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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학농민군의 ‘보국안민’ 계승한 통일트랙터와 농민수당
1893년 11월 전봉준 장군을 비롯한 20명이 거사계획을 세우고 그 내용을 알리기 위해 작성한 문서로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33호 사발통문의 모습
1893년 11월 전봉준 장군을 비롯한 20명이 거사계획을 세우고 그 내용을 알리기 위해 작성한 문서로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33호 사발통문의 모습ⓒ뉴시스

동학농민혁명 125주년, 우리는 125년만에야 비로소 그날의 농민군과 그들이 내걸었던 불멸의 기치를 국가의 이름으로 기리고 추념할 수 있게 되었다.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원년, 그날의 기치와 오늘날 우리의 기치를 함께 생각해 본다.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 4월 25일 무장기포를 통해 본격 개시되었다. 혁명의 지도자 전봉준 장군은 정확히 1년 후인 이듬해 4월 24일 새벽 처형되었다. 죽음을 앞둔 최후의 순간 전봉준 장군은 “나를 죽일진대 종로 네거리에서 목을 베어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내 피를 뿌려주는 것이 옳거늘 어찌 이 컴컴한 적굴 속에서 남몰래 죽이느냐”는 말을 남겼다.

그로부터 95년 후 4월 24일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창립되었다. 누구도 그 날이 장군의 순국일임을 인지하지 못했지만 전농은 창립선언문에 “척양척왜, 보국안민의 기치를 높이 들고 떨쳐 일어선 갑오농민전쟁”을 명시함으로서 농민운동의 뿌리가 동학농민혁명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역사의 필연이란 이런 것인가 보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트랙터 행진에 나선 전농 전봉준투쟁단이 25일 오후 경기도 안성 시내를 달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트랙터 행진에 나선 전농 전봉준투쟁단이 25일 오후 경기도 안성 시내를 달리고 있다.ⓒ양지웅 기자

전농은 대표적인 농민운동 조직으로 활동, 성장해오면서 수입개방과 살농정책에 맞선 반외세, 반독재 투쟁의 선두에 서 있었다. 3년 전 타오른 촛불항쟁 국면에서 전농은 전봉준투쟁단을 조직해 트랙터를 몰고 한강을 넘어 서울에 입성했다. 당시 전봉준투쟁단이 내걸었던 선명한 박근혜 퇴진 구호와 밤을 새고 피를 뿌린 결사적인 투쟁은 촛불 민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항쟁의 중요한 도화선이 되었다. 전농의 투쟁을 통해 전봉준 장군이 현실 투쟁의 한복판에서 부활했다.

박근혜 탄핵을 지켜본 전농은 전봉준투쟁단을 해소하면서 새로운 싸움판에서 전봉준투쟁단은 새롭게 등장할 것임을 예고했다.

정권이 바뀌고 남북, 북미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리는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전농은 ‘분단의 선을 넘는 통일트랙터 운동’을 제기하고 발동을 걸었다. 통일트랙터 운동은 시대와 역사의 요구에 부응한 전봉준 트랙터의 진화를 보여준다. 독재의 철벽을 무너뜨리고 이제는 분단의 선을 넘는 통일 트랙터, 전농은 온몸을 던진 실천과 투쟁 속에서 동학농민군의 옛 기치인 척양척왜를 오늘날 ‘민족공조를 통한 외세배격과 자주통일’의 기치로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대북제재를 허물고 분단선을 넘고야 말겠다는 전농의 통일트랙터 운동을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대시켜야 한다.

해남군의회가 제289회 정례회를 통하여 전국 최초로 농민수당을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2018.12.21.
해남군의회가 제289회 정례회를 통하여 전국 최초로 농민수당을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2018.12.21.ⓒ사진 = 해남군의회

다른 한편 전농은 민중당과 함께 농민수당 쟁취 운동을 힘있게 벌이고 있다. 전농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사회적 보상’과 ‘농촌사회 유지 발전 및 활력 증진’을 위한 새로운 농업정책이 필요함을 역설하며 농민수당제 도입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민중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농민수당을 핵심 농업공약으로 채택해 모든 농민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방선거 이후 농민수당제 도입은 전남 강진, 해남을 필두로 현재 60여개 시군 지자체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농민수당 운동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농민중심의 새로운 농업정책이라는 것과 농민 자신이 주인이 되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나큰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국으로 번져가는 농민수당 쟁취운동은 동학농민혁명 시기 집강소를 통한 폐정개혁 투쟁과 비견할 만하다. 무장한 농민군의 물리력에 기반하여 집강소를 설치하고 신분제 타파, 토지제 개혁 등을 밀어붙였던 집강소 통치로부터 교훈을 찾아야 한다. 동학농민군의 집강소 통치를 오늘날 전농과 민중당이 함께 추진하고 실현하는 농민 정치세력화의 완성으로 계승하고 꽃피워야 할 것이다.

이대종 전북 고창군농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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