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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은 두둔하고 한국은 압박하며 부당하게 간섭하는 미국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도를 넘었다.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자 미국이 한국에 여러 경로로 사실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소미아 종료가 미국의 이익과 다를 수는 있다 하더라도, 미국의 이런 행태는 결코 정당화되기 어렵다.

미국 국무부는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자마자 논평을 내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했고, 며칠 뒤 다시 한번 이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국무부 대변인의 입장을 한국어로 번역해 소개하기도 했다. 심지어 우리 정부의 동해 훈련을 두고도 “군사 훈련의 시기와 메시지, 늘어난 규모는 계속 진행 중인 (한-일 관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생산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나 동해 훈련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이와 같은 개입은 일본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일본이 안보상의 이유로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며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고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을 규제한 사태에서 비롯됐다. 원인을 제공한 쪽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우리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비판하면서 일방적으로 일본 편을 들고 있는 것이다. 독도를 비롯한 동해를 지키기 위한 정례 훈련마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독도가 자신들의 영토라고 우기는 일본의 주장에 손을 들어줄 생각이 아니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발언이다.

한일 두 나라 사이의 갈등 사안에서 일본을 두둔하는 미국의 이런 태도는 ‘내정 간섭'이란 점에서 더욱 문제다. 지소미아 종료 여부에 대한 결정은 어디까지나 한국의 주권 행사다.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을 통해 한미일 삼각동맹 체제를 만들려는 미국 입장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흔쾌히 동의하기 어려울 수는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처럼 반복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것은 주권국가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상식적이지도 않다. 그동안 문제삼지 않던 동해 훈련에 대한 발언도 주권국가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라 봐야 한다.

우리 정부는 28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미국의 입장은 한국에 전달됐으니 공개적 메시지 발신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우리의 자주적 결정을 흔들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미국의 일방적 행태가 지속된다면 지금 거세게 일고 있는 '반일 운동'이 미국을 향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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