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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정의 농업수다] 통일트랙터로 대북제재가 해제 되나요?

작년 10월, ‘통일농기계품앗이운동본부’가 발족됐다. 농민들은 남북농민교류가 성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품앗이 운동을 준비했다. 품앗이란,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품을 지고 갚는 일이다. 통일트랙터 모금운동은 서로의 땀을 나누고 일손을 거들어주는 것을 북측 농민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은 17기 1차년도 2차 중앙위원회에서 하나가 열이 되고 열이 백이 되는 대중운동을 결의했다. 또한 전봉준 투쟁단 정신을 계승하여 통일트랙터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통일로 가는 우리 민족의 발걸음은 누구도 막지 못한다는 믿음으로 시작했다. ‘정말 농기계가 북으로 가는 건지, 정부도 못하는 사업을 민간이 할 수 있는 건지, 북과 협의는 되고 있는 건지’ 수많은 질문을 받았다. 현실적으로 부딪친 가장 큰 장애는 트랙터 1대당 4,000만 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였다.

순천 장날맞이 모금운동, 화순 칼갈이 모금운동, 영암 마을좌담회 모금운동, 충남 통일떡 나눔 모금운동, 강원 통일쌀 모금운동 등 전국 각지에서 통일트랙터 마련을 위한 모금운동이 전개됐다. 어른들은 쌈짓돈을, 아이들은 통일 저금통으로 십시일반 마음을 보탰다.

이렇게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농민교류를 바라는 마음이 모여 총 26대의 트랙터가 마련됐다. 그러나 대북제재가 문제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12일, 북의 핵 포기가 먼저고 대북제재 해제는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남북교류의 걸림돌은 미국이었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인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에서 열린 ‘4.27 노동자 자주평화대회 사전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통일 트랙터들이 개성으로 이어진 국도 위에 줄지어 있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인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에서 열린 ‘4.27 노동자 자주평화대회 사전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통일 트랙터들이 개성으로 이어진 국도 위에 줄지어 있다.ⓒ김슬찬 기자

대북제재는 결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다. 농민들이 통일트랙터를 준비했다고 하루아침에 남북농민교류 활로가 열리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가만히 있는다고 대북제재가 해제되는 것도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잘 해나가길 기다리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에 전농은 ‘평화와 번영, 자주통일’ 시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주체적 실천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대북제재 해제’를 통일트랙터 전면에 내걸어 남북관계 개선의 활로를 열어내기 위해 움직였다.

통일트랙터 운동은 북에 농기계를 지원해주는 사업이 아니다. 함께 농사짓자는 사업이다. 농민들은 개성공단처럼, 남북통일경작지를 조성하길 바란다. 이 경작지를 통일트랙터로 갈고 종자를 뿌려 함께 농사를 짓는 것이 농민들의 염원이다. 그러므로 통일트랙터는 남측 농민의 것도, 북측 농민의 것도 아니다. 평화와 번영, 자주통일을 바라는 8천만 겨레의 것이다.

“평화와 번영, 통일로 향하는 우리 민족의 전진을 누구도 막지 못하며 우리 민족이 할 일을 그 누구도 대신 하지 못한다.” 지난 4월, 통일트랙터 간담회에 참가한 각계대표가 발표한 평화 선언문의 한 대목이 바로 통일트랙터의 정신이다.

역사는 준비된 자에 의해 개척되며, 민중의 역동적 실천 없이 악은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 대북제재 해제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마음으로 준비한 통일의 마중물인 통일트랙터에 대해 벌써부터 보수언론은 종북 공세로 흠집 내기를 시작했다. 민중의 염원으로 모아진 통일트랙터가 품앗이 시동을 걸 수 있도록 국민의 힘이 보태지길 간절히 바란다.

홍수정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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