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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밥상에 조국 올리기’ 골몰한 자유한국당, 민심 얻기 역부족인 이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 순회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9.10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 순회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9.10ⓒ정의철 기자

자유한국당의 ‘추석 밥상에 조국 올리기’ 의도가 노골화됐다. 지난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된 이후에도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조국 투쟁’에서 손을 놓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임명을 기점으로 2차전에 돌입한 셈이다.

개각 꼭 한 달 만에 조 장관이 임명되면서 결단코 ‘법무부 장관 조국’을 막으려 했던 자유한국당의 야심은 물거품이 됐다. 자유한국당은 조 장관이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인 지난 6월, 입각설만 무성했을 때도 “이야기 나오는 것 자체가 헌법 질서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발해 왔다.

입각이 현실화되자 자유한국당의 ‘조국 때리기’는 화력을 더했다. 당은 고발전부터 청문회 날짜 뒤집기, 가족 증인 신경전, 자체적 ‘조국 반박 간담회’ 개최 등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조국 대전’에 사활을 걸었다.

자유한국당이 청문회 개최는 뒷짐 지면서 ‘조국 이슈’를 알차게 활용할수록, 여권은 물론 다른 야당에서조차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범진보 진영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애초에 청문회를 할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 “조국 이슈를 추석까지 끌고 가려는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속출했다.

자유한국당은 어떻게든 추석 밥상에 ‘조국’을 올리려 골몰하고 있다. 앞서 줄기차게 ‘조국 지명 철회’를 외쳤던 구호는 2차전에 돌입한 장외집회에서 ‘조국 파면’으로 바뀌었다. 자유한국당은 추석 연휴 기간이 끝날 때까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력 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2019.09.10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2019.09.10ⓒ정의철 기자

나홀로 ‘조국 대전’ 2차전 돌입한 자유한국당
‘최성해 진술 번복’, ‘나경원 자녀 의혹’ 등 뒷심 부족
“국민은 자유한국당의 조국 비판 논리에 공감 못 해”

하지만 이러한 자유한국당의 ‘조국 투쟁’에 민심은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주 더불어민주당이 주선한 조국 기자간담회(2일)부터 자유한국당이 꾸린 조국 반박간담회(3일), 국회 인사청문회(6일)까지 자유한국당이 조국 대전 호재를 누릴 수 있는 시점은 그야말로 정점에 달했지만, 지지율은 요지부동이었다.

8월 9일 개각이 있던 뒤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29.4%(리얼미터 조사, 8월 12~14, 16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02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였고, 조국 대전이 절정을 이뤘던 지난주 지지율은 29.2%(리얼미터 조사, 9월 2~6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5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포인트)로 조사됐다. 오르긴커녕 소폭 하락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데에는 자유한국당의 뒷심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유한국당이 조 장관의 가족을 제외하고 청문회 ‘핵심 증인’으로 밀어붙였던 최성해 동양대학교 총장이 자신의 진술을 거듭 번복한 것도 당에 악영향을 미쳤다.

황교안 대표의 ‘자녀 보건복지부 장관상 특혜 논란’, 나경원 원내대표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이 동시에 불거지는 것도 자유한국당의 자충수였다. 조 후보자 가족 의혹을 부풀리는 자유한국당이 정작 해당 프레임 속에서 스스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국민이 조 후보자 임명에 반대한다고 해서 그 반대에 앞장서는 자유한국당을 지지하지는 않았다”며 “자유한국당이 조 후보자보다 도덕성, 사회개혁 등에 앞장섰다면 그들의 논리에 공감했겠지만, 자유한국당이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논리에 국민은 동의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장관 후보자 검증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도덕성 평가’가 주를 이뤄야 하는데, 자유한국당이 ‘조국 이슈’를 진영논리로만 확장하려고 한 것도 한계점을 입증한 대목이다. 황 대표는 그동안 조국 국면을 지렛대 삼아 ‘우파 통합’을 내세웠고,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에 대한 반대 여론을 “입진보의 위선에 대한 탄핵”이라고 분석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통화에서 “지금 조 장관 이슈는 진보, 보수의 이슈가 아니”라며 “도덕성, 기득권 (검증) 이슈가 더 크다. ‘보수가 (진보보다) 더 낫다’ 프레임은 적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면 철회 촉구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9.09.09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면 철회 촉구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9.09.09ⓒ김철수 기자

‘조국 철회’ 집회 대안으로
단식·삭발·천막 투쟁 제시하는 제1야당
당내 “대안 정당 모습 부재” 평가 나와

자유한국당이 제1야당임에도 이번 ‘조국 대전’에서 “대안 정당의 모습을 못 보여줬다”는 건 당 안팎의 공통적인 평가다.

자유한국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상대가 못 하더라도 우리가 잘한 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당이 조 장관 임명에 맞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루면서도,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점에 답답해했다.

이 관계자는 “‘집토끼’라고 하는 기존 지지층이 최대한 결집된 게 이 정도인 것 같다”며 “지금은 상대 지지율을 깔 수는 있어도 자유한국당이 옛날과 다른 게 없으면 (지지율이) 더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조 장관 임명 뒤 (9일) 의원총회에서 대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결론은 지도부가 예정했던 플랜대로 가는 거였다. 의원총회에서 나온 다른 안들이 국민들한테 우스꽝스럽게 보이거나 ‘이건 좀 아니다’ 싶은 것들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는 조 장관 임명에 맞서는 대정부 투쟁 계획으로 천막 투쟁, 삭발 투쟁, 단식 투쟁, 의원직 총사퇴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자유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 장관 사태로 우리 지지율이 오를 거라는 것은 너무 큰 상상이다. 우리에게 반사이익으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 그렇게 효율적이지는 못 하다”며 “해임건의안, 특별검사제, 국정조사, 장외투쟁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고 대게 그렇게 해 왔던 것에 익숙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 장관이 후보자 신분이었을 때보다 장관이 된 이후 받는 검찰 수사가 조 장관 스스로에게도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관측한다. 때문에 이러한 점은 앞으로 자유한국당이 추석 이후 ‘조국 프레임’을 끌고 가는 데 일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다만 박상병 교수는 “자유한국당이 혁신하고 개혁해야 국민들이 지지할 텐데, 자유한국당은 지금 거꾸로 가고 있다”며 “‘야권 연대를 하자’, ‘반문연대를 하자’, ‘조국 투쟁에 모든 것을 다 걸자’고 해도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하면 뭐든지 실패”라고 전망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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