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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품 찾아 국산 매칭 시스템까지...‘진화하는’ 불매운동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뉴시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산 불매운동'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벌어진 일본 불매운동들의 경우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이번만큼은 한층 진화한 모습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냥 사지 않는 것을 넘어서 일본 제품을 대체할 국산 제품을 찾아주고, 그 정보를 공유하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반도체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들의 반일감정은 극에 달했고, ‘일본산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주최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선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주최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선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김철수 기자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성 수출규제
... 불매운동 참여 연령대 확대+기간 장기화까지

이번 불매운동의 시작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 맥주와 의류, 여행 등을 거부하는 불매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많은 사람이 예약을 취소해가며 일본 여행을 접는 건 물론이고, 일본 식음료와 의류 등의 구매도 거부하고 나섰다.

그로 인한 여파는 고스란히 일본 기업들에 돌아가고 있다. 먼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일본 맥주의 경우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내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의 경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발표 이후 적게는 9%에서 많게는 27%까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산 불매운동 이후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경우 매장마다 조금씩 격차는 있지만, 매출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니클로의 국내 매출이 평소보다 30% 가까이 줄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유통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유니클로 모 기업인 일본 페스트리테일링이 지분 51%를 갖고 있다. 나머지 49%는 롯데쇼핑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유니클로가 매출이 올릴수록 일본 본사의 수입이 극대화되는 구조다.

불매운동 확산은 일본 여행 수요의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일본 여행 상품 예약자가 절반 이상 급감하는가 하면, 홈쇼핑에서는 일본 여행상품 판매를 취소하는 곳도 나타났다. 국내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소형항공사뿐만 아니라 대형항공사의 일본 여행 예약 건수도 평소보다 40~50% 정도 감소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일본의 일부 언론과 기업들은 “한국의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아 금방 끝날 것”이라며 망언을 일삼고 있다. 1965년 한일 회담 시작 이후 독도·역사 교과서·위안부·일본 정치인의 말실수 등의 사건 때마다 국내에선 불매운동이 일어났지만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불매운동은 직접적인 경제 규제라는 점에서 기존 불매운동과 차이가 있다.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연령대도 훨씬 더 광범해졌다.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점과 향후 수출규제가 한국에 미칠 여파 등은 나이를 불문하고 더 많은 국민들이 이번 불매운동에 동참하게 하는 이유가 됐다.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도 불매운동에 더 많은 국민이 동참하게 되는 이유다.

노노재팬닷컴
노노재팬닷컴ⓒ사이트 캡쳐

일본 불매운동에 온라인커뮤니티 ‘노노재팬닷컴’ 개설
... 일본제품 정보 공유에 대체품 추천까지

실제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불매운동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단순히 일본 제품을 사지 않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일본 제품의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대체할 국산 제품까지 찾아주는 등 더욱 정교해진 모습이다.

최근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노노재팬닷컴’이 대표적이다. 지난 11일 만들어진 이 사이트는 일본제품과 이를 대체할 제품의 정보 공유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는 누구나 관련 정보를 등/할 수 있으며, 등록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노노재팬닷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상당히 뜨겁다.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한 것은 물론 해당 사이트의 접속자가 폭주하고 있다. 18일 오후 2시 기준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한 서버 탓에 접속이 원활하지 못할 정도다.

불매운동이 장기화되고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자 일부 일본 기업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본 전자제품 업체인 소니는 한국의 불매운동에 대해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17일 신제품 발표회에 참석한 소니 오시마 마사아키 부장은 불매운동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정세를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장기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된 유니클로는 에프알엘코리가 나서 “많은 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일어나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한국인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불매운동은)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 교수는 “이번 불매운동은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일어난 만큼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는 이번 불매운동이 ‘혐일’이나 ‘반일’ 감정 때문이 아니라 일본 아베 정부의 정책에 반대한다는 의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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