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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 룰라를 감옥에 가둔 판사, ‘검사와의 짬짜미’ 들통
보우소나루 정부의 첫 법무부장관으로 발탁된 모로 전 판사. 2018.12.4
보우소나루 정부의 첫 법무부장관으로 발탁된 모로 전 판사. 2018.12.4ⓒAP/뉴시스

브라질을 뒤흔들었던 부패 스캔들 재판으로 유명해진 판사가 반복적으로 검찰과 담합했다는 주장이 나와 브라질이 충격에 빠졌다. 여기에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룰라) 전 대통령을 감옥에 가둔 논란 많았던 사건도 포함된다.

온라인 저널 ‘디 인터셉트(The Intercept)’에 따르면 세르지오 모로 연방판사는 이른바 ‘세차 작전(Operation Car Wash)’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검찰에게 전략적인 조언과 비판, 그리고 정보를 줬다고 한다. ‘세차 작전’은 고위급 정-재계 인사를 감옥에 보낸 브라질 최고의 부패 스캔들인 페트로브라스 사건을 의미한다.

또, 인터셉트가 익명의 제공자로부터 받은 후 공개한 핸드폰 채팅 기록에 따르면 모로가 작년 대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룰라를 인터뷰하려던 한 신문사의 시도를 막기 위해 검찰과 전략을 논의했다는 흔적도 있다.

당시의 여론조사들에 따르면 룰라가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았다. 룰라가 구속되고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결국 2018년 대선에서 룰라가 선거운동 막판에 지명한 후임자 페르난두 아다지는 극우 후보였던 자이르 보우소나루에게 패배했다. 그리고 당선된 보우소나루는 모로 판사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마각이 드러난 정치판사

룰라는 2018년 4월부터 감금됐다.

룰라가 건설회사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였다. 이 재판에서 모로 판사는 룰라에게 9년형을 선고했다.

지난 9일 인터셉트가 발췌 공개한 내용은 텔레그램 그룹 채팅과 녹취물, 영상들, 그리고 다른 문서의 “엄청난 보고” 중 일부에 불과하다.

발췌된 검찰의 텔레그램 채팅에는 ‘세차 작전’을 지휘한 델탄 달라뇰 검사가 룰라를 기소할 만한 논거가 취약하다며 의구심을 표현하는 대목이 있다. 2016년 9월, 룰라를 기소하기 불과 4일 전이었다.

상 파울로의 인스퍼 경영대의 카를로스 메로 정치학 교수는 “다른 팀이 뛰는 것을 막는 것과 같다. 자기네 혼자서 경기를 하겠다고 결정한 것 같다”며 “법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기소를 하는 자(검사)와 판단을 내리는 자(판사)가 다른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채팅 기록에서는 검찰이 대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투옥된 룰라의 인터뷰를 막은 증거가 나온다. 당시 브라질의 ‘Folha de S Paulo’ 신문은 대법원의 허가에 따라 룰라의 인터뷰를 추진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막기 위해 모로와 논의했다. 인터뷰가 이뤄지면 룰라의 노동자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말이다.

인터셉트 브라질 지부의 레안드로 데모리 편집국장은 “모로 판사와 검찰의 관계가 가증스럽다”며 “브라질 법에 따르면 이것은 불법”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편 모로 현 법무부 장관은 9일 저녁 발표문을 통해 이번에 공개된 내용에는 “어떠한 이상한 점도 보이지 않았다”며 그것이 “세차 작전으로 드러난 거대한 부패 사건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의 핸드폰이 “불법으로 유출”됐다고 문제를 삼았다.

하지만 데모리 편집국장은 익명의 출처에서 왔다는 것 외에는 자료를 얻은 방법을 공개하지 않았다.

페르난두 아다지 전 브라질 노동자당(PT) 대선 후보가 “룰라에게 자유를”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참가했다. 룰라를 감옥에 가둔 모로 판사(현 법무부장관)가 대선 당시 아다지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 분명했던 룰라의 신문 인터뷰를 막기위해 검찰과 협의한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다. 2019.5.10
페르난두 아다지 전 브라질 노동자당(PT) 대선 후보가 “룰라에게 자유를”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참가했다. 룰라를 감옥에 가둔 모로 판사(현 법무부장관)가 대선 당시 아다지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 분명했던 룰라의 신문 인터뷰를 막기위해 검찰과 협의한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다. 2019.5.10ⓒAP/뉴시스

검찰 “우리는 해커의 범죄 피해자일 뿐”

데모리 국장은 전체 자료의 분량이 매우 많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직 이번 일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아들 카를로스는 (이번에 기사를 쓴) 글랜 그린왈드 기자의 남편이 좌파인 사회주의자유당(PSOL) 소속 의원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검찰을 성명서를 통해 자신들이 해커의 “범법 행위”의 피해자라며 해커가 “세차 작전을 중단시키기 위해” 검찰의 안전을 위태롭게 했으며 “맥락 없이 공개된 많은 대화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고 주장했다.

한편, 룰라가 부당하게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주장해온 브라질의 좌파 진영은 그들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했다.

노동자당의 지어 빠우 프라시스 상원의원은 “사법부가 룰라를 박해했다는 것을 부인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고 했다.

룰라의 유엔 인권위원회 제소를 담당하고 있는 제프리 로버트슨은 이번에 공개된 내용으로 모로 당시 판사가 편파적이었음이 드러났다며 “이제 룰라를 석방하고 사법방해죄로 모로와 특정 경찰관들이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출처:Brazil reels at claims judge who jailed Lula collaborated with prosecutors

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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