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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정상회담에서 풀어야 할 과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다. 청와대는 이 일정 중 현지시간 23일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과 역내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는 교착상태가 계속됐다. 6월30일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협상’을 합의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미 군사훈련을 재개하며 긴장이 더 높아지기만 했다. 협상이 재개될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결국 관건은 미국의 태도 변화다. 하노이 회담을 통해서 양측의 입장 차이는 이미 확인됐다. ‘상응조치’가 없으면 협상의 진전도 없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제까지 미국의 약속은 말 뿐이었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주문했다. 미국으로부터 의미 있는 메시지가 나오긴 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모든 나라는 스스로를 방어할 주권을 갖는다”고 말하며 안전보장에 대해서 진일보한 입장을 내놨다.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하노이에서 확인된 입장 차이가 좁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교착국면의 지속은 현상유지가 아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월 하순을 언급하며 미국과 대화할 의사를 밝혔다. 실무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대화가 시작된 이후 북한은 핵실험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자제하고 있는 반면 대북 제재는 조금의 변화도 없이 계속되고 있다. 협상의 가능성을 보고 지금까지는 감수해 왔지만 그것이 영원할 수는 없다. 최 부상의 발언은 실무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와 함께 교착국면의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도 담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의 인식차이를 좁혀야 한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영변 핵폐기에 대해 “상당한 비중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영변 핵폐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원한다. 이 시점에서 한미정상회담은 의미가 매우 크다. 미국이 말뿐이 아니라 실질적인 조치에 나설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정상 간에 마주 앉았다고 저절로 설득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로서 분명한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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