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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격화되는 미·중 무역전쟁, 장기적 안목으로 대처해야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갈등이 ‘전쟁’이라고 부를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중인 지난 10일 2000억 달러 규모의 대중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평균 관세는 12.4%에서 14.7%로 상승했다. 2017년에 3.1%에 불과했던 관세가 불과 2년 사이에 다섯 배에 육박하게 된 것이다. 

중국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중국은 “미국이 협상을 원하면 협상을, 전쟁을 원하면 전쟁을 마다하지 않겠다”면서 관영 언론을 통해 대화하면서 싸우는 것이 협상의 ‘뉴노멀(new normal)’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복관세나 무역 외 조치를 통해 미국과의 힘겨루기를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이어진 미·중 사이의 무역갈등은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이나 ‘아집’의 문제가 아니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패권적 지위를 점차 상실해 왔고, 중국의 부상을 인위적으로 억누르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에 도달해 있다.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중국 포위론’은 사실상 미국 조야의 합의라고 봐야 한다. 지금 무역 불균형과 관세 문제로 집중되어 있는 미·중간의 대결은 중국이 고개를 숙이거나 미국이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당장 과거 냉전 시기처럼 정치군사적 대결을 시작하지는 않겠지만 1980년대 일본이 그러했듯이 미국 패권을 재확인하는 쪽으로 움직이지도 않을 것이다. 당장은 경제적으로, 장기적으로는 정치군사적으로도 세계정세는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장기적 안목으로 대책을 마련해가야 한다. 

당장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로서는 양국의 무역 갈등에 유탄을 맞을 수 있다. 특히 미국이 대중국 무역제재를 감행하면 우리의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반도체, 철강, 화학 등 우리 주력 수출산업이 모두 힘겨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대증 요법에만 매달려서는 안된다. 우리 수출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이 탄탄하고 얼마든지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있다. 정부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야겠지만, 호들갑을 떨며 수출 대기업에 대한 특혜 조치를 남발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세계 경제 질서 재편의 시기에 걸맞은 전략적 안목을 갖추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내수 기반을 강화하고, 경제 전반의 불안정 요소를 줄여나가는 것이 그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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