있다.

답변 물질적으로 유복해지고, 성공하는 것이 모두 하나님의 복을 받은 것이라고 여긴다. 부와 권력과 성공이 하나님을 믿은 결과라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권력이 없고, 가난하고, 약한 것은 신앙이 부족하거나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저주받은 결과라는 것이다. 우리가 보통 식당 등에 가면 구약성서 욥기에 나오는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라는 구절을 많이 볼 수 있다. 마치 축복을 기원하는 말처럼 들리지만, 욥기의 이 말은 어려움을 당하는 욥을 친구가 정죄하면서 하는 말이다. 처음은 미약해도 끝이 창대한 것이 이치인데, 말년에 이렇게 망한 걸 보니 네가 뭔가 잘못한 것이 있는 것 아니냐고 욥을 책망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누군가의 불행과 아픔을 책망하는 신앙을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된다.

2017년 5월21일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드리는 주일예배에서 설교하는 최형묵 목사
2017년 5월21일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드리는 주일예배에서 설교하는 최형묵 목사ⓒ최형묵 목사 제공

질문 세월호 참사를 두고서도 이런 태도를 드러낸 개신교인이 많았다.

답변 세월호 참사에서도 그런 식으로 유가족을 대하면서 상처를 줬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면 교회에서 이중으로 상처를 받았다는 말을 한다. 뭔가 잘못이 있기에 사고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하고, 심지어 하나님이 우리를 각성시키기 위해 벌이신 일이니 불가피한 희생으로 여기라고까지 말한다. 이 때문에 교회를 떠난 이들도 많다.

“자기 가슴만 치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의문을 던지지 않고,
기도만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교회는 살찌지만, 신앙은 제대로 성장하지 않는다.”

질문 의문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고, 순종을 강요받아온 신앙과 개신교 교회 분위기도 문제다.

답변 교회에 문제가 있다면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보통은 그러지 못한다. 늘 주어진 답에만 머물다 보면 폐쇄적인 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자기 가슴만 치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의문을 던지지 않고, 기도만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교회는 살찌지만, 신앙은 제대로 성장하지 않는다. 교회에 그저 순종하는 이들만 가득하다. 벗어나면 두려우니 그런 이들이 모인 교회는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앙이 인간을 성숙한 세계로 이끄는 발전은 정체될 수밖에 없다.

질문 성서는 일점일획도 오류가 없다고 믿는 ‘문자주의’, ‘성서무오설’ 등도 이런 신앙에 영향을 준 것 같다.

답변 한국 개신교 신자 다수가 성서무오설을 믿고, 그걸 지키는 것이 신앙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신자들의 질문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다. 궁금해서 묻는 것도 의심한다고 단정한다. 신앙의 세계에서 왜 질문을 허용하지 않나. 물음이 있으면 끝까지 물어야 한다. 그때 의문을 해소하면 신앙이 성숙할 텐데, 해소되지 않은 채로, 교회는 신앙을 키우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떠난다.

민주주의를 말하고, 인권을 말하고,
정의를 말하기 위해선
교회 스스로 민주주의를 하고,
교회 스스로 인권적이어야 하고
정의가 구현돼야 한다.
대형교회에선 이것이 불가능하다.”

질문 강남 등에 있는 대형교회 중심으로 교회가 권력층들의 사교클럽처럼 변화되는 양상도 있다. 교회가 그들의 권력과 부의 수단이 되고, 부와 권력에 대한 죄의식을 지워주는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답변 강남의 여러 대형교회는 뭔가 세련된 선망의 대상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교회가 대형화되면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한다. 교회 안에 모든 걸 다 갖추게 된다. 그런 구조 속에서 우리 사회의 자본주의 발전과 그로 인한 문제들을 성찰할 수 있겠나? 신앙이 성찰적 기능을 할 수 없다. 어떤 이들은 교회가 커져서 좋은 일을 하고,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면 된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규모가 커진다는 건 그런 일을 할 수 없는 교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회가 커지면 교회의 본질적 사명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

설교하는 최형묵 목사
설교하는 최형묵 목사ⓒ최형묵 목사 제공

질문 적절한 규모의 교회, 본질적 사명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기 위해 교회 규모는 어느 정도라고 보나?

