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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갑질에 쓰러진 학교비정규직
부산시 교육청 자료사진.
부산시 교육청 자료사진.ⓒ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부산의 A 고등학교에서 교사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한 교육공무직 노동자가 교사의 계속되는 모욕성 발언에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학교비정규직 노조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 등에도 학교 현장에서 갑질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학교 현장 진짜 달라졌나?
A 학교 사례로 보는 갑질 논란
‘등 돌려 앉아라’가 보호대책

15일 전국학비노조 부산지부에 따르면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B 씨는 지난달 12일 교직원 화장실에서 교사 C 씨에게 “왜 선생님으로 명패를 만드나. 선생님 아니잖아, 근거 있어”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날 점심시간에도 B 씨는 C 씨로부터 “당신 선생님 아니잖아. 보조잖아. 보조” 등의 말을 들어야 했다.

부산시 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내려보낸 교육실무직원 관리종합계획을 보면 교육공무직에 대한 호칭을 ‘선생님’ 등 기관 실정에 따라 상호 존중해 사용토록 하고 있다. 직종 명에도 ‘보조’용어는 사용을 금지했다. 이를 알고 있는 B 씨는 인격적 모멸감에 학교 측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C 씨의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B 씨는 주장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B 씨는 가족에게 괴로움을 토로했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됐다. 이를 보다 못한 B 씨 가족은 교육청에 C 씨를 갑질 가해자로 신고했다. 이에 부산시 교육청 감사관실도 30일 현장을 직접 찾아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공간 분리 등 A 씨를 배려한 후속 조치는 없었다. B 씨와 C 씨는 서로 마주보는 장소에서 계속 근무하는 상황이었다.

학교 측도 B 씨의 요구를 수용하기보다 두 사람의 등을 돌린 채 앉게 하려 하거나 일단 화해부터 시도했다. 이를 압박으로 느낀 B 씨는 스트레스에 결국 8일 오전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됐다. 바로 치료를 받아 다행히 퇴원했지만, 이날부터 B 씨는 학교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A 고등학교의 교장은 취재진에 “출장 중이어서 대응이 조금 늦었다. 우연히 두 분이 얼굴을 마주보는 위치에 있기에 좌석을 바꿔서 등을 돌리도록 한 것”이라며 학교 측의 조치를 해명했다. 그는 교사 C 씨의 사과 의사를 B 씨에게 전달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사 C 씨는 정작 B 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시 교육청의 감사 결과에 따라 최종 갑질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부산시 교육청은 “양측에 대한 진술을 들었고, 엇갈린 부분도 나와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학교에 분리 등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결과 발표는 주변의 조사나 법률검토가 필요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승의날인 15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지부가 부산시 교육청을 찾아 갑질 대응 매뉴얼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스승의날인 15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지부가 부산시 교육청을 찾아 갑질 대응 매뉴얼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민중의소리

“불이익, 보복” 걱정해야하는 교육공무직원들

B 씨의 사례와 같은 학교 현장의 갑질 논란은 공개되지 않았다뿐이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학비노조가 스승의 날을 맞아 부산지역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육공무직원 529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갑질의 심각성’ 질문에 응답자의 78.3%가 “매우 심각하거나 약간 심각하다”고 답했다. 갑질 경험도 ‘직접 느꼈다’고 답한 비율이 65%에 달했다. 주변 지인과 동료 사례를 통해 경험한 것은 25.5%였다.

갑질의 형태는 ‘사적 혹은 부당 지시, 과도한 업무지시’가 46.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격모독, 비하, 무시’ 19.8%, 휴가 제한 19.8%, ‘반말, 폭언’ 7.8% 등이었다. 지난 1년간 갑질 사례를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51.8%가 “있다”고 밝혔다.

갑질을 당한 이후에도 참는 이유로는 ‘불이익, 보복 우려’가 36%로 가장 컸다. ‘원활한 관계유지 차원(23.8%)’, ‘마땅한 대응수단이 없다(18.3%)’, ‘신고해도 해결되지 않는다(14.8%)’ 라는 의견도 있었다. 해결 대책으로는 ‘비정규직이라는 차별 신분제도를 없애야 한다(31.8%)’, ‘상호존중 문화정착(31.8%’, ‘갑질 예방교육 및 인식개선(16.3%), ‘가해자 징계 등 처벌강화(14%)’ 등을 요구했다.

스승의날인 15일 부산시 교육청을 찾아 이 결과를 공개한 학비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공공분야 갑질 근절종합대책과 가이드라인까지 내놨지만, 여전히 교육공무직원들은 현장에서 온갖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며 “B 씨의 사례도 다르지 않다. 교육청이 공간 분리와 법률지원 등 즉각 보호조치를 실시하고 조사결과를 신속하게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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