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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동자-자영업자, 을들의 내전에서 을들의 연합으로
지난 2013년 7월 7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열린 '남양유업 사태 즉시 해결 촉구 호소 국회의원-NGO-중소상공인 등 각계 공동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2013년 7월 7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열린 '남양유업 사태 즉시 해결 촉구 호소 국회의원-NGO-중소상공인 등 각계 공동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2013년 5월 한편의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대한민국은 충격에 빠졌다. 대기업 본사 직원이 대리점주에게 강제밀어내기와 입금을 요구하는 욕설이 담긴 동영상. 바로 남양유업 본사 직원의 욕설 동영상이다. 이 영상은 ‘갑질’이라는 용어를 단숨에 대한민국 최고의 유행어로 만들며, 그간 재벌 대기업 중심 일변도의 경제성장 이면에 가려졌던 대한민국 경제구조의 진실을 드러냈다.

선순환 경제구조를 방해하는 유통재벌들의 끊이지 않는 골목상권 침탈, 가맹·대리점에 대한 본사들의 다양한 갑질, 대기업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카드수수료 체계, 임차상인을 보호하지 않는 상가임대차 보호법 등. 그간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경계에 서 있었던 자영업자들이 바야흐로 분노에 찬 함성을 내뿜기 시작했다.

변화의 물결이 출렁였다. 가맹점과 대리점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들이 제정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는 유통재벌들이 극렬히 반대했지만 골목상권 보호와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 차원에서 대한민국 헌법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재의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카드사들이 대기업 가맹점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몰아주기 위해 영세한 자영업자 가맹점들에게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수익을 보존해왔던 진실이 드러나자 자영업자들의 카드수수료가 일부 인하됐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개정을 통해 보다 많은 임차상인들이 이제 법률에 의해 보호를 받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뉴시스

재벌 대기업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유통재벌들은 기존의 대형마트의 수십 배 규모에 이르는 ‘복합쇼핑몰’이라는 신무기를 장착했고, 변종 SSM과 노브랜드를 통해 법과 규제의 망을 피하며 보다 교묘하게 골목상권 장악의 마수를 펼치고 있다. 경쟁사간 과다출점으로 가맹점 피해를 양산했던 편의점 가맹본사들은 가맹점 보호를 위해 편의점 간 출점거리제한을 도입해 상생을 도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선언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했다.

여전히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재벌대기업보다 많은 카드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고,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일부 상가임차인만 보호한다.

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어난다. 소득주도성장의 간단명료한 원리이다. 지난 2년 노동자들의 소득은 늘어났는데, 왜 자영업자들의 현실은 여전히 암울한 것일까? 이는 재벌 대기업의 거대한 장벽이 가로막고 서있기 때문이다. 소비증가의 혜택을 온전히 재벌 대기업만이 누리고 있다. 재벌 대기업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철폐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영업자들도 소득주도성장의 수혜 반열에 올라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6월 11일 재벌체제개혁을 위한 을들의 만민공동회를 연다. 이날 행사는 재벌 대기업 장벽 철폐를 위한 담대한 선언이 될 것이다. 최저임금을 두고 노동자와 자영업자 사이의 ‘을들의 내전’을 조장했던 재벌들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을들의 연합전선 구축의 서막을 알리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노동자와 자영업자, 시민사회와 일반 시민들이 반목과 대립이 아닌 참여와 연대를 통해 함께 사는 나라를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이다. 최저임금에 죄를 묻는 자영업자가 아닌 최저임금 1만원에 부담이 없는 자영업자들이 되기 위해, 자영업자들이여, 모이자 광장으로.

재벌체제개혁을 위한 을들의 만민공동회
재벌체제개혁을 위한 을들의 만민공동회ⓒ사진 = 만민공동회 추진위원회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홍보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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