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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김학의 구속’…검찰은 ‘집단성폭행’ 의혹 밝힐 마지막 기회 잡을까?
건설업자 윤중천 씨 등으로부터 1억6천여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와 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검찰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건설업자 윤중천 씨 등으로부터 1억6천여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와 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검찰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구속됐다. 법원은 지난 16일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이나 도망 염려가 있다”라며 영장을 발부했다. 2013년 ‘별장 성범죄’ 의혹 관련 수사가 시작된 지 6년 만의 성과다.

김 전 차관의 신병이 확보됨에 따라 이 사건 진상 규명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김 전 차관의 영장에 성범죄가 아닌 뇌물 수수 혐의가 적시된 만큼 최소한의 여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지난 13일 건설업자 윤중천 씨 등에게 1억 7천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로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윤 씨가 동원한 여성들과 성관계를 맺은 부분을 뇌물인 ‘성 상납’으로 영장 혐의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산하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김영희 총괄팀장이 재조사 중인 사건 관련 수사검사 일부가 조사 활동에 압박을 행사하고 있다며 엄정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오른쪽은 진상조사단 조영관 변호사. 2018.12.19.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산하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김영희 총괄팀장이 재조사 중인 사건 관련 수사검사 일부가 조사 활동에 압박을 행사하고 있다며 엄정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오른쪽은 진상조사단 조영관 변호사. 2018.12.19.ⓒ뉴시스

김 전 차관의 구속까지 검찰은 많은 길을 돌아왔다. 검찰은 지난 2013년, 2015년 김 전 차관의 집단성폭행(특수강간죄)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당시 김 전 차관의 모습이 담긴 ‘별장 동영상’, 피해 주장 여성의 증언 등으로 국민적 의심은 계속됐다.

지난해 4월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재수사 권고로 이 사건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대검찰청 산하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조사를 거쳐 김 전 차관의 뇌물 수수, 김 전 차관 임명 과정에서 청와대의 수사외압 등 혐의에 대한 본조사 권고를 과거사위에 요청했다.

진상조사단의 조사에서도 한계는 있었다. 김 전 차관과 윤 씨에게 집단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은 조사 과정에서 ‘왜 피해 직후 바로 신고 안 했냐’ 등의 질문을 받는 등 2차 가해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때문에 조사팀이 한 차례 교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또 조사단들은 당시 수사 검사 일부가 수사외압을 행사했다고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조사단 총괄팀장을 맡은 김영희 변호사는 “조사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하자 일부 위원은 ‘조사단 활동 기한이 연장되면 사표를 쓰겠다’라고 하고 ‘사건에 대해 욕심내지 마세요’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강제수사권이 없는 조사단은 이 사건 본류인 김 전 차관과 윤 씨의 집단성폭행 의혹 관련 증거를 추가로 확보하지 못해 직접적인 수사 권고 대상에 포함하지 못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폭행 및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재수사할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의 여환섭 수사단장(청주지검장)이 1일 서울 동부지검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폭행 및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재수사할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의 여환섭 수사단장(청주지검장)이 1일 서울 동부지검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우여곡절 끝에 이 사건 재조사에 착수한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뇌물 혐의 수사를 통해 집단성폭행 의혹을 규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범했다.

성범죄 의혹과 관련한 혐의는 적용도 못 한 게 현실이다. 10년 전 사건이라 물적 증거도 충분치 않다. 김 전 차관은 지난 두 차례 조사에서 ‘별장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은 자신이 아니다’라며 ‘윤중천과 모르는 사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수사단이 이 사건 본질인 별장 성범죄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피해자 진술뿐 아니라 피의자 진술의 신빙성 또한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씨를 모른다”라던 김 전 차관은 지난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윤 씨와 모르는 사이는 아니”라고 진술을 번복했다.

지난 2014년 “김 전 차관과 함께 고소인과 성관계를 갖거나, 고소인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한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지만, 지난 4월 “동영상 속 남성은 김 전 차관이 맞고 본인이 직접 촬영했다”라고 말을 바꿨다.

앞으로 수사단은 구속된 김 전 차관을 소환해 성범죄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다. 우선 수사단은 이날 윤 씨를 소환해 김 전 차관과 집단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력의 노리개로 살지 않게 해달라”라는 피해 주장 여성의 절규를 두 번이나 외면했던 검찰이 진실을 밝힐 마지막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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