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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창 뜻” 검색어까지 만든, 나경원 망언의 5가지 해악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성당동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대구·경북지역 규탄대회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2019.05.1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성당동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대구·경북지역 규탄대회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2019.05.11ⓒ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옮겨 적기도 부끄러울 ‘역대급 망언’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1일 대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심판’이라는 정부 규탄집회에서 “달창”이라는 단어를 써 파문을 일으켰다. 나 원내대표는 발언 중, 9일 방송된 ‘국민과의 대담’ 후 진행자 KBS 송현정 기자가 비판 받는 것을 거론하며 “그 기자 요새 문빠 달창, 이런 사람들에게 공격을 당하는 거 아시죠?”라고 말했다.

‘달창’이란 문재인 대통령을 비유하는 달과 성매매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를 조합한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극렬하게 폄하하는 표현이다. 주로 극우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에서 통용되나 대중들에게는 낯선 말이다. 나 원내대표는 발언 후폭풍이 거세자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송현정 기자에 대한 과도한 신상털이와 공격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그 이상의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최악의 여성비하 표현이다. 함께 언급한 ‘문빠’가 노빠, 박빠, 안빠처럼 상대 지지자를 가볍게 낮춰 부르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라 해도 ‘달창’은 그렇지 않다. 여성인 나 원내대표가 여성비하적 표현을 공개석상에서, 그것도 누구나 참여해 보고 들을 수 있는 대중집회에서 썼다는 점에서 문자 사과로 사태가 진정될지 의문이다.

또한 나 원내대표는 정치적 필요에 따라 특정 언론과 언론인을 악용했다. 송현정 기자의 대담 태도는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의 분노를 부르기도 했지만 대담 형식, 진행 능력 등과 관련해 여러 시청자들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국정의 중심인 대통령을 다룬, 그리고 자주 있기 어려운 프로그램이었으니 당연한 반응이기도 하다. 격했던 비판은 문 대통령이 “더 공격적인 공방이 오가도 좋았겠다”며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시간을 두고 점차 잠잠해질 국면이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가 굳이 송 기자를 언급하면서 비판하는 이들을 극렬지지자로 묶어 폄훼하는 표현을 써 다시 갈등을 끌어올렸다. KBS나 송 기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이며, 언론을 정략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어린이, 청소년의 언어생활에도 큰 해악을 끼쳤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현장에 있던 대부분의 기자도 의미를 잘 몰랐다. 물론 집회에 참석한 당원과 지지자들도 몰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 원내대표가 이 표현을 쓰면서 포털사이트에는 일제히 ‘나경원’과 함께 ‘달창’ ‘달창 뜻’ 등이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했다. 대다수 국민은 달창이라는 말을 나 원내대표가 사용해 물의를 일으키면서 알게 됐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들이 포털사이트를 통해 사실상 욕설에 가까운 표현을 알도록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정치의 핵심이 언어행위라 할 때,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썼다”는 해명은 정치인으로서의 자격을 의심케 한다.

전체 국민의 정치불신을 가중시켰다. 여성비하적인 표현은 단지 여성만이 아니라 건전한 인식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모욕감을 안겨준다. SNS에 나 원내대표를 성토하는 의견이 줄을 잇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설령 정치성향이 문 대통령과 여당을 지지하지 않더라도, 또 보수적 인식을 갖고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더라도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도저히 용인받기 어렵다. 가뜩이나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을 막겠다고 국회 안에서 육탄전을 벌이고, 산적한 현안을 팽개친 채 장외집회에 몰두해 정치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거기에 당내 서열 2위인 원내대표의 망언이 전체 정치권의 불신까지 가중시키고 있다.

나 원대대표의 문제 발언은 대구시민들에게도 모욕이다. 최근 광주를 방문한 황교안 대표는 시민들의 거센 반발도 있고 해서 상대적으로 원색적인 표현을 자제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대구가 텃밭이자 안방이라고 여긴 듯 하다. 자유한국당이 야심차게 준비한 대구 집회이니 지지층을 격발시키고 결집시키기 위해 더 자극적인 표현을 써야겠다고 의식했을 수 있다. 이전에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대중들에게도 생소한 용어의 등장은 이런 추론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이런 수준 이하의 표현은 보수성향 시민들에게도 반감을 부를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대구가 ‘나경원 막말’의 장소로 기억되면서 시민들의 자존심에도 상처를 남기게 됐다.

어찌 됐든 나 원내대표는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표현을 어쩌다 쓰게 됐는지 경위를 소상히 밝히고 최소한 일정 기간 자숙이라도 필요해 보인다. 물론 전혀 안 그럴 것 같지만.

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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