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사설] 절박한 문제 답답하게 우회한 문 대통령 유엔 연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연설을 통해 비무장지대(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DMZ 내에 매설해놓은 38만개의 대인지뢰를 제거하고 평화와 생태의 보고로 만들자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으로 '칼이 쟁기로 바뀌는' 기적이 한반도에서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70년 군사적 대결이 낳은 비극적 공간을 평화와 염원이 함께 깃든 역사공간으로 바꾸어보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은 우리국민들은 물론이고 유엔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기에 충분하다. 남북이 힘을 합쳐 평화의 열매를 맺으면 위험천만한 지뢰밭이 푸르른 녹지로 탈바꿈한다는 평화의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해 제대로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인지, 현실의 우선과제를 외면한 것은 아닌지, 남북이 한 목소리를 내는 제안이 아니라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우려가 제기되는 것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금 한반도 문제 즉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 선차적인 과제는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대화를 재개해 평화협정체결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제안이 북미대화를 촉진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한미군사훈련강행과 미국산 신무기도입으로 우리 정부에 대해 크게 성을 내고 있는 북한의 불신을 덜어주지도 못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남북관계의 발전속도에 맞추려면 지금은 북과 입을 맞추고 국제사회에 한 목소리를 내야 할 단계다. 일방적 제안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국제사회의 지지만 있다면 대북제재 속에서도 문 대통령 결단으로 단행할 수 있는 개성공단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언급조차 안한 것은 특히 아쉽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현실의 절박한 문제에 대해 답답할 정도로 우회한 것으로 비치고 있는 이유다.

민중의소리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