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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하면, 방사성 물질 동해에 유입된다”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 씨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 간담회’에서 원자력 오염수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다. 2019.08.14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 씨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 간담회’에서 원자력 오염수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다. 2019.08.14ⓒ정의철 기자

숀 버니(Shaun Burnie)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는 일본 아베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 110만 톤(t)을 태평양에 방류할 경우, 동해의 방사성 물질이 증가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방사성 오염수 처리 대안으로 '장기 저장' 방식을 제시하며,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일본 정부에 방사성 오염수 방류 계획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주최로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간담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가 초청됐다. 숀 버니는 지난 1월 22일 '후쿠시마 제 1원전 오염수 위기'와 관련 내용을 담은,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2022년 오염수 저장 용량 한계? 새빨간 거짓말"

숀 버니는 이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110만 톤을 방류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원전 운영사) 관계자는 2022년 여름엔 오염수 저장 공간이 꽉 차, 후쿠시마 발전소 부지 안에 저장 탱크를 설치할 공간이 없고 부지 밖으로 확장하는 일도 어렵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숀 버니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오염수 저장소 증설은 기술적, 물리적으로 가능하다. 아베 정부의 정치적 결단만 필요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숀 버니는 오염수 폐기와 관련해 국제폐로연구개발기구의 지휘를 받는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오염수처리대책위원회(이하, 오염수처리대책위) 지난해 회의 당시 오고 간 대화들을 공개했다.

오염수처리대책위 위원들은 "전체 지도를 보면 공간이 있다", "방사성 오염 토양을 쌓아둔 곳에 저장 탱크를 설치할 수 있지 않냐" 등의 지적을 했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 관계자는 "방사성 오염 토양(제염토)을 쌓아 두는 곳에 오염수 저장탱크를 설치할 수 없다"며 "제염토를 둘 곳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숀 버니는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에 오염수 저장 탱크 면적을 확대하며 저장 용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서 유일하게 하고 있는 산업이 오쿠마 남부에 위치한 원전 재처리 관련 산업"이라면서 "(후쿠시마 사고) 전에 있었던 농업 등 경제 활동과 일상 생활이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물리적 조건에서는 많은 탱크 저장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숀 버니는 방사능 안전 국제 규범에 따라, 방사성 물질을 방출하려면 다른 대안이 없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숀 버니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장기 저장'이란 대안이 있기 때문에 태평양으로 방출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판단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하면, 동해에도 방사성 물질 농도 증가"
"한국, 일본 정부에 오염수 방류 계획 중단 요구해야"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 간담회’에서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 씨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다. 2019.08.14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 간담회’에서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 씨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다. 2019.08.14ⓒ정의철 기자

일본과 인접한 한국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 숀 버니는 아베 정부가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10만톤을 태평양에 방류하면, 동해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증가할 것이라며 다가올 위험을 경고했다.

숀 버니는 일본 해안 주변의 해류가 세슘 오염수를 동중국해로 옮기면, 쿠로시오 해류와 쓰시마 난류가 다시 이를 동해로 유입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세슘을 함유한 오염수가 태평양에 방류됐을 때 동해도 오염됐다고 지적하며, 당시 동해로 유입된 세슘137 방사능 총량을 0.2PBq(페타베크렐)~200TBq(테라베크렐)로 추정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아베 정부를 상대로 한반도 주변 바다를 오염시킬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의 방류 계획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법에 관한 유엔 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UNCLOS)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 정부에 이에 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숀 버니는 한국 정부가 다가올 9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일본 정부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제네바 소재 유엔 특별조사위원회에서도 핵폐기물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를 중요한 인권이라 판단했다"며 "아베 정부가 국제 사회 압력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한국은 일본 주민과 시민단체와 협력해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염수 해양 방출이 가장 저렴, 신속한 방식"
대안 찾지 않고 결론 내려버린 아베 정부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 씨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 간담회’에서 원자력 오염수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다. 2019.08.14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 씨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 간담회’에서 원자력 오염수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다. 2019.08.14ⓒ정의철 기자

2020년엔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이 개최된다. 아베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부흥의 올림픽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숀 버니는 "일본이 부흥 올림픽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후쿠시마의 현실은 처참하다. 일본 정부가 보여주고자 하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일본 정부의 딜레마'라고 표현했다.

