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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재인 시대에 프락치 공작 벌인 국정원

국가정보원의 불법적이고 비도덕적, 비인권적인 프락치 공작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2015년부터 최근까지 국가정보원 경기지부 공안2팀 사찰조직에서 ‘김대표’로 불리며 프락치 활동을 한 A씨가 지난 26일, 언론을 통해 그동안의 활동을 고백했다. 문재인 정부가 금지한 정보기관의 국내 민간인 사찰이 여전히 국가정보원에서 비밀리에 자행되고 있음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것도 돈으로 사람을 매수한 ‘프락치 공작’이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국정원이 A씨에게 ‘프락치’ 행위를 강요한 전후 과정을 살펴보면 과연 2010년대를 살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국정원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A씨를 돈으로 매수한 후, 특수 촬영 장비를 지급하며 선후배를 만날 때마다 녹음하고 이를 국정원에 제출토록 했다. 정기적으로 만나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는데, 사찰대상자의 처벌을 중점에 둔 내용으로 둔갑시키기도 했다.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자취방을 얻어주고 사찰대상을 유인해 감시했다. 

심지어는 A씨를 호텔에 데려가 주체사상을 직접 가르쳐 사찰대상자들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발언을 유도하도록 지시했다. 단체 사무실 보증금과 월세를 제공하며 진보단체에서 신임을 받고 더 깊이 침투할 것을 요구했다.

프락치 활동에 회의감을 느껴 몇 번이나 그만두겠다고 했는데도 국정원은 회유와 협박을 가하며 프락치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을 강요했다. A씨는 5년여간의 프락치 생활로 몸과 마음이 망가졌고, 이혼, 사업 실패 등 인생이 망가졌다고 밝혔다.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빠졌기에 외부로 알리는 방법 외에는 끊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국정원 경기지부 공안2팀의 행태는 군사독재시절부터 정권에 반대하는 민주화운동 인사들을 탄압하고 공안사건을 조작하기 위해 프락치를 심어 사찰하던 보안사, 안기부시절의 케케묵고 낡아빠진 수법과 같다. 세월이 지나고 세상이 바뀌어도 그들은 여전히 그 시대에 살고 있다.
 
국정원은 적법한 내사과정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에게 30대 청년을 돈으로 매수해 끄나풀로 이용해도 된다고 권한을 준 적이 없다. 프락치 공작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요구와 존엄을 짓밟고 인간성을 파괴하는 비열한 방식이다. 국정원이 A씨에게 지시한 활동은 민간인 불법 사찰이며 직권남용으로 명백한 수사와 처벌대상이다. 서훈 국정원장이 국내 정보수집 부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국정원장이 ‘거짓정책’을 발표했거나 국정원 하부조직이 상부조직에 ‘항명’했거나 둘 중 하나다.

이번에 밝혀진 국정원 민간사찰 대상은 현 집권 여당의 유력 인사들도 포함됐다는 점에서 놀랍다.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전 국회의장,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설훈, 김영춘, 홍의락 의원도 국정원 사찰 대상이었다. 

국정원 경기지부 공안2팀은 6년 전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기획한 팀이다. 당시에도 이 팀은 돈으로 프락치를 매수해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녹음하게 하고 이 녹취록을 바탕으로 이른바 ‘RO사건’을 터트렸다. 국정원의 주장은 법원에서 ‘RO는 실체가 없다’고 결론이 났다. 놀랍게도 A씨에게 접근한 국정원 직원은 자신들이 ‘RO사건’을 수사했다고 밝히면서 접근했고, A씨에게 법원에서 진술까지 해주면 당시에 프락치가 받았던 금액 수준의 보상까지 약속했다.

이번 프락치 고백을 계기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석기의원 내란음모 사건의 진실도 함께 밝혀져야 할 것이다. 국가기관의 폭력으로 피해를 본 이들의 억울함을 바로잡고 정의와 양심이 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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