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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상속공제 개편안 “세금 깎아 자본 보호해주는 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세제 관련 현안 당정협의’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06.05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세제 관련 현안 당정협의’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06.05ⓒ정의철 기자

당정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공제대상은 늘리지 않고 공제요건은 완화화는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개편안의 일부 내용이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사후관리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축소하는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은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 기간 단축(10년→7년) ▲업종변경 허용범위 확대 ▲자산유지 의무완화 ▲고용유지 의무완화 ▲연부연납 특례대상 확대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대상 기업의 매출액 기준은 현행 ‘3000억원 미만’을 유지하기로 했다.

가업상속공제는 매출액 3000억원 미만 기업을 상속할 때 20년 이상 경영시 상속세를 최대 500억원까지 깎아주는 제도다. 가업 유지 기간이 10년 이상 20년 미만이면 200억원, 20년 이상 30년 미만이면 300억원, 30년 이상이면 500억원을 공제해 준다.

다만 상속인이 가업 상속세를 공제받았을 경우 10년간 가업을 유지해야 하며, 가업용 자산 20% 이상을 처분하면 안 된다. 또 상속인은 지분을 100% 유지해야 하고 고용도 100% 이상(중견기업은 12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업상속 지원세제 개편방안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6.1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업상속 지원세제 개편방안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6.11ⓒ정의철 기자

김용원 “업종변경 확대? 세금 깎아줘 자본 경영권 보호해주는 꼴”

먼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번 개편안이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을 가능하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중 ‘고용유지 의무완화’ 부분에 대해서는 가업상속공제제도의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우려가 나왔다. 당정은 이번 개편안에서 중견기업의 고용유지 의무를 현재 기준인원 120% 유지에서 100% 유지로 완화했다. 이는 가업상속공제 요건이 까다로워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중소·중견기업의 입장을 수용한 결정이었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국 팀장은 “사후관리의 요건 중 핵심인 중견기업 상속시 고용유지 의무를 120%에서 100%로 완화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를 감소시키는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여건을 고려해 중견기업과 차등을 두었던 부분인 만큼 중견기업의 고용유지를 중소기업 수준으로 완화시켜주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팀장은 “가업상속공제제도가 ‘상속세 혜택’이라는 비판에도 허용되는 이유에는 기업 유지를 통해 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지속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며 “고용유지 비율을 조정은 더욱 신중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가업 상속시 상속세를 최장 20년간 나눠 낼 수 있는 연부연납 특례제도를 일반 중견·중소기업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권 팀장은 “연부연납 특례를 전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까지 넓힌 것은 지금 내야 할 세금을 더 연장해 주는 것으로 세법 전반적인 연부연납제도와의 균형, 세금 납부 연장에 따른 세수 확보의 어려움에 따른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개편안 중 고용유지 의무와 연부연납 특례 확대 등에 대해서는 가업상속공제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최소 현행이 유지될 수 있도록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종변경 허용범위 확대’에 대해서는 악용될 소지가 높다는 우려도 나왔다. 당정은 개정안을 통해 현행 한국표준산업분류 기준의 소분류 범위 내 변경 허용을 중분류 내 변경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게다가 기술의 유사성이 있으나 중분류 범위 밖에 해당하는 업종으로 변경이 필요할 경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승인 하에 업종변경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김용원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팀장은 “가업상속공제를 해주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력과 노하우, 고용 등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며 “세금을 깎아주는 데 이처럼 업종 변경해 준다는 건 자본의 경영권을 보호해 주기 위해 혜택을 제공해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팀장은 이번 개편안에 대해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매출액 기준 상향과 세금 공제액을 늘려달라는 재계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악은 막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윤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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