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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북한군으로 지목된 광주 시민군의 정체, 다큐 ‘김군’
다큐 ‘김군’
다큐 ‘김군’ⓒ스틸컷

1980년 5월 광주항쟁 당시 찍힌 한 장의 사진 속에는 카메라를 응시하는 한 청년의 모습이 담겨 있다. 강렬한 눈빛에서 많은 감정이 느껴졌다. 매서움, 불안함을 이겨내 보려는 어떤 의지, 분노, 정의감 등이 담겨 있었다.

극우 논객인 지만원 씨는 사진 속 청년을 북한의 지령을 받고 내려온 ‘제1광수’라고 지목했다. 광주항쟁 선봉에 섰던 이 의문의 청년을 북한군으로 둔갑시키며, 5.18광주민주화운동은 북한군 600명이 와서 저지른 폭동이기 때문에 민주화 시위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광주항쟁 당시 미 육군 501정보여단 방첩부대 소속 요원이었던 김용장 씨는 최근 북한군 600여명이 미군의 감시망을 피해서 들어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등 지만원 씨를 포함한 일부 보수 논객이 주장하는 루머들이 사실이 아님을 밝혔지만 자신들의 폭력과 강경진압에 명분을 얻으려는 자들은 여전히 루머를 재생산시키며 생존 시민군과 유가족에게 2차 피해를 입히고 있다.

다큐 ‘김군’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의 본질을 흐리는 근거 없는 루머들에 일일이 반박하기보다는, ‘제1광수’라고 지목된 청년의 모습이 담긴 한 장의 사진을 들고 1980년 5월 광주를 역추적해 들어간다. 정확한 자료와 현장 사진들, 그리고 광주 생존 시민군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사진 속 청년이 누구인지, 어떤 일을 했는지, 이름은 무엇인지, 어디 살았는지를 추적한다. 그리고 ‘제1광수’라고 지목된 청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제작진은 2015년 3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촬영을 진행하면서 수많은 광주 시민을 만났고 김군에 대한 퍼즐을 맞춰나가기 시작한다. 제작진이 생존 시민군들을 만나, 김군과 당시 광주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5.18의 아픈 역사를 다시 만나게 만든다.

계엄군에게 살해당한 시신 2구를 보고 충격과 분노에 휩싸여 시위대에 합류한 양동남씨(제36광수로 지목됨), 아버지가 운영하는 막걸릿집에 자주 왔던 청년이 바로 ‘김군’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제작진에 제보한 주옥씨 등 1980년 5월의 기억들이 열거된다.

카메라에 클로즈업 된 시민들의 얼굴과 떨리는 목소리는 그날의 트라우마를 느끼게 만든다. 또 우리가 얼마나 광주항쟁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는지, 광주항쟁에 대해 왜곡된 점들이 많았는지도 알게 된다. 그리고 ‘김군’에 대한 베일도 벗겨진다.

강상우 감독이 연출한 다큐 ‘김군’은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작품은 5월 23일 개봉된다.

김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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