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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3년여 만에 승인…800만불 공여도 추진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승인 등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승인 등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공단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이 17일 마침내 승인됐다.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의 초법적 개성공단 폐쇄조치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개성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개성공단에 투자한 기업인들이 지난 4월 30일 신청한 자산점검을 위한 방북을 승인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기업들의 방북이 조기에 성사되도록 지원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우리 국민의 재산보호 차원에서 이번 기업인들의 방북을 승인하게 됐다"며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자산점검 방북이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공장점검을 위한 방북은 국민의 기본권"이라며 통일부에 9번째 방북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정부는 민원처리 시한인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승인 결정을 내렸다.

방북 승인 인원은 신청서에 이름을 올린 기업인 193명 전원이다. 함께 신청을 한 정치인 8명에 대해서는 보류했다. 이 대변인은 "이번에는 직접당사자가 되는 기업 측만 먼저 방북을 해서 자신들의 자산을 확인하고 오는 것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기업인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만 5차례에 걸쳐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을 신청했지만 모두 반려된 바 있다. 정부는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미국과 꾸준히 의견조율을 시도했으나 미국이 난색을 표하면서 기업인들의 방북은 기약 없이 미뤄져왔다.

대북제재와 무관한 기업인들의 방북은 애초에 미국의 사전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 아니다. 그럼에도 통일부는 "제반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승인을 유보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면서 기업인들의 애를 태웠다. 비대위는 "미국 눈치 좀 그만 보라"고 호소했다.

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과는 기업인의 자산점검 방북 추진의 취지나 목적, 성격 등 필요한 내용들을 공유해왔다"며 "미국도 우리 측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서야 방북을 승인한 배경에 대해 "(공단이) 중단된 지 3년이 지났다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했다.

정부의 승인 여부를 기다리던 개성공단 비대위는 입장문을 내고 "만시지탄이지만 크게 환영한다"면서도 "그동안 미국을 지나치게 의식해 유보 조치를 해왔던 것은 국민 재산권 보호에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개성공단 방문 허용을 촉구하는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자료사진)
개성공단 방문 허용을 촉구하는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자료사진)ⓒ뉴시스

국제기구 통한 800만달러 대북공여 추진…"직접지원도 검토"

이밖에도 정부는 2년간 미뤄져왔던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지원을 본격 재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 대변인은 "정부는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해 나간다는 입장하에 우선 세계식량계획(WFP), 유니세프(UNICEF)의 북한 아동, 임산부 영양지원 및 모자보건 사업 등 국제기구 대북지원 사업에 자금 800만달러(한화 약 95억원) 공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17년 9월 국제기구의 대북 모자보건·영양지원 사업에 남북협력기금에서 800만 달러를 공여하기로 의결했지만 계속 집행하지 못한 바 있다. 북한의 식량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제기구를 통한 밀가루 제공 등 대북 영양지원에 대해서는 일단 기존에 정한 방침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의결 등 필요한 절차를 다시 밟을 예정이다. 아울러 쌀 제공 등 현재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 중인 대북 식량제공 역시 직접 및 간접 방식에 대해 모두 가능성을 열어놓고 지속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대변인은 "대북 식량지원 문제는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 또는 대북 직접지원 등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북측의 반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변인은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승인을 비롯한 대북지원 방침에 대해 북측에 의사를 타진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것들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다 해 나가겠다"고만 언급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이 식량농업기구(FAO)와 최근 공동 조사·발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 표지
세계식량계획(WFP)이 식량농업기구(FAO)와 최근 공동 조사·발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 표지ⓒ해당 보고서 표지 캡처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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