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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DJ 뒷조사’ 박윤준 국세청 전 차장 무죄…검찰 “수긍 어려워 항소”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뒷조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8.16.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뒷조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8.16.ⓒ뉴시스

이명박 정부 시절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과 공모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뒷조사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인권)는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 등 손실)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차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 전 차장은 국세청 국제조세 관리관으로 근무하던 2010~2012년 초 국정원의 김 전 대통령 해외 비자금 의혹 뒷조사에 국고 4억 1500만 원 및 4만 7천 달러를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 국정원은 ‘데이비슨’이라는 사업명으로 당시 풍문으로 떠돌던 김 전 대통령 해외 비자금 의혹을 추적했다. 박 전 차장은 원 전 원장, 이현동 당시 국세청 차장 등의 지시를 받고 대북공작금으로 사용될 국정원 자금을 해외정보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박 전 차장이 단순한 전달책이어서 원 전 원장과 공모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 전 차장이 국정원 공작의 구체적인 배경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국정원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고 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이 전 청장의 지시를 받았을 때 국정원 공작의 배경, 내용, 공작금 출처를 알지 못한 점으로 봐서 의도를 파악했다기보다는 추측이나 우려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공범으로 보려면, 피고인이 그들의 범행을 이용해 자신의 의도를 실현했다는 것이 입증돼야 한다”라며 “피고인은 자금을 전달하는 데 관여한 것에 불과해 업무상 횡령을 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라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정원이 한정한 정보만으로 관련 사건에 수동적으로 임했고, 국정원 내부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없는 외부자 지위에 있었다”라며 “국정원 내부에 직접 자금을 전달한 직원도 기소되지 않았는데, 외부자인 박 전 차장을 기소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국정원장이 회계관계책임법상 회계처리자에 해당하지 않아 피고인을 원 전 원장과 공범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국정원장은 기조실장에게 회계 책임을 위임해 직접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고손실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앞서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현동 전 국세청장 역시 지난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법원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 전 차장은 검찰에서부터 일관되게 국정원이 직무 범위를 벗어나 정치적 목적으로 DJ 비자금을 추적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인정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전 차장과 공범 관계로 별도 재판을 받은 최종흡 전 국정원 3차장과 김승연 전 국정원 대북공작국장은 지난 7월 같은 혐의에 대해 전부 유죄를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라며 “이미 이 전 청장 등의 항소심이 진행 중이므로 향후 재판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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