답변 목사의 능력이나 교회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200명 정도로 본다. 향린교회는 적당한 규모를 500명 정도로 봐서 그 정도 인원이 되면 교회를 나눈다, 적당한 규모라는 건 교회에서 인격적인 교감이 가능하고, 교인들의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한 규모를 말한다.

질문 지금도 각 교회에 당회가 있다. 교인들의 직접 민주주의는 이와는 다른 개념인가?

답변 교회의 대의기관이면서 통치기관인 당회는 여전히 대의기구라는 한계를 지닌다. 전체 교인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어렵다. 소수세력의 목소리만 대변한다. 장로와 목사들의 의견이 과대 대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직접 민주주의가 되려면 누구나 의견을 내고, 그러한 의견이 배제되지 않는 구조여야 가능하다. 대형교회는 이런 것이 힘들고, 이런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한 숫자를 200명 정도라고 보고 있다.

대형교회는 신자들의 익명성이 보장된다. 목사가 신자들의 이름조차 모른다. 주체적이기보다는 수동적이다. 의존적으로 만든다. 골치 아픈 문제는 접고, 그 안에 들어간 이들은 만족감만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 교회가 어떻게 성찰적 신앙이 가능하겠나? 교회라면 적어도 사회에 앞서 선취할 수 있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를 말하고, 인권을 말하고, 정의를 말하기 위해선 교회 스스로 민주주의를 하고, 교회 스스로 인권적이어야 하고 정의가 구현돼야 한다. 대형교회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대형교회가 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교회가 작은 걸
기도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치부해버린다”

질문 하지만 한국개신교는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모두 대형교회를 축복이라 여기며 대형교회를 꿈꾼다.

답변 교인 1000명 이상을 대형교회로 본다면 이런 교회는 교회 숫자 대비로만 볼 때 전체 교회의 2% 이내다. 대형교회가 눈에 잘 들어오니 많아 보이지만 교단을 막론하고 작은 교회가 더 많다. 주일예배 기준으로 50명 정도 되는 교회가 많다. 이런 작은 교회들이 대형교회를 선망의 모델로 삼고 있다는 게 문제다. 그런 미래를 꿈꾸는데 그런 교회가 될 수 있는 교회는 많지 않다. 대형화되기 위해선 과거엔 특정한 목회자 카리스마가 큰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성장할 수 있는 위치와 조건이 있다. 또 처음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교인을 모아서 시작해야 성장할 수 있다.

어떤 교회는 교회 개척을 하면서 교인이 일정한 숫자를 넘을 때까지 교인을 빌려주기는 일까지 벌이고 있다. 대형교회는 이렇게 기업의 성장방식을 따라간다. 교회가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모방해 성장하고 있다. 대다수의 작은 교회들이 마음으로 대형교회를 선망하지만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런 현실을 알아야 제대로 된 방향을 잡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 이것이 숙제다.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교회가 작은 걸 기도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치부해버린다.

“기독교 정당의 이름으로
기독교적 가치를 시민사회에서 구현한다면 환영한다.
하지만, 지금의 논리는 기독교 세력을 확대해서
영향력을 키우자는 양적인 논리일 뿐이다.
이런 논리가 과연 기독교적인가?”

질문 이런 현실 때문인지 개신교는 급성장했지만, 사회적 공신력은 오히려 떨어졌다.

답변 세력이 커지면서 반비례해서 신인도는 떨어졌다. 왜 그럴까?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유력한 자리엔 개신교인이 많다. 국회의원만 해도 종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개신교다. 신·구교 모두를 합치면 60% 정도다. 대형교회 스캔들도 영향이 있지만, 사회에 기독교적 이상을 실현하기보다는 권력 집단이 되어 버린 것이 문제다. 자기 유리한 것을 위해서만 똘똘 뭉친다. 사학법 때 보여준 모습과 종교인 과세를 두고 벌인 모습이 대표적이다.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노골적인 권력의 욕망을 보이니 신뢰가 떨어지는 것이다.

