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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비로 학생들 고소한 동국대 전 총장 보광 스님에 무죄 준 대법원
한태식(보광 스님) 동국대 전 총장
한태식(보광 스님) 동국대 전 총장ⓒ동국대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데 들어간 변호사 비용을 교비로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국대 한태식(보광 스님) 전 총장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업무상횡령·사립학교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장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한 전 총장은 재직 시절인 2016년 4월 이 학교 안드레 전 총학생회장 등 학생 4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학교 교비 550만 원을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학생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이 한 모임에서 보광을 총장으로 결정했다, 보광은 총장 4수 하면서 돈을 많이 썼다, 보광은 자승에게 위스키를 선물했다’라는 등 총장 선출 과정의 종단 개입과 개인 비리 등을 문제 삼는 취지의 글을 올려 고소당했다.

1심은 한 전 총장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립학교의 교비를 학교 교육에 직접 필요한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에 사용할 수 없다”라며 “이 사건 변호사 수임 비용은 학교 교육에 직접 필요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개인 혹은 학교법인이 부담해야 할 변호사 비용은 교비 회계에서 지출한 행위 그 자체로 업무상 횡령죄 및 사립학교법 위반죄에 해당한다”라며 “엄격한 용도의 제한이 있는 교비 회계를 전용한 것은 죄질이 가볍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2심은 한 전 총장에게 범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며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변호사 비용이 학교법인 회계가 아닌 교비 회계에서 지출한 데에는 학교 회계비용 지출처리 담당자의 업무상 착오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봤다.

이어 “변호사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한 것에 대해 한 전 총장이 사전에 이를 지시했거나 사후에 이를 승인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자료가 없다”라며 고의가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도 원심이 옳다고 봤다.

이번 판결에 안 전 총학생회장은 “총장 명의로 개인 명예훼손 변호사 비용을 교비로 지출했는데, 직원들이 알아서 한 것이며 총장은 모른다고 해서 무죄를 준다면, 과연 횡령의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로 인해 총장이 교비로 학생을 고소하는 행위가 만연해질 것이며, 부정부패 총장의 학생 탄압에 정당성이 부여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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