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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한빛1호기 정지 사태 두고 원안위·한수원 질타 “책임 떠넘기기 하냐”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몇 안 되는 국회의원들만 참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회의에 보이콧했다. 이날 회의는 전남 영광 한빛 원자력발전소 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 관련 소관기관 현안보고를 받기 위해 소집됐다. 2019.06.11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몇 안 되는 국회의원들만 참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회의에 보이콧했다. 이날 회의는 전남 영광 한빛 원자력발전소 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 관련 소관기관 현안보고를 받기 위해 소집됐다. 2019.06.11ⓒ정의철 기자

11일 국회에 출석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원전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책임자들은 지난달 10일 발생한 영광 한빛원전 1호기 수동정지 사고와 관련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사건 발생 한 달 만에 원전 관련기관 책임자들이 국민에게 설명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이들은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 국민들의 원전 사고의 불안을 해소되기 역부족이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는 '한빛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 사건 현황 및 향후계획'에 관한 현안보고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정재훈 한수원 사장, 엄재식 원안위원장, 손재영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KINS, 킨스)이 출석했다. 국민 안전과 직결된 원전 사고 관련한 현안보고가 진행됐음에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전원 회의에 불참했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2019.06.11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2019.06.11ⓒ정의철 기자

원안위 기획조정관의 현안보고에 따르면, 5월 10일 한수원은 원자로 임계 승인을 받고 제어봉 실험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10시 31분경 보조급수펌프(비상계통안전장치)가 가동되는 일이 발생했다. 한수원은 이같은 내용을 같은 날 원안위에 보고했고, 원안위는 킨스 전문가로 구성된 사건조사단을 현장에 파견했다. 조사단이 현장에 도착해 사건 전말을 원안위에 보고한 게 10일 오후 6시 36분이었다.

조사단은 원자로 열 출력이 운영기술지침서 기준을 초과한 정황을 확인했다. 하지만 한수원은 운영기술지침서 위반이라는데 이견이 있었다. 원안위는 해당 이견에 대해 재확인해 보고해 줄 것을 한수원에 요구했다.

한수원은 내부검토 후 오후 9시 12분 원자로를 수동 정지하자는 의견을 원안위에 보고했다. 이를 본 원안위가 최종 확인했고, 원안위는 오후 9시 37분 수동정지를 지시했다. 한수원은 오후 10시 2분에 한빛 1호기를 수동정지했다. 사건 발생 이후 원전 수동정지까지는 무려 12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한수원과 킨스의 이견으로 수동정지 결정까지 4시간이 지체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원안위원장에 "킨스가 18시 37분(오후 6시 37분)에 원안위에다 수동정지 필요성을 보고했는데, 왜 미적거린 것이냐"면서, "수동정지 지시를 원안위가 내린게 21시 37분이면, 3시간 동안 그런건데, 왜 그런 거냐"고 추궁했다.

이어 "이게 한수원의 반론을 듣느라고 그랬다고 하면, 원안위가 왜 있어야 하냐"면서, "규제기관이 피규제기관의 설명 듣고, 그래도 된다고 하고, 오케이 사인받고 하면 규제기관이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 의원은 "원자력 안전이라는 게 심각한 문제인데, 일단 정지해놓고 그 다음에 조치하는 게 맞지 않냐"며 "사고나면 큰일인 거다. 그런데 어떻게 원안위가 수동적으로 무책임하게 대응하냐"고 질타했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사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빛 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와 관련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11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사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빛 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와 관련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11ⓒ정의철 기자

이날 회의에서 의원들은 원전을 운전하는 과정에서 무자격자가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 사고 발생 한 달이 지났음에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한수원, 원안위를 지탄했다. 킨스는 사고 조사 당시 면허 비보유자가 제어봉 인출 및 삽입을 한 정황을 발견했다.

한수원 사장은 "(제어봉 인출 단계) 66-100스텝을 빼는 것은 자격증을 가지지 않은 정비원이 했다"며 "그 정비원은 차장, 팀장 등의 지시 받아서 했으니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 의원은 "무면허 운전원은 처음에 지시받은 바 없다고 했다. 그런데 말을 바꾸고 있다. 사장이 감독 지시가 확실하게 있었다고 말씀하실 수 있냐"며 "조사해서 지시받은 바 없이 무면허 운전원이 했다고 하면 책임질거냐. 물러날거냐. 다툼이 있는 사안인데, 국회와서 확실하게 답변하지 말아라"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 의원은 한수원이 제대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한수원이 산자부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절차를 안 지켰다고 나와 있다"며 "이 자료를 한수원에 내놓으라고 하니까 쉬쉬했다"고 말했다. 그는 5월 15일 한수원이 산자부에 보고한 '원자로 수동정지 재발방지 대책 보고' 문서를 손에 들고 흔들었다.

