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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유연화’ 논의 시작한 국회, 시민사회 “대한민국 과로사 천국 만들 셈이냐”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노동·시민단체가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연근로제 확대 및 최저임금법 개악’ 시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19.07.18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노동·시민단체가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연근로제 확대 및 최저임금법 개악’ 시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19.07.18ⓒ정의철 기자

국회가 ‘노동시간 유연화 제도’로 포장된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재량적 근로시간제 확대 관련 논의를 한 18일, 정의당 이정미 의원과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이 주장하는 ‘노동 개악’ 시도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 의원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전국여성노동조합, 참여연대,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청년유니온, 알바노조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연근무제(탄력근로제, 선택근로제, 재량근로제) 확대를 시도하는 보수 야당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경영계의 의견을 받들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 확대 ▲재량근로제 업무 대상 확대 등 논의를 가속하는 보수 야당의 ‘유연근무제 확대’ 논의는 결국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임금 저하로 귀결될 것이라 꼬집었다.

특히,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 내지 1년으로 늘릴 것을,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3개월 내지 6개월로 늘릴 것을, 재량근로제 업무대상을 전면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대한민국을 과로사 천국으로 만들 셈”이냐고 비판했다.

이정미 의원은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 확대는 1주에 100시간을 일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 기간을 현행 한 달에서 자유한국당 주장대로 6개월, 1년으로 늘리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일어나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2주 동안 150시간 일하고 1주 쉬고, 다시 2주 동안 150시간 일하고 1주 쉬고 그렇게 1년을 일해도 불법이 아니게 된다”며 “이것은 야만의 상황으로 노동자를 몰아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야만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하면서도 ‘생산성이 오르지 않는다’는 오로지 기업 해바라기 노릇만 하고 있는 보수정당들은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청년유니온 김영민 사무처장은 “국회가 석 달 만에 열렸지만, 국회에서 논의된 법안을 보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며 “시대정신 역행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말로만 ‘유연’, ‘탄력’ 이런 좋은 말을 붙였다고 해서 청년들의 삶에 결코 좋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다”며 “유연근무제 확대는 청년의 삶을 더욱 고무줄 늘이듯,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말로는 유연근무제 확대이지만, (이로 인해) 최근에 집배원들 계속 돌아가시는 거 보지 않았냐”며 “사실상 과로사살 근무제”라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도 호소한다”며 “빈곤층, 노동자, 서민의 소득을 늘려 경제 활력을 재고할 생각을 더 해야 하는데 정부의 경제정책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반대로 가는 것은 그들의 공약, 철학에도 맞지 않는 것이다. 잘못된 노동행위 개악 문제를 막아 달라”고 당부했다.

18일 국회에서 진행된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 유연근로제 관련 노사의견 청취에서 임이자 소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19.07.18
18일 국회에서 진행된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 유연근로제 관련 노사의견 청취에서 임이자 소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19.07.18ⓒ정의철 기자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열고 유연근무제 전반을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다. 고용노동소위는 지난 15일에도 회의를 열었지만 여야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아무런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당시 민주당은 노동자 건강권 위협 등을 이유로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 확대를 반대했다.

18일 다시 회의를 연 고용노동소위는 유연근무제에 대한 노사의견을 청취하겠다며 한국노총 정문주 정책본부장, 김상일 IT사무서비스연맹 부장,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 김영완 한국경영자총연맹 노동정책본부장 등을 불러 간담회를 가졌다. 고용노동소위는 오전 10시부터 2시간여 동안 간담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역시 의견 청취 이상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데까지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고용노동소위 위원들은 유연근무제 확대에 대한 논의 보다는, 당초 오후 3시 예정된 환경소위원회 개최 여부를 두고 여야 간 일정 조율을 하지 못해 서로 옥신각신하는 모습만 표출했다.

고용노동소위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노사 양측의 의견만 청취했고, 양측 다 의견이 팽팽했다. 지금 경제가 안 좋고 어려운 시국에 국회가 머리를 한때 모아 지혜를 짜내야 하는데 민주당에서 18일, 19일 양일간 본회의를 열자고 해놓고 안 받아주는 게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건의안 때문인 것 같다”고 열을 올렸다.

이에 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노동법안 소위에 정경두 장관 해임 건의안이 무슨 문제가 되냐”며 “‘일하는 국회’ 하자고 국회를 열었지 않나. 도대체 일하러 온 건지, 싸우러 온 건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답답해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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