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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앞두고 ‘전두환 공덕비’ 철거 촉구하는 상징의식 열려
17일 오전 포천시 전두환 공덕비 철거를 촉구하는 상징의식의 모습.
17일 오전 포천시 전두환 공덕비 철거를 촉구하는 상징의식의 모습.ⓒ이명원 제공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포천시민들이 군사독재의 잔재이자 대표적 흉물로 손꼽히는 '전두환 공덕비' 철거를 시 측에 촉구했다.

17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축석검문소 인근에서 민중당 포천시위원회 주최로 '전두환 공덕비철거 촉구' 상징의식이 열렸다. 민중당 포천시위원회 당원 5명은 전두환 공덕비에 흰 천을 감싸고, 전두환의 사진과 그의 부인 이순자 씨의 발언인 '민주주의 아버지'가 담긴 현수막을 걸었다. 그리고 이들은 현수막에 붉은 페인트가 묻은 공을 던졌다.

이날 행사 진행을 맡은 민중당 포천시위원회 이명원 위원장은 "군사독재의 잔재가 청산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5.18에 대한 망언과 역사적 퇴행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전두환 공덕비 하나조차 철거하지 못해서는, 역사의 정의가 바로 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은 자신의 범죄행위에 대해 국민들 앞에 진심으로 사죄한 적이 없고, 그의 공범자들은 5.18 북한군 개입설을 이야기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그들이 아직까지도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서 떵떵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분개했다.

이 대표는 포천시 한 공무원의 '부끄러운 역사도 보전할 가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언급하며 "진정으로 (전두환 공덕비) 보전의 가치가 있으려면, 역사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역사적, 법률적 단죄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포천시 소흘읍 축석검문소 맞은편에 세워져 있는 '전두환 공덕비'.
포천시 소흘읍 축석검문소 맞은편에 세워져 있는 '전두환 공덕비'.ⓒ민중의소리

'전두환 공덕비'는 지난 1987년 12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43번 국도를 확장·포장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공덕비는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 축석검문소 맞은편에 5m 높이로 세워졌다. 이곳은 포천시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이 통과하는 교차로다.

공덕비에는 전두환이 친필로 쓴 '護國路(호국로)'란 글씨가 한자로 새겨져 있다. 비석 아래 현판에는 "개국 이래 수많은 외침으로부터 굳건히 나라를 지켜온 선열들의 거룩한 얼이 깃든 이 길은 전두환 대통령 각하의 분부로 건설부와 국방부가 시행한 공사로서, '호국로'라 명명 하시고 글씨를 써 주셨으므로 이 뜻을 후세에 길이 전한다"는 찬양 문구가 담겨있다.

해당 공덕비에 대해 포천 시민사회는 줄곧 철거 요구를 해왔다. 지난해 5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철거 요구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포천시와 국토교통부는 민원을 서로에게 미루면서 철거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시민단체에 거듭된 철거 요구가 이어지자, 포천시는 철거 대신 전두환 공덕비 하단부 녹색 현판만 철거하는 것, 공덕비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해 포천시의회에 전두환 공덕비 이전을 위한 예산안이 올라왔으나, 찬반이 갈려 결국 삭감됐다. 포천시는 전두환 공덕비를 철거하기보다는 이전하는 것을 고려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전두환 공덕비에 걸린 현수막 하단에는 다음과 같이 적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다. 전두환은 아직까지 국민 앞에 사죄하지 않았다. 자신의 학살 범죄를 자위권 발동이었다고 주장하고, 이순자는 '전두환은 민주주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 모든 역사적 퇴행은 독재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대관절 이 공덕비가 어떤 보존의 가치가 있다고 하여서 아직까지 철거하고 있지 않는 것인가? 서울 경복궁을 가로막았던 '중앙청'을 철거하였듯이, 동물원이었던 '창경원'을 '창경궁'으로 복원시켰듯이 축석고개에 자리잡고 있는 '전두환 공덕비'를 즉각 철거하라"

17일 오전 전두환 공덕비에 걸린 현수막 하단에 적힌 글귀.
17일 오전 전두환 공덕비에 걸린 현수막 하단에 적힌 글귀.ⓒ이명원 제공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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