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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회 세습은 금하고, 여성 안수는 허하라

지난 23일부터 국내 주요 개신교 장로교단 총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에 관심이 쏠린다. 두 교단이 관심을 끄는 건 개신교계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교회 세습과 여성 안수와 관련해 어떤 결정이 나올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예장 통합총회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안건은 명성교회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무효 재심 결정을 최종 수용할 것인가다. 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은 지난 8월 5일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 무효소송 재심에서 청빙 결의가 교단 헌법에 명시된 세습금지 조항을 위반해 무효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번 총회에서 재판국의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명성교회 세습은 무효가 된다. 하지만 통합총회를 앞두고, 명성교회를 중심으로 총회 대의원들을 설득해 재판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가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예장 합동총회에서 관심을 끄는 사안은 여성 안수다. 대부분의 개신교단이 여성 안수를 인정해 여성 목사와 장로를 배출하고 있지만, 예장 합동을 비롯해 몇몇 교단은 아직도 여성 안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예장 합동은 ‘여성은 교회에서 잠잠하라’는 고린도전서 14장 34~35절 등 성서 구절들을 인용해 여성 목사안수는 비성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때문에 예장 합동엔 여성 목사와 장로가 단 한 명도 없다. 이런 상황은 남성 중심적인 구시대적 교회를 고집하며 시대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편협함을 보여준다. 아울러 여성안수 금지는 목회자 성폭력과 권위주의적 교회문화 등과도 이어지는 중요한 문제다. 그 때문에 이번 총회가 열리는 충현교회 앞에선 개신교 단체들이 “여성안수를 허하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총회 둘째 날이던 24일 여성 강도사 도입조차 1년 더 논의하기로 하면서 무산되는 결정이 내려졌다. 강도사는 교단에서 신학대학원 3년을 졸업한 전도사가 목사가 되기 바로 직전에 받는 직분이다. 강도사는 강단에서 설교를 할 수 있지만, 안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교회를 치리할 수 없고 성례를 집례할 수 없다. 안수가 아니라 제한적인 권한을 가진 강도사조차 여성에겐 쉽게 허용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대중의 관심은 세습 금지와 여성 안수에 쏠렸지만, 두 교단 총회에서 논의된 주요 안건은 동성애였다. 이들은 동성애가 한국교회를 흔들고 무너뜨리려 한다며 동성애를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은 동성애가 아니라 교회를 자신의 재산인 양 대물림하는 ‘교회 세습’과 ‘여성 안수’를 금하며 시대착오적이고 가부장적인 교회 현실이다. 진정으로 교회를 지키고 싶다면 세습은 금하고, 여성 안수는 허하라.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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