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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통일·평화번영 헌신한 이희호 여사” 애도한 김정은, 형식 고심한 듯
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명의의 조의문이 놓여 있다.
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명의의 조의문이 놓여 있다.ⓒ민중의소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고 이희호 여사가 별세한 데 대해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서거했다는 슬픈 소식에 접하여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통해 전달한 조의문에서 이같이 애도의 뜻을 전했다. 조의문은 이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위원회 부위원장인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읽었다.

김 위원장은 "이 여사가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온갖 고난과 풍파를 겪으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울인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북남관계의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며 "온 겨레는 그에 대해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박지원 의원,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이날 오후 5시께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 제1부부장 등을 만나 김 위원장이 보낸 조화와 조의문을 전달받았다. 조화에는 '고 리희호 여사님을 추모하며, 김정은'이라고 적힌 리본이 달렸다.

이후 정 실장은 남쪽으로 입경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김 제1부부장이 "고 이희호 여사님이 그간 민족 간의 화합과 협력을 위해 애쓰신 뜻을 받들어 남북 간의 협력을 계속해가길 바란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동행한 박 의원은 김 위원장의 메시지도 전달받았다며 "이 여사가 기여한 공로를 기억하고 유지를 받들어 남북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또 박 의원은 김 제1부부장에게 "장례위원회와 유족들은 (북측에서) 조문사절단이 오시기를 기대했는데, 굉장히 아쉬운 생각을 금할 수 없다"며 "그러나 이렇게 조의문과 조화를 보내주신 김 위원장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려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 제1부부장은 "위원장께 그런 말씀을 드리겠다"고 답했다고 박 의원은 덧붙였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2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 두 번째)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고 이희호 여사를 애도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화를 전달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2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 두 번째)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고 이희호 여사를 애도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화를 전달하고 있다.ⓒ통일부 제공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로 통일부 관계자가 고 이희호 여사를 애도하며 보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화와 조전을 가지고 들어가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로 통일부 관계자가 고 이희호 여사를 애도하며 보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화와 조전을 가지고 들어가고 있다.ⓒ민중의소리

김 제1부부장은 본인이 김 위원장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한 이유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께서 이 여사에 대해서는 각별한 감정을 갖고 '김 부부장이 남측의 책임 있는 인사에게 직접 조의를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수석에 따르면 정 실장은 "김 위원장께서 조화와 함께 정중하고 각별한 조의문을 보내주신 데 대해 유족과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 여사님은 김 대통령의 평생 동지로 우리 민족의 화합과 협력을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왔고, 우리 민족사에서 높이 평가받고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여사님을 함께 추모하는 것이 우리 민족의 평화와 번영의 앞날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우리의 다짐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별도의 친서나 메시지를 보내오지는 않았으며, 김 제1부부장과의 만남은 15분 가량 진행됐다.

앞서 이 여사가 지난 10일 별세한 뒤 북측에서 조문단을 보내올지 관심을 모았다. 북한은 지난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낸 뒤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포함한 조문단 6명을 파견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위원장이 서거했을 때는 이 여사가 직접 방북해 애도했다.

북측이 조문단을 보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대미협상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외메시지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문단을 파견한다면 본래 의도와 다른 해석의 여지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김 위원장이 자신의 친동생이자 특사로 방남한 적이 있는 김 제1부부장을 보내 판문점에서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도록 한 것을 볼 때, 예우를 갖추면서도 성의를 표현하기 위해 상당히 고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 중인 상황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조화가 놓여 있다.
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조화가 놓여 있다.ⓒ민중의소리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조화가 놓여 있다.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조화가 놓여 있다.ⓒ민중의소리

파주 공동취재단,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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