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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망스러운 윤석열 검찰 개혁안

대검찰청이 1일 검찰 개혁안을 발표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개혁방안 마련을 주문한 바로 다음 날이다. 이것이 불과 하루 만에 답할 일인가부터 의문이다. 내용이라도 충실하면 모르겠지만 아무리 봐도 하루짜리 급조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찰권 행사 방식, 수사 관행 등을 개혁하라”고 지시했다. 윤석열 총장이 밝힌 개혁방안은 그 대답이다. 우선 서울중앙지검을 포함한 3개 검찰청을 제외하고 전국 모든 검찰청에 설치된 특수부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검사장 전용차량 이용을 즉시 중단하겠다고 했다. 외부 파견검사를 전원 복귀시키겠다고 했다. 정작 공개 소환이나 포토라인 세우기, 피의사실 공표, 심야조사와 같은 ‘검찰권 행사 방식, 수사 관행’에 대해서는 “전반을 점검해 과감하게 개선해 나가겠다” 정도의 언급이었다. 지금부터 알아보겠다는 것이니 정작 대통령이 특별히 주문한 사안에는 정확한 답이 없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특수부 폐지다. 특별수사 축소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검찰개혁의 핵심 과제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언론의 관심을 끄는 특수부 수사 때마다 강압수사, 망신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져 왔다. 먼지털이식 수사, 별건수사와 같은 고질병의 근원으로 지목되었던 것이 특수부다.

그런데 이번에 윤석열 총장이 밝힌 특수부 폐지는 이름만 폐지일 뿐 오히려 유지안에 가깝다. 이미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특수부를 5개까지 줄이겠다고 했던 바 있다. 여기에서 2개를 더 뺐을 뿐이다. 서울중앙지검을 제외하고 남기게 될 나머지 두 곳이 어디인지는 밝히지도 않았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 시절이던 2년 전 검찰청 특수부 43곳을 폐지했다. 현재 특수부는 서울중앙지검, 대전지검, 대구지검, 수원지검, 부산지검, 광주지검, 인천지검 등 전국 7개 검찰청에만 남아 있다. 윤석열 총장은 이 중에 4곳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것도 가장 논란이 되어온 서울중앙지검만은 남겨야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존속된다면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특수부에서 형사‧공판부로의 중심이동”은 그 전날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발표한 핵심 권고안이기도 했다. 직접수사, 인지수사 중심의 관행을 바꾸는 것이 검찰개혁의 핵심이라는 인식은 이미 상식이 되었다.

등 떠밀려서 발표한 개혁안이 말뿐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무엇이 국민으로 하여금 검찰청 앞에서 촛불을 들게 했는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검찰개혁을 바라는 국민적 열망과 한없이 동떨어진 거리만 확인할 뿐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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