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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후 첫 사개특위…자유한국당 “국회 정상화가 순서”라며 퇴장
10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이콧한 자유한국당 의원들 자리가 비어 있다. 2019.06.10
10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이콧한 자유한국당 의원들 자리가 비어 있다. 2019.06.10ⓒ정의철 기자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처음으로 가동됐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불참으로 반쪽 회의에 그친 채 끝났다. 자유한국당 사개특위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회의 초반 '나 홀로' 등장해 국회 정상화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뒤 곧바로 퇴장했고, 이번에 사개특위 위원으로 보임된 바른미래당 권은희·이태규 의원도 불참했다.

사개특위 활동 시한은 이달 말로 채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자유한국당의 제동으로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법안들의 후속 논의는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이상민 사개특위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사개특위 위원들은 "우리끼리라도 논의를 이어가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회의 열어 국회 정상화하려는데
제동 거는 자유한국당 간사
"오늘 회의 반대"

10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간사인 윤한홍 의원(오른쪽)이 이상민 위원장에게 회의 진행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2019.06.10
10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간사인 윤한홍 의원(오른쪽)이 이상민 위원장에게 회의 진행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2019.06.10ⓒ정의철 기자

민주당 소속 이상민 사개특위위원장은 10일 사개특위 전체회의 개의를 선언하며 "사개특위는 6월까지 활동시한이 정해져 있다. 사개특위가 이렇게 종결된다면 사개특위에 계류된 일부 법안은 행안위와 법사위로 가기 때문에 통합적인 법안이 마련되지 못할 수 있다"며 "국회가 몇 개월째 기능이 중단돼 있다. 이 정도 상황이면 국민은 국회 무용론을 넘어 해체를 요구하는 단계"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당초 여야 협상을 위해 사개특위 회의도 몇 번이나 미뤄왔지만 더 이상 미룰 명분이 없다"며 "남아있는 기간 동안 더 가열차게 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위원장의 당부와 호소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당당히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윤 의원은 "우리 당은 오늘 회의를 반대했다. 작년에 사개특위나 정개특위를 만들 때 원내지도부 간 특위에서의 의사 일정은 여야 합의로 정하자고 구두로 합의한 바 있다"며 "그런데 앞에 있는 민주당과 평화당 그리고 바른미래당이 힘을 합쳐서 다수의 힘으로 일방적으로 패스트트랙이 통과됐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며칠 전 위원장이 차 한잔하자고 해서 가려는데, 기자들에게 전화가 왔다. 조용히 차 한잔하려고 했는데 이미 그런 모임까지도 언론에 다 내보내서 연락이 온 것"이라며 "도대체 어떻게 믿고 의논하면서 법안을 상의할 수 있겠나"라고 트집을 잡았다.

그는 "그래서 저는 오늘 회의도 '아직은 아니다', '원내 지도부 간 국회 정상화 합의가 되는 게 순서 아니냐'고 말한 것"이라며 "바른미래당도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민주당 의원들만 모여서 또 무슨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윤 의원은 "저는 도저히 법안을 심의하고 표결하는 자리에 함께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여기에 왔다"며 "국민들이 보고 계신다. 가장 무서운 게 국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이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이 위원장은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사개특위를 여느냐고 하는데, 국회 정상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오늘 회의도 여야 협상한다고 해서 계속 미뤄왔지만, 저도 위원장으로서 직분이 있다. 사개특위는 시한이 정해져 있어 매일 24시간 풀가동해도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사개특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이날 회의에 자유한국당의 법안도 상정돼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백 의원은 "오늘 올라온 법안 중 2개는 자유한국당이 일종의 당론 식으로 발의한 법안인데, 우리가 (패스트트랙으로) 올린 수사권조정안과 공수처가 문제가 있다면 이 자리에 들어와 본인들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 토론하고 결론 짓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와서 발목잡기 할 게 아니라 국민이 바라는 검찰 개혁을 위한 법안에 대해 함께 논의해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도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본인 말만 하고 자리 뜬 것은 너무나 유감스럽다"며 "국회를 싸움판, 난장판 만든 자유한국당은 철저하게 반성하고 석고대죄하고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 사죄 없이 정상적인 절차를 방해하고 회의 속개에 동의하지 않고, 회의가 열리니까 방해하는 발언만 하고 간다면 국회 정상화의 역행이며 찬물 끼얹기"라고 비판했다.

다만, 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현재 사개특위 상황을 초래한 데에는 자유한국당은 물론 민주당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지금 이 꼴을 만든 것은 민주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 우군이 없지 않으냐. 바른미래당은 왜 불참하나. 이런 책임감은 민주당에서 먼저 절감할 필요가 있다"며 "사개특위는 우리라도 토론을 계속해서 국민에게 어떤 방향으로 간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눈치 보지 말고 빨리 수사해달라"
패스트트랙 대치서 벌어진 고소고발
신속한 수사 촉구한 민주당

10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9.06.10
10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9.06.10ⓒ정의철 기자

이날 전체회의에는 민갑룡 경찰청장과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출석한 만큼,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벌어진 고소고발에 대한 수사 상황과 함께 최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발표한 수사 결과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우선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패스트트랙 대치 과정에서) 국회법 위반으로 서로 고소가 됐는데, 저도 고소가 됐지만 먼저 수사받길 원한다"며 "이 문제를 빨리 매듭짓는 태도와 자세를 보여야만 자유한국당도 어떤 입장의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저 스스로도 소환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 빨리 조사를 시작해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도 "국회법 위반 사태로 많은 의원들과 보좌진들이 고발돼 있는데, 민 청장과 김 차관은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법이) 있는 자, 강한자에게만 약하다는 잘못된 전통을 불식시키기 위해 신속하게 조사해달라"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저 역시도 고발당했다"며 "필요하면 언제든 출석해 수사받을 테니 눈치 보지 말고 공명정대하게 수사를 진행하도록 신경 써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등에 대한 재수사 결과가 국민 눈높이에 비춰볼 때 미흡하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박범계 의원은 "검찰 특별수사단이 만들어져 김학의 사건에 대해 수사를 했지만 사실상 유야무야 끝나며 외압 의혹 등에 대해 면죄부만 줬다"며 "60일이라는 수사 기간이 과연 정상적인 수사 의지를 갖고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기간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한편, 130여 분 동안의 사개특위 회의가 마무리될 즈음 이 위원장은 회의에 불참한 야당 의원들을 향해 다음 회의에는 꼭 참석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더 이상 국민의 엄중한 시선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오늘 참석 안 한 의원들은 다음 회의에는 출석해 국민이 바라는 개혁 조치들이 입법적으로 완비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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