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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넘어선 근본적 집값 정책 필요하다

정부가 공공택지에만 적용되던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에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서울은 물론 수도권과 세종시, 대구 수성구 등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31개 시‧군‧구 전체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가능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적용 시기도 ‘분양 신청’ 단계로 확대했고, 유예기간 없이 개정 후 즉시 시행한다. 또한 새 아파트 당첨자들의 시세 차익과 이를 노리는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해 전매제한 기간을 현행 3~4년에서 5~10년으로 대폭 늘렸다. 청약시장을 투기 세력이 아닌 실소유자 위주로 재편하기 위한 조치로, 좀 더 빠른 대처가 아쉽지만 시의적절한 것으로 환영할 만하다.

2017년, 2018년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2억 원 올랐으며, 4억 원 이상 오른 특정 단지도 적지 않다. 최근 1년간 서울지역의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은 21%로 전국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 5.7%의 4배에 이른다. 평당 4천만 원 수준이던 서울 강남권의 새 아파트 분양가는 현재 평당 5천만 원에 육박하고 있다. 주택시장에 충격을 줄까봐 변두리 정책만 써온 정부의 오판 탓이다. 실제로 지난 9.13 조치 이후에도 최근 5개월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금리 인하로 인해 유동자금이 또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던 참이었다. 한마디로 집값 안정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높은 집값은 소득수준 대비 엄청난 가계대출의 주요인이기도 하다. 지금도 주택 구입과 임대를 위한 대출 부담은 계속 높아지고 있고 내 집을 처음 마련하는 나이도 점점 늦어지고 있다. 최근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 하위가구일수록 내 집 마련 나이가 높아져서 평균 50대 후반이 되어야 생애 처음 자기 집을 마련한다. 청년가구의 경우 4분의 3이 임차가구인데 이들은 월소득의 20% 이상을 임차료로 지불해야 한다. 특히 서울 강남 등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몰린 집값 상승은 상대적 불평등과 박탈감의 주된 요인으로 ‘망국병’이라는 지적이 나온 지는 이미 오래된 일이다. 우리 사회의 심각한 저출산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집값 안정은 중요한 과제이다.

국토교통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면 분양가를 주변 시세 대비 70~8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발표했다. 분양가가 지금보다 20~30% 내려가는 것이다. 그러나 국토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서울 아파트값을 연간 1.1%포인트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집값 하락’을 유도하기엔 부족한 수치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정부가 급등만 막고 보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즉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많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를 두고 안정적인 주택공급이 따르지 않으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다시 집값 상승의 요인이 될 것이라거나, 재건축 주택시장까지 정부가 규제하려는 것은 재산권 침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이다. 이미 강남권 주택시장은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국내 및 글로벌 유동자금의 투자 대상이다. 따라서 강남권처럼 투자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는 공급 확대보다 투자수요 억제 조치, 즉 투자 기대수익은 낮추고 조세와 금융 부담은 높이는 강력한 조치가 따라야 한다. 또한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최초 분양자에게 과도한 이익이 가는 것을 억제하거나 환수할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동시에 수도권 내 격차 완화와 비수도권 지역 등에 대한 국토 균형발전 정책, 부동산으로 몰리는 유동자금을 벤처기업이나 미래 성장산업으로 돌리는 금융·조세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단순히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하는 소극적이고 제한적인 부동산 정책을 넘어선 범국가적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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