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현장] “끝까지 싸워서 이기자” 1400차 수요시위에 울려 퍼진 다짐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자 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피해자의 미투에 세계가 다시 함께 외치는 위드유! 가해국 일본정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라’라는 주제로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수요쉬위는 국내 13개 도시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해외 9개국 21개 도시에서 함께 개최됐다.   2019.08.14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자 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피해자의 미투에 세계가 다시 함께 외치는 위드유! 가해국 일본정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라’라는 주제로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수요쉬위는 국내 13개 도시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해외 9개국 21개 도시에서 함께 개최됐다. 2019.08.14ⓒ김철수 기자

14일 정오 정의기억연대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주최로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평화로에서 1400차 수요시위 겸 제7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세계 연대집회가 진행됐다. ‘피해자의 Me Too에 세계가 다시 함께 외치는 With you! 가해국 일본 정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시위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12개국 37개 도시에서 함께 진행됐다.

36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날씨에도 2만여 명(주최측 추산)에 달하는 청소년, 청년, 시민들이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 모여 앉아 1992년 1월부터 27년 7개월 동안 매주 수요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피해자들과 활동가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할 때까지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날 현장에 나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1) 할머니와 김경애(91) 할머니는 무대 옆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자신들을 만나러 온 시민들을 지긋이 바라봤다. 길 할머니는 사회자 최광기 씨가 마이크를 전하자, 불편한 몸을 일으켜 시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시민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할머니를 응원했다.

길 할머니는 “여러분, 이렇게 더운데 많이 와 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건넨 후, “끝까지 싸워서 이기는 게 승리하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힘을 많이 내 달라”며 뜻을 같이 해준 시민들을 격려했다.

14일로 1400회를 맞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옆에서 약 2천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수요시위는 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 종군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이듬해인 1992년 1월 8일 처음 열렸다. 사진은 길원옥 할머니가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2019.08.14
14일로 1400회를 맞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옆에서 약 2천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수요시위는 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 종군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이듬해인 1992년 1월 8일 처음 열렸다. 사진은 길원옥 할머니가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2019.08.14ⓒ민중의소리

경과보고를 위해 무대에 선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우리는 28년 간 1400번이나 거리에서 외쳤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일본 정부의 전쟁 범죄 인정,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책임자 처벌, 역사교과서에 기록해 미래 세대에게 올바르게 교육하는 것,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이었다. 피해자들의 7개 요구를 우리가 외쳐 온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가해자 일본 정부는 더 이상 피해자들을 무릎 꿇게 하지 마라. 피해자들을 고통 받게 하지 말라”며, 시민들을 향해 “할머니들을 위해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약속을 하자. 1500차 수요시위가 할머니들의 고통을 담보로 열리지 않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날 현장엔 청소년, 청년들이 정말 많았다. 친구끼리 또는 부모님과 함께 현장에 온 이들은 직접 만든 손 피켓을 들었다. 피켓엔 “기억하라 한국 사죄하라 일본”, “진실은 우긴다고 가려지지 않는다”, “할머니들의 멋진 용기에 감사드립니다”, “할머니들의 용기를 기억하겠습니다” 등 다양한 문구가 담겼다.

14일로 1400회를 맞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옆에서 약 2천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수요시위는 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 종군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이듬해인 1992년 1월 8일 처음 열렸다. 사진은 공연을 보던 한 참석자가 울고있는 모습.    2019.08.14
14일로 1400회를 맞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옆에서 약 2천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수요시위는 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 종군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이듬해인 1992년 1월 8일 처음 열렸다. 사진은 공연을 보던 한 참석자가 울고있는 모습. 2019.08.14ⓒ민중의소리

또 공연과 발언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이들도 청소년들이 대다수였다.

중학생 동아리 ‘문화 보국’은 방탄소년단(BTS)의 곡 ‘둘! 셋!’을 개사해 일본 정부를 비판하고 ‘위안부’ 피해자,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응원하는 내용의 노래를 불렀다. 서툴지만 직접 플루트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노래를 하고, 랩을 하는 모습에서 진심이 진하게 느껴졌다.

인천 인명여고 동아리 ‘풍선’은 아이유의 ‘가을 아침’ 등의 노래를 개사해 부르며 수화 공연과 율동을 선보였다. 광명 소화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율동 무대를 펼치고, 학교에서 모아온 나비기금을 정의기억연대에 전달하기도 했다.

