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경찰총장’ 윤 총경, 뇌물죄·청탁금지법 위반 ‘무혐의’..직권남용만 기소의견 송치
자료사진.
자료사진.ⓒ제공 : 뉴시스

경찰이 가수 승리와 유리홀딩스 전 대표 유 모 씨 등의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리며, 이들과 유착 관계를 형성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은 윤 모 총경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한다. 뇌물죄는 접대의 대가성을 확인하지 못해, 청탁금지법 위반에 관해서는 윤 총경이 접대받은 금액이 현행법 상 형사처벌 기준에 미치지 못해 기소하지 않기로 하고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넘긴다.

15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윤 총경 유착 의혹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지난 3월 언론을 통해 드러난 윤 총경 유착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전담팀을 구성하고 약 2달간 수사를 진행해 왔다.

수사 결과, 지난 2016년 윤 총경은 사업가 지인으로부터 유 씨를 소개받았다. 이후 유 씨를 통해 승리 등과 친분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7월, 승리와 유 씨가 함께 운영하던 라운지바 '몽키뮤지엄'은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경찰에 적발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라운지바를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후 유흥업소처럼 불법 운영했다고 한다. 이를 적발한 강남경찰서는 영업담당자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윤 총경이 유 씨 측의 부탁을 받고 친분이 있는 강남경찰서 경찰에게 사건 처리 진행 상황을 알아봐 달라고 요청한 것을 확인했다. 윤 총경은 당시 강남경찰서 경제팀장 B 경감에게 단속 관련 내용을 문의했고, B 경감은 사건 수사 담당자인 강남경찰서 경제팀 소속 C 경장을 통해 사건 내용을 전달받았다. 이후 B 경감은 단속 사실 및 사유에 대해 윤 총경에게 알려줬고, 윤 총경은 지인을 통해 유 씨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경찰은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 윤 총경 및 B 경감, C 경장의 휴대전화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윤 총경과 B 경감이 직무상 권한을 남용하여 수사사항을 알려줄 의무가 없는 C 경장으로 하여금 관련 내용을 누설토록 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윤 총경을 B 경감과 함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C 경장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공무상 비밀누설 죄에서는 비밀을 누설한 사람에 대한 처벌 규정만 있어, 이를 들은 윤 총경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외국인 투자자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클럽 버닝썬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클럽 버닝썬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한편, 윤 총경은 2017년 10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유 씨와 식사 6회, 골프 라운딩 4회를 함께 했다. 또 유 씨를 통해 3회에 걸쳐 승리 등의 콘서트 티켓을 제공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윤 총경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그러나 수사 결과 윤 총경이 유 씨 등으로부터 받은 접대 금액이 청탁금지법에서 정한 형사처벌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해당 혐의에 대해서는 윤 총경을 최종 불기소 의견(무혐의)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윤 총경의 뇌물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통신 내역과 금융 거래 기록 등을 광범위하게 분석했다.

2016~2019년 간의 윤 총경 개인 휴대전화와 업무용 휴대전화, 유 씨와 승리의 휴대전화, 유 씨를 윤 총경에게 소개한 지인과 관련 경찰관들의 휴대폰을 압수하여 포렌식하고 통화 내역을 분석했다. 또 윤 총경 본인의 계좌, 카드 사용내역, 현금 영수증 내역, 항공권 구매 내역과 결제자 등을 확인했다. 윤 총경 친인척의 계좌와 현금영수증 내역 일부도 조사했다.

유 씨의 법인 계좌와 법인 카드 사용 내역, 차명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하고 상품권 및 선물세트 구매 및 수령자까지 확인했다. 이와 함께 유리홀딩스 사무실과 승리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윤 총경 배우자 김 모 경정과 사업가 지인 등을 포함해 총 50여명을 조사하기도 했다. 윤 총경과 유 씨 등이 함께 간 골프장·식당에 대한 탐문수사, 통화 기지국 비교 등도 진행했다.

외국인 투자자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클럽 버닝썬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포승줄을 하고 경찰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클럽 버닝썬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포승줄을 하고 경찰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그럼에도 경찰은 윤 총경의 위법 사실을 특정하지는 못했다.

'뇌물죄' 성립과 관련해 입증해야 하는 '직무관련성', '대가성' 중, 유 씨와 윤 총경 간 '직무관련성'은 확인했으나 '대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윤 총경의 라운지바 사건 개입 시점과 최초 골프 접대 시점이 1년 이상 차이가 나고, 당시 윤 총경의 직책, 접대 금액과 횟수, 윤 총경이 일부 비용을 부담한 점, 접대 시점에 별도 청탁이 없었던 점으로 보아 대가성이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청탁금지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윤 총경이 유 씨로부터 접대 받은 금액이 2년에 걸쳐 총 268여만원 정도라, 현행 법에서 규정하는 형사 처벌 기준인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내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아 무혐의로 봤다.

다만, 윤 총경이 유 씨로부터 접대받은 사실이 청탁금지법 상 과태료 처분대상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여 경찰 내 청문감사부서에 통보해 과태료 등을 물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보통 과태료는 수수한 금액에 2~5배 정도를 내게 되며, 청문 감사부서에서 절차에 따라 처리를 하면 법원에서 과태료 처분 통지를 하게 된다.

이날 경찰 관계자는 "윤 총경 유착 사건 수사가 1차적으로 끝났다. 아직 수사가 마무리 된 것은 아니다. 보다가 단서가 나오면 당연히 그 부분에 대해 수사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희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