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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형의 식물칼럼] 나는 식물인간을 꿈꾼다
식물의 생존
식물의 생존ⓒgoogle

신록의 계절이다. 여름꽃이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계절을 재촉하는 비를 흠뻑 즐기며 파릇함을 뽐내는 잎들이 절정인 때이다. 인간은 오래 전부터 식물에 관심이 많았고 식물의 생존에 팔 걷어 부치고 나섰다. 특히나 꽃은 인간을 매료시켰는데 꽃을 기억하는 조상들은 얼마 후 그곳에서 열매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니 식물에 관심이 많은 조상들의 유전자가 살아남은 것은 당연하다. 식물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삶에 함께 해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정원을 꾸며 애지중지했다. 특히나 연꽃은 세계적으로 인기가 좋아서 신전의 기둥이나 창에 새겨졌고 불교에서는 진리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꽤 오랫동안 식물은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감각도 생각도 못하는 하등한 존재로 여겨왔다. 하지만 식물학자들의 끈질긴 노력덕분에 식물 생태의 비밀이 많이 알려졌다. 신성시하던 꽃의 역할도 알려졌다. 크리스티안 슈프렝겔이 꽃은 인간을 위해 핀 것이 아니라 수분매개자를 유혹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하여 큰 반향과 동요를 일으켰고, 진화론자 다윈도 각각의 꽃에는 그에 딱 맞는 중매쟁이가 있다는 걸 알아냈다.

지구에서 무기물을 유기물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것이 식물이다. 이들의 광합성 능력이 없다면 생물들은 굶어 죽을 것이다. 식물은 인간과 동물에게 의식주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희망과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그럴 수 있는 것은 이동하지 못하는 약점을 가지고도 치열하게 인내하고 변신해 결국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식물의 생존은 처절하기에 감동적이다. 모든 조건과 환경을 거쳐내어 지구를 정복했다. 적도 지방에도 히말라야에도 심지어 대양 깊은 곳에서도 그들은 살아낸다.

그러기에 코마상태의 인간을‘식물인간’이라고 부르는 것은 큰 잘못이다. 식물의 삶에는 우리가 미처 모르는 많은 비밀이 있기에. 그리고 식물은 동물보다 더 능동적이고 현명하게 살아내므로.‘식물인간’이라는 영예의 타이틀은 가장 능력 있고 어떤 환경에서도 생존하고 자신의 터전을 최적으로 바꾸는 인물에게 헌정되어야 한다. 그 인물은 삶을 독자적으로 영위하고 모자람 없이 지내며 공동체를 가꾸고 이끌며 자신의 풍부한 자원을 인류를 위해 베풀 수 있는 존재이다.

우리 각자는 식물처럼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자신 안에 행복과 인내와 변신의 씨앗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식물의 일생은 인생과 맞닿아 있으며 전장 같은 삶에서 든든한 나침반과 무기가 되어 준다. 식물의 번영이 그것을 증명한다. 순간순간 삶의 도전에 응전해야 하는 우리는 고달프고 힘들다. 하지만 이동하지 못하는 식물만큼 힘들까? 우리는 식물의 지혜를 훔쳐내어 배울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삶에 적용해야 한다. 식물의 지혜의 빛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그렇게 우리는 성공과 행복과 평화를 움켜쥘 수 있다. 끝.

최문형 철학박사
현재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자의누리 경영연구원에서 한중일비교연구팀 팀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철학박사, 문학박사이며 동대학 번역ㆍTESOL대학원을 나왔습니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수학했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성결대,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에서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20년간 동서양의 철학사상을 연구하며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연구한 결과 2018, 2019년 연속으로 '마르퀴즈 후즈후 인 더 월드’ 에 등재되었습니다. ( 마르퀴즈 후즈후 인 더 월드(Marquis Who's Who in The World)는 미국 인명정보기관(ABI),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와 함께 세계 3대 인명사전으로 꼽히며 1899년부터 매년 정치·경제·과학·예술 등 각 분야의 최상위 전문가를 선정해 발행하고 있습니다.)

저서
『식물처럼 살기』, 최문형 지음, 사람의 무늬, 2017.
『유학과 사회생물학』, 최문형 지음,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17.
『겨레얼 살리기』, 최문형 지음, 경인문화사, 2019.

