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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 “日, 고압적이고 일방적...문 대통령, 아베 총리에 체념한 듯”
문정인 연세대 특임명예교수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년 특별좌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9.06.11
문정인 연세대 특임명예교수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년 특별좌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9.06.11ⓒ정의철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14일 한일관계 악화의 배경에 대해 “(양국) 지도자 간의 불신도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발행된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일본도, 한국도 상대를 공격하면 인기를 얻는 구조로 돼 있어 상대에게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면 국내 정치에서 어려운 상황에 빠진다. 그래서 강경한 자세로 나가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 특보는 “역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과의 협력은 어렵다는 주장을 반복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피로감을 느끼고 체념하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문 특보는 한일관계 악화의 계기가 된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두고 한일 정부가 입장이 엇갈려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본 측이 일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규정된 분쟁 해결 절차인 외교협의, 제3국 참여 중재위 설치, 제3국만의 중재위 가동 등을 차례로 요구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6월 한일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대응안을 밝혔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일방적으로 중재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일본 측은 일방적으로 첫 번째 절차가 안 된다고 보고 다음 절차를 밟았다”면서 “한국은 지난 6월에 대응안을 제시하고 (청구권협정에 따른 분쟁 해결) 첫 절차인 외교적 협의에 응할 수 있다는 자세를 보였지만, 일본 측은 그 안과 함께 (외교 협의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베 정부는) 한국인의 심정을 생각해 형식적으로라도 협의에 응했어야 했다”면서 “한일 관계에서는 일단 상대방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는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의 일본은 고압적이고 일방적”이라고 비판했다.

문 특보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의 대법원장은 정권의 뜻을 받아들여 징용 소송 진행을 지연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도 사법부와 협의하면 불법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박 대통령 탄핵의 민의에서 태어났다”며 “일본이 이러한 법적, 정치적 민감성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특별법 제정 등 해결을 위해 협력한다면 공통의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아시히신문 캡쳐

문 특보는 과거사 문제를 놓고 일본에선 ‘사죄 피로’ 현상이 나타나고, 한국에선 “진심이 담긴 사과가 없었다”라는 생각 때문에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는 지적에는 “그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짚었다.

문 특보는 “세대가 바뀌면 달라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일본에선 수정된 교과서로 역사를 배운 세대도 있고, 한국에선 민족주의가 강해지는 추세에 있다”며 “반일(反日), 반한(反韓)이 젊은 세대 쪽에서 강해지는 것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악화된 한일 관계를 개선할 방법에 대해서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성공 사례로 언급하면서 “작더라도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북한 문제와 경제 분야의 협력 등으로 양국 국민이 서로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발표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오부치 총리가 일본을 ‘가해자’라고 표현하고 ‘사죄’를 명확하게 밝히면서 일본 지도자 중 가장 진지한 사과를 한국 측에 전한 선언이다. 또한 한국에 일본 대중문화 개방의 계기가 된 선언이기도 하다.

reporter 김백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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