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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에서의 불장난을 중단하라

중동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15일 이란과 인접한 이라크에서의 공무원 철수령을 내린 데 이어, 독일과 네덜란드도 이라크에서의 임무를 중단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예멘 후티 반군에 의한 석유시설 공격이 일어났다. 미국과 사우디는 이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이에 앞서 미국이 최대 12만명의 병력을 중동에 파견할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도를 부인하면서도 “만약 그런 계획을 검토한다면 훨씬 더 많은 병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말해 더 큰 우려를 만들어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정책은 이란을 조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지역의 동맹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핵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이란의 원유 수출을 완전히 봉쇄했다. 이는 이란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가고 세계 경제에 혼란을 조성하는 행위다.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는 아무런 합리적 맥락도 없다. 이란은 핵 합의를 잘 지켜왔고 이는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도 인정해 온 일이다. 이란의 원유 수출을 봉쇄한 건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통하지 않은 미국 국내법에 따른 조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무조건적인 친 이스라엘 정책을 고집한다. 미국은 그야말로 제멋대로 힘자랑을 하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때 내세웠던 ‘고립주의’와는 정반대다.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무엇인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 그가 수시로 내놓는 트위터 메시지는 혼란하며 과장과 ‘가짜 뉴스’가 뒤섞여 있다. 하지만 그의 곁에서 외교안보정책을 조율하고 있는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수십년 동안 군사력을 앞세워 세계를 ‘미국화’하려 한 네오콘의 대표적 인사다. 논란이 되었던 12만명 파병 계획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는 게 정설이다.

긴장이 높아지고 갈등이 격화되면 결국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과거 미국의 공화당 정권과 볼턴 류의 인사들이 이라크 침략을 감행했던 과정도 그랬다. 하지만 이란은 이라크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강국이며 미국의 지위도 과거와는 다르다. 미국이 행사해왔던 국제사회에서의 정치·도덕적 리더십은 이미 붕괴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정치계의 ‘문제아’가 된 지 오래다. 미국이 전쟁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꼭 승리하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뜻이다.

이대로 계속 간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실패했던 부시 행정부의 뒤를 따르게 된다. 그것은 세계에게 불행이며, 미국 스스로에게도 커다란 불행이 될 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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