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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의 진짜 주체가 누군지 보여준 ‘검찰개혁 촛불’

28일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2016~17년의 박근혜 탄핵 촛불 이후 2년 반 만에 열린 대규모 촛불집회였다. 당초 10만 명 정도의 참여가 예상되었지만 이를 훨씬 뛰어넘는 시민이 운집했다. 주최 측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의 열기였다. 집회의 중심 구호는 정치검찰 비판과 공수처 설치와 같은 검찰 개혁에 대한 요구였다.

대검 앞 촛불은 지난 8월 9일 조국 법무부장관 지명 이후 이어진 논란에 대한 국민의 대답이라고 할 만했다. 조 장관의 자녀 입시 의혹과 사모펀드 논란이 정치권과 언론의 인사검증을 넘어 검찰 수사로 전환되고, 이 수사가 누가 봐도 놀랄 정도의 먼지털이식 과잉 수사로 발전하면서 국민의 우려는 검찰을 향했다. 이런 식의 ‘폭주’가 개혁을 거부하는 검찰의 조직 이기주의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검찰의 행태는 정치개입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검찰은 청문회 일정을 앞두고 대규모 압수수색을 벌였고, 청문회 당일엔 조 장관의 부인을 소환 조사 한 번 없이 전격적으로 기소했다. 모호한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려 여론을 통해 피의자를 압박하고, 야당 의원들에게 수사 기밀을 유출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런 식의 검찰권 행사는 대단히 부적절하며, 검찰의 권한을 크게 제한하고 분산하지 않는다면 늘 되풀이될 수 있는 악습이다. 누구도 검찰에게 법무부장관을 결정할 권한을 준 적이 없다.

28일의 촛불은 이런 상황에 대한 국민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동안 야당은 물론 대다수의 언론이 조 장관의 사퇴를 요구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울 정도다. 국민은 조 장관의 문제 이전에 검찰 개혁이 더 시급하다고 보았다.

촛불 집회 다음날 검찰은 ‘검찰개혁에 관한 검찰총장의 입장’을 내놨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 메시지에서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검찰은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개혁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일 테다. 하지만 그 동안의 행태가 과연 ‘국민의 뜻’을 받든 것인지에 대한 성찰은 없었다. 이런 정도라면 촛불은 더 크고 완강하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2년 반만에 거리를 다시 메운 촛불은 검찰이 정치의 주체가 될 수 없으며, 언론 역시 국민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국민이야말로 정치의 주인이며 국민 위에 선 검찰이나 언론이 있을 수 없다는 의미다. 여야 정치권 역시 촛불의 경고를 숙고해야 한다.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라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이 제때 처리되지 않는다면 국회 역시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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