배우 서정희(가운데)가 지난 2016년 4월 11일 20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독자유당 '기독교 비방·동성애 지지·서울시 동성애 퀴어축제'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배우 서정희(가운데)가 지난 2016년 4월 11일 20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독자유당 '기독교 비방·동성애 지지·서울시 동성애 퀴어축제'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질문 지금도 그런 모습이 계속된다. 극우개신교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잡고 정치세력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기독자유당을 통한 원내진출 시도도 계속되고 있는데.

답변 기독교 세력을 키움으로써 영향력을 확산하려는 전략이다. 교회에 와야 구원된다는 논리가 사회적으로 확장된 것이다. 물론 기독교 정당을 만드는 게 원칙적으로 잘못은 아니다. 기독교 정당의 이름으로 기독교적 가치를 시민사회에서 구현한다면 환영한다. 하지만, 지금의 논리는 기독교 세력을 확대해서 영향력을 키우자는 양적인 논리일 뿐이다. 이런 논리가 과연 기독교적인가? 시민사회의 보편적 가치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 지금까지 이 전략이 성공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자유한국당과 결합해 목소리를 높이고, 지분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기독교적 복음은 궁극적 차원의 메시지지만
사람들의 삶의 조건에서 구현할 과제이기도 하다.
이런 일이 가능하게 교회의 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
대형교회선 그게 안 된다.
몸집을 가볍게 해야 한다.
작은 교회여야 한다.”

질문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나?

답변 개신교가 선교 초기엔 사회를 선도하는 역할을 했다. 3.1운동 당시에 개신교인 비율은 낮았지만 큰 역할을 담당했다. 민주화운동과 인권을 위해서 헌신한 교회들도 당시 개신교에선 소수였지만, 영향력은 컸다. 그리고 그런 소명은 지금도 요청된다. 사회에 앞서 교회가 인권, 정의, 민주주의 등의 가치를 선취할 수 있어야 한다. 기독교 복음에 맞으면서 보편적 가치로 구현될 수 있는 가치와 과제를 교회가 앞장서 실천하는 게 필요하다.

기독교적 복음은 궁극적 차원의 메시지지만 사람들의 삶의 조건에서 구현할 과제이기도 하다. 이런 일이 가능하게 교회의 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 대형교회선 그게 안 된다. 선취하기위해선 작은 교회여야 한다. 교회에 재산이 쌓이고 몸집을 키우면 그러한 실천이 안 된다. 교회 구성원 모두가 주체로서 세워져야 그것이 이뤄진다. 우리 사회에선 이뤄지지 않아 상실감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교회에선 온전하게 경험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밖을 향해 외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예배, 교회 직제, 신학, 설교 등이 변화해야 한다. 심지어 성서 번역도 문제다. 성서에 등장하는 예수와 사도들은 다 반말 어투를 쓴다. 매우 권위적으로 보인다. 그렇게 권위적으로 번역된 언어 습관이 목사들에 의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설교가 하나님 말씀이라고까지 한다. 설교 자체는 결코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다. 그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깨달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말씀인 것처럼 전해진다. 그렇게 권위적인 모습이 신자들이 성숙한 신앙이 세계로 나가는 걸 다 막고 있다. 순종하면 된다고 몰아간다. 고민과 질문을 불온한 것으로 본다. 그러니 성장하지 않는 것이다.

질문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교회를 떠난 이들도 많다.

답변 잃어버린 이들이 많다. 1970~1980년대 교회의 영향을 받은 이들이 많다.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교회 조직에서 활동한 많은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밖에서 활동한다. 교회가 그들을 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독교 복음이 가진 내면세계로의 몰입과 위로의 측면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그것이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과 모순이 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과 교회의 현실이 대립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사회에 눈을 돌리면 신앙에서 멀어졌다고 단정한다.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땅에서 신앙을 구체화하려는 시도인데 이런 모습을 교회에서 받아주지 못하니 그런 지향을 가진 이들을 잃어버린다.