그러면서 "한수원 부사장이라는 분이 이렇게 얘기한다. '운영기술지침서가 상당히 방대해서 그 모든 것을 외우고 운전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게 부사장이 할 이야기냐"며 "숙지 교육 2주마다 한다고 하지 않았냐. 어떻게 못 외웠다고 당당하게 얘기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한수원 사장은 "죄송하다"고 대답했다.

원안위는 이번 사건에서 원자력 안전법(이하, 원안법) 위반 여부를 상세조사하기 위해 특별사법경찰관(이하, 특사경)이 투입되는 특별조사를 하기로 했다. 원안법 위반 여부와 핵연료 건전성 등에 종합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원안위원장에게 '조사가 언제 끝나냐'고 질의했다. 이에 엄 원안위원장은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한다. 특사경도 파견돼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안위 측의 답답한 답변에 이 의원은 "언제 끝날 것이라고 예상되냐"고 다시금 추궁했다. 엄 위원장은 "정확하게 가늠할 수 없지만, 1차 중간 조사 결과는 6월 내에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황 증거에 따르면 면허미보유자가 원자로를 조종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했잖나. 사실이 확인 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엄 위원장은 "당초에 저희가 현장에 가서 파악했을 때 진술 내용하고, 사실은 관련된 사람들의 진술이 일관돼 있지 않고, 바뀐다"면서 "현재 그런 내용들은 특사경이 파견돼 조사 중에 있다"며 "전체적인 부분이 다 파악 되면 그때 한번 말씀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의원은 한수원 사장에게 "진술자들의 (진술 내용이) 바뀐다는 것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한수원 정 사장은 "처음에 자체 조사할 때 얘기한 것하고, 두 번째 자체 조사를 할 때 얘기한 것이 달라졌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처음에는 원자로 차장이 제어봉을 조작한 것으로 얘기했고, 그 다음에 계측정비원이 조작한 것을 시인했다. 두 사람의 진술은 완전히 일치했다"며 "그 뒤부터는 발전팀장의 지침을 받아 한 것으로 바뀐 내용의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시간이나 대상자에 따라서, (진술이) 바뀐다는 것은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정 사장은 "모든 것은 로그 기록에 다 남고, 그 당시 현장에 24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개별적으로 조사를 했고, 나중에 담당자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제대로 발언을 못했을 수도 있다. 그 다음에는 교차로 조사를 하고 같이 얘기를 모아놓고 (조사) 했다. 정확하게 각 개인이 했던 일이 두번째 조사에서 드러난 것"이라며 "저희 나름대로 바로 잡았고, 그 다음에는 특사경에서 상세조사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사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빛 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와 관련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11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사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빛 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와 관련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11ⓒ정의철 기자

사고 직후 킨스의 초기 조사 결과 중, '운영기술지침 위반 여부'에 대해서 열출력을 해석하는데 이견이 있었다. 원안위와 킨스는 원자로 출력과 열출력을 사실상 같은 것으로 해석했고, 한수원은 다르게 봤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원자로 출력과 열출력 개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 가지 예를 들었다. 그는 난로 위에 주전자가 있다고 가정할 때, 난로에 온도계로 직접 대면 원자로 출력이고, 난로 위에 놓인 주전자에서 나오는 수증기로 계산하면 열출력이라고 비유했다.

정 사장은 한빛 1호기 사건 당시, 열출력 수치와 관련해 "나중에 확인한 바로는 3.55%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저희가 처음에 질의했을 때는 거의 0%정도라고 답변을 받았었다. 원자로 출력은 18.06%였는데, 열출력이 운영기술지침서상 제한치인 5%를 넘지 않아서 이견이 있었다는 것이냐"이라고 물었다. 이에 정 사장은 동의하며, "나중에 원안위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빛1호기 사태가 규제기관인 원안위와 사업장인 한수원이 시민의 안전을 놓고 서로 교감이 정확하지 않거나, 한 편에서 보면 떠넘기기식 핑퐁게임을 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 사장은 "저희는 그렇게 보지 않고, 전체적으로 저희가 문제를 일으켰다"며 "정확한 기준에 대해 숙지를 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 원안위는 사실 여러가지 변수에 대해서 검토를 해준 것이고, 저희가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원자로 출력이 불과 1분 사이에 18%까지 올랐는데, 곧바로 수동정지하지 않고, 12시간 놓여있었던 것은 크게 위험한 상황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사장은 "출력 자체는 '0'(임계상태)으로 안전한 상태였다"고 변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66스텝에서 100스텝으로 급속하게, 과도하게 (제어봉을) 인출하면 출력 급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기초적인 지식이라고 전문가들이 일제히 지적하고 있다"며 "한수원은 그런 기초지식이 없냐"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체르노빌 사고를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런 잘못이 되풀이 되면 그런 중대사고가 날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배제할 수는 없다"며 정 사장이 SNS에 올린 글을 언급하며 "강력 대응 운운하는 그 자세가 상당히 놀랍다"고 비판했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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