특히 그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도쿄 전력에는 지금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다"면서 "제가 생을 마감한 이후까지도 이 문제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10월 도쿄전력은 방사성 오염수를 처리해 방사성 핵종의 농도를 배출 기준 이하로 떨어트리는데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당시 오염수처리대책위는 ▲지층 주입 ▲해양 방출 ▲수증기 배출 ▲수소 배출 ▲지하 매설 등 5가지 방식을 제시됐다. 대책위는 이 중 가장 저렴하고 신속한 방식이라며 '해양방출'을 선택했다.

숀 버니는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 처리 기술과 관련해 "일본 내에서는 효용성 있게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삼중수소는 전혀 위험하지 않으며, 감당하는 비용도 비싸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발전적 논의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의 일본 언론이 원전 업계의 논리를 그대로 믿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그는 "방사성 오염수의 장기 저장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오염수 처리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탱크엔 기본적으로 기술적 한계가 있다"며 "탱크는 일본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진에 대한 내진설계조차 되어 있지 않아, 지진 발생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숀 버니는 아베 정부가 국제사회에 알리지 않고 방사성 오염수를 무단 방류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도쿄 전력이 원전 사고를 왜곡하고 미흡하게 대처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믿지 못한다"면서도 "도쿄 올림픽 전에는 아베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일본 정부와 원전 산업계는 매우 비밀스럽고 폐쇄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후쿠시마와 일본 내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정부를 압박해 온 일본의 많은 지역 단체와 시민 단체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숀 버니는 "원전 재앙에 대해 어떠한 긍정적인 코멘트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저희는 일본 정부가 무단 방출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는 확실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로 노심 안 오염수 문제는 더 심각해"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지 오는 11일로 꼭 5년이 된다. 사진은 지난 2014년 2월 10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원자로 주변에 오염수를 보관하는 원통형의 탱크들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는 모습.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5년이 경과했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매일 400t에 이르는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도쿄 전력은 현재 10m 높이의 강철 탱크 안에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지만 용량에 한계가 온 상태다. 2016.03.08.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지 오는 11일로 꼭 5년이 된다. 사진은 지난 2014년 2월 10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원자로 주변에 오염수를 보관하는 원통형의 탱크들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는 모습.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5년이 경과했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매일 400t에 이르는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도쿄 전력은 현재 10m 높이의 강철 탱크 안에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지만 용량에 한계가 온 상태다. 2016.03.08.ⓒ뉴시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고 8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럼에도 숀 버니는 방사성 오염수 문제가 '지속될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내 3개 원자로 안으로 매일 지하수 216톤(8월 1일 기준)이 유입되고 있다. 3개 원자로로 들어온 지하수가 녹아 내린 노심 내 고준위 방사성 물질과 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원자로와 터빈 건물에 유입되는 빗물도 지하수가 되어 유입되고 있는데, 이 빗물의 양은 태풍이 오면 더 급증한다. 숀 버니는 지난 1년 6개월 간 지하수 유입양의 추이를 살펴보면 하루 평균 250톤의 지하수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7월 29일 도교전력이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방사선 물질 처리작업을 거친 오염수의 양은 104만 9,767톤이며, 매주 1,497톤 이상 증가하고 있다. 오염수 저장탱크 용량은 110만3,800톤이며, 매주 2,000톤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자로 내 고준위 방사선 오염수의 양은 지난 7월 기준으로 1만8000톤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핵연료가 녹아내린 노심 안에 존재하는 오염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숀 버니는 노심 내 존재하는 오염수는 방사성 물질이 대부분일 것이며, 오염수에 포함된 플루토늄 경우엔 반감기가 2만 4,500년에 달한다며 사태에 심각성을 알렸다. 그는 원자로 내 오염수가 처리과정을 거쳐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보다 방사능 수치가 최대 1억 배 가량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노심 내 방사성 오염수의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고, 이것이 오염수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현재 도쿄전력은 2021년까지 오염수를 6,000톤으로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또 2031년까지 녹아내린 연료를 제거하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숀 버니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원의 반감기가 수백년 이상 지속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숀 버니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등이 40년 내에 모든 방사성 폐기물을 후쿠시마에서 끄집어 낸다는데 동의했다"고 지적하며, "그러나 지금은 오염수를 장기저장 탱크에 100년 이상 장기저장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40년 지나면 이를 제거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일본 정부의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꼬집었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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