“독일은 기독민주당이 집권당이다.
기독교 보수정당인 기민당은
독일 사회의 복지 기틀을 만들고 주도했다.”

질문 노동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문제다. 노동조합 활동 과정에서 교회를 떠나는 이들도 있다.

답변 노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이 강하다. 특히 교회에서 심하다. 노동조합 활동은 갈등을 조장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노조가 만들어지는 건 이미 있는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이다. 노조 결성이 갈등을 만든 게 아니다.

독일은 기독민주당이 집권당이다. 기독민주당은 보수정당이다. 그런데 기독교 보수정당인 기민당은 독일 사회의 복지 기틀을 만들고 주도했다.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자본가와 노동자가 함께 결정하는 ‘노사공동결정제’를 의무화하고. 위반하면 회사가 처벌받도록 한 것인 기민당이다. 이런 노동 정책, 사회 정책은 모두 기독교적 가치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편화위원회가 3월6일 서울 양재동 현대제철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는 최형묵 목사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편화위원회가 3월6일 서울 양재동 현대제철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는 최형묵 목사ⓒ최형묵 목사 제공

“교인 하나하나가 각성한 주체가 되고,
교회는 그걸 보장해줘야 한다.
목회자의 역할은 그걸 돕는 것이다.
그런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질문 기독교적 가치가 실현되는 것은 고사하고, 우리 현실을 보면 노조 탄압 등으로 악명높은 기업 가운데 개신교 신자가 사업주인 경우가 많다.

답변 노조 농성현장에 방문해 대화를 위한 통로를 찾기 위해 수소문해보면 놀랍게도 사장이나 회장 개신교인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분들이 노조를 혐오한다. 일종의 온정주의다. 내가 먹여 살려주는데 뭘 염려하냐고 한다. 노조를 결성하면 싸우자는 것이냐고 생각한다. 노동3권이 법률적으로 보장된 보편적 가치임을 모르는 것이다. 노동자 권리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 이 부분은 교육의 문제도 있다.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교회 안에서도 이런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질문 말씀하신 여러 생각이 담임하고 있는 ‘천안살림교회’엔 어떻게 반영되고 있나?

답변 민주적 교회구조를 만들려 한다. (실제로 천안살림교회에선 매달 한번 전교인이 참여해 교회와 관련한 중요한 논의를 하는 회의를 갖는다.) 보편적 가치와 기독교 대사회적 활동 등 과제를 실현하려고 한다. 교인 하나하나가 각성한 주체가 되고, 교회는 그걸 보장해줘야 한다. 목회자의 역할은 그걸 돕는 것이다. 그런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형묵 목사와 인터뷰를 마치고 천안살림교회 홈페이지(http://salrim.net)에 들어갔다. ‘천안살림교회’가 어떤 교회를 지향하는지 밝힌 글에 이런 구절이 눈에 띄었다.

“민주적인 교회- 교회에서 목회자의 지도력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모든 평신도가 교회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목회자와 평신도, 남성과 여성, 어른과 어린이 사이의 불평등한 차별이 없는 민주적인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친밀한 공동체- 우리는 대형교회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온 교우들이 서로 가깝게 느끼고 알 수 있는 교회를 원합니다. 200명이 넘어서면 용기있게 새로운 교회를 세울 수 있는 자세로 나아가려 합니다.

희망이 있는 교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셨습니다. 오늘 이 땅에는 그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하며 선한 일에 애쓰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이 땅의 선한 사람들과 더불어 나아가는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천안살림교회’의 지향엔 한국개신교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극복하고 풀어나갈 수 있는지 진지하고, 아름다운 고민이 담겨있었다. 정의, 민주주의, 인권 등 보편적 가치와 기독교가 지향하는 아름다운 가치가 교회에서 먼저 이뤄지고, 이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천안살림교회’를 비롯한 작은 교회들의 노력이 한국개신교를 변화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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