강좌 해설 및 커리큘럼 보기 http://reurl.kr/21034B94QH

○ 6월 18일. 매주 화요일 오후 7시/10주차 (7월 30일, 8월 6일은 휴강)
수강신청서 작성 http://reurl.kr/203322E9FM

최문형의 식물 11계명


1계명 길가의 풀들에게 시선주고 귀 기울이기
도시의 보도블록 틈새에서, 열악한 삶의 조건 속에서 당당히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만드는 풀들을 가만히 살펴보고 귀 기울여 보세요. 우리의 고민과 아픔은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계명 신성한 나무, 고귀한 꽃과 희망과 감동 나누기
예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나무와 꽃은 우리 마음을 훈훈하게 해고 매혹시키지 않았습니까? 꽃과 나무와 함께하면 희망과 감동은 우리 것이 됩니다

3계명 생명의 근원인 나무처럼 아낌없이 주기
나무처럼, 어머니처럼 언제나 모든 것을 다 주기는 힘들지만 틈틈이 형편되는 대로 내가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나누면 어떨까요? 물질일수도 마음일수도 위로의 말, 따뜻한 눈빛일 수도 있습니다.

4계명 꽃처럼 유혹하고 보답하며 살아남기
식물은 자기 힘으로 결혼할 수 없기에 각종 유익한 선물을 마련해 두고는 중매장이인 곤충, 동물, 인간들에게 보답을 합니다. 그래서 지구상 생물들은 식물들의 결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요. 우리를 돕는 손길에 보답한다면 식물처럼 생존해 낼 수 있을 거에요

5계명 치밀한 전략전술로 전장에서 이기기
움직이지 못하는 나약한 식물이지만 각종 화학물질, 애벌레의 천적인 땅 속과 땅위의 지원군, 개미 같은 주둔군을 활용해 자기 생명을 지켜냅니다. 하지만 적을 끝까지 쫓아가 완전히 박살내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가장 적절한 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가장 적당한 수준까지 적을 물리칩니다. 우리도 살아내기 위해 이러한 식물의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겠지요.

6계명 다른 생명들과 욕망 나누고 도우며 어울려 살기
식물은 다양한 환경 속에서 여러 생명체들과 공존합니다. 한 곳에 오랫동안 뿌리내리고 사는 나무는 그 일대 생태계의 주인이 됩니다. 둥치에도 뿌리에도 수많은 종들이 기대어 삽니다. 우리도 서로서로 배려하고 공존한다면 행복하게 살 수 있겠지요?

7계명 환경에 자유자재로 적응하고 시련 속에서 인내하고 변신하기
식물은 햇빛이 모자랄 때, 수분이 부족할 때, 공기가 부족할 때, 너무 더울 때, 양분이 모자랄 때 자신을 변화시켜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위기를 극복해 갑니다. 식물의 지혜롭고 끈질긴 생명력은 자신도 변화할 뿐 아니라 환경까지도 변화시키는 힘을 지닙니다.

8계명 하늘을 동경하고 땅에 굳건히 터 잡기
식물은 하늘을 향하고 땅에 뿌리를 둡니다. 몸통의 길이만큼 땅에 뿌리를 박습니다. .인간도 식물처럼 이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삶의 터전을 단단한 땅에 박고 우리 꿈은 하늘에 올려두어야 합니다. 꿈이 높을수록 현실은 더 깊어야 한다. 그래야 식물처럼 나무처럼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됩니다.

9계명 순응하고 자족하며 찰나와 영원을 살기
식물은 죽음을 삶처럼 살고 삶을 죽음처럼 삽니다. 식물들은 죽음과 삶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면서 죽음을 슬퍼하지도 않고 삶을 환희로워 하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히 살고 죽고 나고 자라고 한다. 우리는 식물에게서 이러한 담담함을 배울 수 있습니다.

10계명 모험을 두려워 않고 적절한 때에 가능성의 씨앗을 싹틔워 키우기
씨앗이 열매가 되어 다시금 씨앗을 남기려면 땅을 헤치고 나오는 용기, 옹골차게 힘을 모아 열매와 씨앗을 기르는 노력, 그리고 만들어진 씨앗을 멀리멀리 내보내는 결단이 따릅니다. 사람도 씨앗의 능력을 지닌 존재입니다. 가장 적절한 때에 자신의 꿈을 싹틔워 키워내야 합니다.

11계명 영혼을 발화하여 당당하고 아름답게 살기
씨앗이 씨앗을 다시 만드는 것은 생명의 전달과 전파이고, 인생에 비유하면 꿈의 실현입니다. 이 꿈은 바로 공감과 연민과 배려입니다. 식물의 씨앗들이 싹이 트면 수많은 생명체를 먹이고 기쁨을 주는 것처럼, 인간의 마음속에 지닌 사랑의 씨앗도 열매를 맺으면 모두에게 행복을 줍니다. 두려워 말고 당당하게 나의 꿈을 싹틔웁시다.


최문형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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