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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교안 광주행, 반성 없는 가해자들의 피해자 코스프레

지난 3일 광주시민들로 부터 물병세례를 받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는 18일 광주 재방문 의사를 밝혔다. 예정돼있던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겠다는 것이다. 제1야당 대표로서 국가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니지만 반성 없는 가해자들이 광주시민들의 원혼을 달래는 자리에 서는 것 자체가 피해자들의 고통을 더하는 일일 수 있다. 우려스러운 행보다.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여할 자격이 따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참여할 자격이 없는 자를 선별해낼 수는 있다. 전두환 같은 학살의 주범들은 말할 것도 없고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면서 2차 가해를 하고 그들을 옹호하며 역사를 왜곡하려는 자들이다.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정확하게 이 기준에 들어맞는다. ‘여기가 어디라고’ 하며 분노하는 광주시민들의 입장이 그래서 옳다.

자유한국당은 전두환이 쿠데타로 만든 민주정의당의 후신이고 실제로 전두환에 의해서 키워진 사람들이 늙어 병들 때까지 큰소리치며 정치했던 곳이다. 5.18 진상조사 대상에 느닷없이 북한군 개입설을 끼워 넣는가하면 5.18 비하발언으로 국민적 분노를 산 이종명·김순례·김진태 의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놓고 이정도면 됐다고 을러대는 정당이다. 무슨 낯으로 5.18기념식에 참석하겠다는 건지 도무지 받아들이기 어렵다.

혹여나 일부러 광주시민들의 감정을 자극해 오물세례라도 자처해 광주고립, 보수재결집이라는 정치적 의도를 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공작정치와 심리전에 익숙한 공안검사 출신들이 지휘하고 있는 당에서 이런 정도 기획은 놀라운 일도 아니다. 이들이 정권을 잡았던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들이 자주 있었다.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을 자극해서 일부러 맞고 거꾸로 피해자 흉내를 내는 것이다. 황교안 대표의 광주행은 여러모로 몹쓸 의도에서 비롯됐다. 그냥 보고만 있어선 안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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