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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노사, 양극화·불평등 해소 위해 뭉쳤다..‘우분투재단’ 출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재단 출범식을 개최하고, 금융서비스 분야 노사가 노동시장의 불평등 문제 해소를 기치로 내걸고 함께 설립한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재단 출범식을 개최하고, 금융서비스 분야 노사가 노동시장의 불평등 문제 해소를 기치로 내걸고 함께 설립한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민중의소리

“노·사 대표자들 앞으로”

사회자의 말에 KB증권, KB국민카드, 애큐온저축은행, 교보증권, 하나카드, 신한생명, 비씨카드, 한국예탁결제원 등 노·사 대표자들이 무대 앞으로 나왔다. 노조 지부장이란 직함과 회사 사장이라는 직함을 단 노·사 대표자들이 웃는 얼굴로 함께 사진을 찍었다.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사무금융 우분투재단 출범식’이 열렸다. 긴 시간 대립해왔던 금융업계 노·사가 ‘불평등·양극화 해소’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연대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우분투’(Ubuntu)란, 아프리카 코사족 말로 ‘네가 있어 내가 있고, 우리는 모두 연결돼 있다’는 뜻이다. 사무금융 노·사는 자본주의에서 벗어난 아프리카에서 찾아낸 이 언어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87년 6월 항쟁에 앞장섰던 ‘넥타이 부대’ 사무금융 노동자들의 결의와 “함께하자”고 내민 노동자들의 손을 잡은 사측의 따뜻한 결의가 맺은 결실이다.

재단 측은 비전으로 ‘차별 없는 일터, 함께 잘 사는 사회’를 제시했고, 사업 과제로 △ 비정규직 격차 해소 △ 비정규직 실태조사 및 보호연구 확대 △ 이직자 재취업 및 사회보험료 대납 지원 △ 중소기업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시 대출금리 인하해주는 ‘우분투 마이크로크레디트’ △ 금융소외 청년 지원 △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 등이 있다고 밝혔다.

우분투재단 이사장직을 맡게 된 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는 “선진 대열에 서기 위해선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노동시장에서의 공정한 1차 분배가 기본 조건이다. 하지만 IMF 극복 과정에서 임시 도입됐던 비정규직이 이제는 새로운 신분제로 굳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향후 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신 이사장은 “사람은 평등해야 행복할 수 있고, 소외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어야만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다. 우리는 다시 이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분투재단은 우선적으로 노동시장에서 극심한 차별을 낳는 소득 불평등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해 비정규직과 그 가족, 청년 실업, 성 평등 문제 등에 폭넓은 관점으로 접근할 것이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점진적으로 사회 구조적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출범식에서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금융서비스 분야 노사가 ‘차별 없는 일터, 함께 잘 사는 사회’를 기치로 설립한 재단이다. 2019.06.12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출범식에서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금융서비스 분야 노사가 ‘차별 없는 일터, 함께 잘 사는 사회’를 기치로 설립한 재단이다. 2019.06.12ⓒ민중의소리

노·사가 함께 마련한 ‘사회연대기금’
노 “사무금융 노사를 넘어, 사회 전체로”
사 “양극화·불평등 해소 위해 노력”

사무금융 우분투재단(이하, 우분투재단)의 출연기금은 약 80억이다. 재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질적으로 모인 기금은 30억 규모다. 우분투재단의 사회연대기금은 노·사가 함께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출범식에도 재단설립을 위해 기금을 마련한 노·사가 모두 참석했다.

격려사에서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우분투재단 설립까지 김 위원장과 각 지부 간부들, 그리고 조합원 여러분,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 새로운 삶을 향한 노동자의 발길이 어떠해야 하는 지에 대해 온몸으로 고민하고 그 대안을 찾고 실천에 나선 여러분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말했다. 또 “노조의 손길을 따뜻하게 잡아준 사측 대표자 여러분 정말 고맙다”고 격려했다.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사무금융 노사를 넘어 사회 구성원 전체가 사회연대의 가치를 한 번이라도 더 고민할 수 있다면, 이것이 우분투재단 출범의 진정한 성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무금융노조는 앞으로도 사회연대를 강화해가고,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을 비정규직과 나누는 연대임금을 실천할 것이며,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키는 투쟁을 더욱더 가열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용자 측을 대표해 참석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는 “우분투재단은 우리 사회에 날로 심각해지는 양극화·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며 “설립 과정에서 여러 가지 난관이 있었지만 모두 극복하고, 오늘 이 자리가 있기까지 노력해 준 관계자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정성과 기금을 모아 재단설립을 하긴 했는데, 경험에 비추어보면 이를 어떻게 의미 있게, 보람 있게 쓰느냐가 더욱 어려운 일”이라며 “(사회 양극화·불평등 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주최로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금융서비스 분야 노사가 ‘차별 없는 일터, 함께 잘 사는 사회’를 기치로 설립한 재단이다. 2019.06.12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주최로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금융서비스 분야 노사가 ‘차별 없는 일터, 함께 잘 사는 사회’를 기치로 설립한 재단이다. 2019.06.12ⓒ민중의소리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우분투, 우리가 가야 할 길”
배달 노동자 “우분투, 라이더들에게도 힘이 되길”

이날 재단 출범식에는 400여명의 노동계, 시민사회, 정관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이정미 정의당 당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축하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와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도 이 자리에 참석해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아프리카 코사족의 말속에서 우분투재단의 설립 취지를 찾았다는 점이 돋보인다. 어떤 의미에선 자본주의의 완전 변방에서 찾아낸 이 말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또 다른 아프리카 정신인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정신도 실천하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나와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을 더 큰 이해관계로 모으고 꾸준히 함께 노력해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노·사가 함께 우분투재단 설립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로 다가온다”며 “우분투재단이 우리 사회에서 연대와 상생의 의미를 확장시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에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달 노동자들의 노조,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박정훈 씨는 “저희는 사장님이 너무 많다. 손님도 빨리 오라고 전화가 오고, 배달 대행업체도 전화 오고, 식당 사장님에게서도 전화가 온다. 최근엔 플랫폼 회사에서도 연락이 온다. 이렇게 우리를 사용하는 분들은 많은데 책임지는 분들은 없다”며 “우분투재단이 (우리의) 불안한 두 바퀴의 안전한 지지대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노조설립 신고증이 교부되지 않아, 아직 정식 노조가 아니다. 박 위원장은 이 점을 언급하며 정치인들에게 한 마디를 했다. 그는 “꼭 ILO 핵심협약 비준 아니더라도, 저희 같은 노동자들이 노조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며 “국회와 정부에서 이 문제를 꼭 해결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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