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황교안 구미보 방문’ 이·통장 동원에 “정당 홍보 아니라 조사 안 한다”는 구미 선관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13일 오전 경북 구미시 선산읍 구미보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를 마친 후 4대강 보 철거 저지를 위한 행진을 하고 있다. 2019.05.13.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13일 오전 경북 구미시 선산읍 구미보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를 마친 후 4대강 보 철거 저지를 위한 행진을 하고 있다. 2019.05.13.ⓒ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13일 ‘민생투쟁 대장정’ 일환으로 경북 낙동강 구미보 현장 시찰에 나서면서 구미시 이장과 통장을 불법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황 대표의 방문에 따른 참여 협조를 구하는 문자가 수백 명에게 동시 발송된 정황까지 드러났지만, 정작 사정 기관인 구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본다”며 추가 조사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14일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에 따르면, 황 대표의 구미보 시찰 행사를 앞두고 구미시 이·통장연합회 회장 조 모 씨의 명의로 630여 명의 이·통장에게 “단합된 모습으로 현수막을 준비하고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구한다”는 내용의 문자가 발송됐다.

실제로 이날 구미보 현장에는 ‘현 정부로부터 구미보를 끝까지 지켜주십시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님 구미 방문을 환영합니다’, ‘생존권 위협하는 수문 개방 결사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등장했다.

공직선거법 제86조에 따르면 이·통장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홍보행위를 할 수 없다. 이를 어길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아울러 민주당 경북도당은 문자 발신자에 조 회장의 명의가 도용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조 회장이 해당 문자 내용을 모르고 있었던 점 ▲문자 발송 사실을 완강히 부인한 점 ▲630여 명에게 동시에 문자를 발송할 경우 대량 문자발송시스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점 ▲구미시 선산읍에서 농사를 짓는 63세 농민이 대량 문자발송시스템을 이용해 문자를 보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등을 들었다.

구미시 이·통장연합회 회장 조 모 씨의 명의로 630여 명의 이·통장에게 발송된 문자 내용
구미시 이·통장연합회 회장 조 모 씨의 명의로 630여 명의 이·통장에게 발송된 문자 내용ⓒ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 페이스북

민주당도 이에 대해 “황 대표가 관권선거라는 구태정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당 선관위의 철저한 조사와 황 대표의 입장 발표를 촉구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황 대표가 구미 지역 주민으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며 “(동원 문자 발송은) 명백한 관련 규정의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더욱 이상한 사실은 문자 발송 경위와 문자 내용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문자 내용상 60대 중반 고령의 노인으로 보이는 연합회장이 핸드폰으로 잘 사용하지 않은 특수문자에 장문의 안내문을 작성해 의심의 여지가 있다”며 “그 작성의 배후는 누구인지, 어디까지 관여돼 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민주당은 관련한 법률위반에 대해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선관위는 관권선거를 시도한 책임자와 사건의 경위에 대해 철저하고 신속한 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법적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13일 오전 경북 구미시 선산읍 구미보 위에서 시민드이 자유한국당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황교안 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 소속 의원, 시민들과 함께 구미보를 건너 낙동강 둘레길을 걸으며 4대강 보 철거 저지를 위한 행진을 했다.
13일 오전 경북 구미시 선산읍 구미보 위에서 시민드이 자유한국당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황교안 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 소속 의원, 시민들과 함께 구미보를 건너 낙동강 둘레길을 걸으며 4대강 보 철거 저지를 위한 행진을 했다.ⓒ뉴스1

구미 선관위 “황교안 방문 특정 정당 홍보 행사 아냐...추가 조사 계획 없어”

하지만 구미시 선거관리위원회(구미 선관위)는 “황 대표의 방문은 특정 정당 홍보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구미 선관위 관계자는 15일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의 구미보 방문을 저희는 ‘4대강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의견 수렴 회의’ 성격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조치를 취해야 할까 싶어 상급기관인 경상북도 선관위와 협의했다”며 “현재 나온 것만으로 취합하면 그런(정당 홍보) 행사 성격으로는 안 본다는 의견을 (경상북도 선관위에서) 저희도 들었다”고 말했다.

구미 선관위 관계자는 ‘불법 인원 동원 의혹에 대해 추가 조사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추가 조사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황 대표의 당시 구미보 방문이 ‘문재인 정부 규탄’ 성격의 행보였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가치판단의 영역이 들어갈 것 같은데 저희가 판단하기는 힘들다”며 “보는 사람에 따라 그런(정부 규탄) 성격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현안 청취 행사’라는 식으로 보고 있다는 것밖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황 대표는 지난 13일 구미보 앞에서 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4대강 보를 없애겠다는 것인지,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을 벌이고 있다”며 “이 정권의 막무가내 보 파괴를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또 “문 대통령은 좌파 환경단체의 말만 듣지 말고 분노한 지역 민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4대강 보 파괴는 민생 파괴, 농업 파괴, 지역경제 파괴임을 명심하고 즉각 중지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김도희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