무대에 올라 자유발언에 나선 전북 부안여고 3학년 송유경 양은 지역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운동에 참여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책도 여러 권 읽고 친구들과 토론하며 참혹한 우리 역사를 배우게 됐다. 그렇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으로 피해자들의 아픔을 헤아리기에는 한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지역의 어른들이 ‘일본군 위안부는 부끄러운 우리의 역사라 하루빨리 잊어야 한다’고 했을 때, “부끄러워야 할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끔찍한 만행을 저지르고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 일본 정부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송 양은 “아픔이 두려워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외면하지 말자”라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에 많은 피해자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저 또한 변함없는 모습으로 포기하지 않고 여러분과 평화를 외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자 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피해자의 미투에 세계가 다시 함께 외치는 위드유! 가해국 일본정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라’라는 주제로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수요쉬위는 국내 13개 도시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해외 9개국 21개 도시에서 함께 개최됐다.   2019.08.14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자 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피해자의 미투에 세계가 다시 함께 외치는 위드유! 가해국 일본정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라’라는 주제로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수요쉬위는 국내 13개 도시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해외 9개국 21개 도시에서 함께 개최됐다. 2019.08.14ⓒ김철수 기자

자유발언에 나선 소하중학교 2학년 학생은 “어려서부터 잘못하면 상대방에게 진심이 담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배웠다. 또 사과엔 적절한 시기가 있고, 용서해 줄 사람이 살아있지 않다면 용서 받을 수 없는 걸로 안다”며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 할머니들께 망언을 일삼는다. 역사를 왜곡하며 사과는 없다고 한다.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이 학생은 “일본 정부가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고 역사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 용서받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 반성하는 적극적인 모습만이 할머님들에 대한 진정한 사죄가 될 것”이라며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이 스무 분밖에 생존해 계시지 않은 안타까운 상황을 짚기도 했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자 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피해자의 미투에 세계가 다시 함께 외치는 위드유! 가해국 일본정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라’라는 주제로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수요쉬위는 국내 13개 도시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해외 9개국 21개 도시에서 함께 개최됐다.   2019.08.14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자 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피해자의 미투에 세계가 다시 함께 외치는 위드유! 가해국 일본정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라’라는 주제로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수요쉬위는 국내 13개 도시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해외 9개국 21개 도시에서 함께 개최됐다. 2019.08.14ⓒ김철수 기자

이날 집회에는 세계 각국의 연대 손길이 이어졌다. 우간다, 필리핀, 미국 워싱턴, 대만 등 지역에서는 이날을 기념하는 이들의 영상 메시지가 전해졌다. 이들은 생존 피해자 할머니들의 건강을 빌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전세계에 알리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북의 ‘조선 일본군 성노예 및 강제 연행 피해자 문제 대책 위원회’(이하, 조대위)에서도 정의기억연대에 연대 성명을 보냈다. 조대위 측은 “20만의 조선 여성들과 아시아 여성들을 전쟁터에 성노예로 끌고가 무참히 유린한 일본의 반인륜 범죄를 반드시 결산해야 한다”면서 “피해자들의 원한과 온 민족의 분노를 폭발시켜 일본의 과거 죄악을 청산하고, 특대형 국가범죄에 대한 대가를 받아내기 위한 투쟁에 온 겨레가 힘차게 떨쳐나서자”고 밝혔다.

1400차 수요시위가 이어지는 100여 분 간 엄청난 더위 속에서도 많은 시민들은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이날 집회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 없는 일본 정부에 대해 분노하는 것이 피해자들만 이거나, 한국 국민들만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 책임자 처벌 등을 이루어질 때까지, 지난 27년 간 피해자들이 싸워온 것처럼 한국의 미래세대가 세계 곳곳의 시민들과 연대하며 끝까지 싸워갈 것임을 보여주는 집회였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자 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피해자의 미투에 세계가 다시 함께 외치는 위드유! 가해국 일본정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라’라는 주제로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수요쉬위는 국내 13개 도시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해외 9개국 21개 도시에서 함께 개최됐다.   2019.08.14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자 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피해자의 미투에 세계가 다시 함께 외치는 위드유! 가해국 일본정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라’라는 주제로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수요쉬위는 국내 13개 도시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해외 9개국 21개 도시에서 함께 개최됐다. 2019.08.14ⓒ김철수 기자

이소희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